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구판절판


쓴다는 것, 읽는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접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카프카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거지반 카프카의 꿈을 자신의 꿈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42쪽

반복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정면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5쪽

대혁명이란 성서를 읽는 운동입니다. 루터는 무엇을 했을까요? 성서를 읽었습니다. 그는 성서를 읽고, 성서를 번역하고, 그리고 수없이 많은 책을 썼습니다. 이렇게 하여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책을 읽는 것, 그것이 혁명이었던 것입니다. 반복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75쪽

책을 읽고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그런 정도의 일입니다. 자신의 무의식을 쥐어뜯는 일입니다. 자신의 꿈도 마음도 신체도,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 일체를, 지금 여기에 있는 하얗게 빛나는 종이에 비치는 글자의 검은 줄에 내던지는 일입니다. -87쪽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나고, 문학을 잃어버린 순간 혁명은 죽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문학을 폄하하고 문학부를 대학에서 추방하려고 할까요? 왜 문학자 스스로가 문학을 이렇게까지 업신여길까요? 그것은 바로 문학이 혁명의 잠재력을 아직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114쪽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는 책을 읽거나 써도 죽임을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죽임을 당하면 곤란하고 죽임을 당하지 않는 사회가 더 좋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명한 전제가 아닙니다. 읽고 쓰는 것 때문에 목숨을 걸지 않을 수 있었던 날들-그것은 역사상 실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나날, 우리의 장소가 다소라도 그런 자유를 주고 있다는 것은 실로 기적이라 부를 만합니다. -128쪽

지금까지 우리는 장황하게, 문학이야말로 혁명의 본질이며 폭력은 이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읽는 것, 다시 읽는 것, 쓰는 것, 다시 쓰는 것, 이것이야말로 세계를 변혁하는 힘의 근원이라고 했습니다. -188쪽

읽는다는 것은 고쳐 읽는 것입니다. 즉 고쳐 쓰는 것, 쓰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기묘한 사태가 떠오릅니다. 읽는다는 것에서 '믿는다는 것'이 어디까지고, 읽는다는 것은 용해되어 간다는 것임을 몇 번이나 묘사했습니다.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읽고 있는 자신과 세계가 동시에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쓴다는 것에 대해서도 '신앙'은 사라집니다. 그 한 행을 믿지 않는다면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쓰는 것'은 지우고 고쳐 쓴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것을 지우고 고쳐 쓸 수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 행을 쓸 때 자신은 그것을 정말 믿는 것일까요? 한 행을 지울 때 자신은 그것이 정말로 믿을 수 없는 것일까요? 믿지 않는다면 고쳐 쓸 수 없지만, 고쳐 쓸 수 있다는 것은 믿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신信과 불신의 이분법은 다 같이 완전히 사라집니다.-236쪽

최초의 러시아 인구 조사가 1851년에 이루어졌으니까요. 그것에 따르면 러시아제국의 인구는 4000만 명이었습니다. 대충 양보하여 10퍼센트인 400만 명이 도스토엡스키를 읽을 수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400만 명밖에 자신의 사인을 할 수 없었다는 무리한 상황에서 [죄와 벌] 같은 작품들을 차례로 쓴 것입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단적으로 9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읽을 수 없었습니다. 러시아어로 문학 같은 거 해봤자 소용없었던 것이지요. 이런 파멸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요?-273-274쪽

여러분은 도스토엡스키나 톨스토이가 소설을 썼던 시대를 황금시대라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에 비해 자신들은 팔리지 않는다, 문학이 놓인 환경이 좋지 않다, 시대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지금 들었던 모든 위대한 이름에 대한 모욕입니다. 훨씬 가혹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았으니까요. 그래도 창의와 여러 가지 궁리를 거듭하며 말을 계속 자아내왔으니까요. 터무니없는 노력을 언어에 쏟아부어왔으니까요. 왜일까요?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요? 당연합니다. 문학이 살아남고, 예술이 살아남고, 혁명이 살아남는 것이 인류가 살아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외에는 없습니다.-275쪽

예술가에게 예술은 본질적으로 그 과정만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제작하고 있을 때, 자신의 몸도 마음도 함께 부서지고 변용해가는 과정만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세상에 내놓고 평가를 받는다느니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다느니 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295쪽

저자가 말하길, 이 책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책인데,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쳐 읽는다는 것이고, 책을 고쳐 읽는다는 것은 고쳐 쓴다는 것이며, 책을 고쳐 쓴다는 것은 법을 고쳐 쓴다는 것이고, 법을 고쳐 쓴다는 것은 곧 혁명이다. -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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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들의 입시때문에 많은 것을 경험한다. 우리 부부는 예전과 달리 성숙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 흐르듯이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조금 어처구니 없는 건 공부하고 싶은 학과에만 너무 올인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학교가 우선인지, 학과가 우선인지가 앞선다. 어떤이들은 학교에 들어가는 게 먼저라고 하는 이도 있다. 수시결과를 보니 다른 과를 지원했다면 합격증을 받았을 건데... 아쉽기도 했다. 아들 왈, '내가 좋아하는 과도 아닌데 어짜피 다니지도 않을거다.'라고 위로해 줬다. 인서울부터 지방대, 해외까지 넓혀가고 있다... 놀란 건 대학교가 이리도 많다니... 

 

2. '가족을 튼튼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 심리학적으로 입증된 여섯 가지 비결(p31)'

1)헌신(commitment),  2)감사와 애정(appreciation & affection),  3)긍정적 커뮤니케이션(positive communication),  4)함께 보냄(time together),  5)영성적 성장(spiritual well-being),  6)스트레스와 위기에 대한 대처 능력(ability to cope with stress and crsis) 

-이것이 튼튼한 가족이 공통적으로 지닌 여섯 가지의 특징이다. 매우 간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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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가족 만들기
Nick & Nancy 외 지음, 제석봉 외 옮김 / 학지사 / 2004년 10월
품절


그러므로 헌신은 애정의 특별한 종류이며, 흔들리지 않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사랑을 말한다. 사랑은 의식적이고 무조건적인 것이다. 헌신적 사랑은 "나는 당신이 누구이든 당신이 무엇을 하든 내가 어떻게 느끼든 당신을 사랑할 것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72쪽

우리가 진실되게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인정이다. 우리가 집안을 가꾸고 아이들을 돌보고 돈을 벌기 위해 수고하는 것은 배우자가 인정해 주고 감사해 하기를 바라서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가 한 일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가치! 그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거나 감사를 표할 때, 그 속에는 "당신은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고 당신의 좋은 점을 잘 알고 있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그것은 강력한 메시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자기-가치'(self-worth)가 강화된다. -81쪽

우리는 생일이나 기념일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좋은 선물을 고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다. 그러나 최상의 선물은 돈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포장을 잘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당신이 당신의 삶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면, 삶의 일부가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그야말로 고귀한 선물이 된다. -170쪽

"큰 참나무를 쓰러트리는 건 세차게 휘몰아치는 폭풍이 아니라 작은 벌레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삶에서 거대한 폭풍이나 위기는 잘 뚫고 나가면서, 사소하고 별 것 아닌 일에 짜증을 냄으로써 행복과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닌가?-211쪽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헌신'과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면, '애정'이 깊어지고 '헌신'이 높아진다. '영성적 성장이나 복지'는 스트레스나 위기대처, 상대방에 대한 가치부여,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 서로에게 헌신하려는 마음을 강화시켜 준다. 이 모든 것은 동시에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257-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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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수능을 치뤘다... 결과를 가지고 희망하는 학교와 학과를 지원하기란 현실과 이상의 차이쯤 되는 거 같다... 암튼, 그래도, 해야 한다... 같이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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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 - 자화상에서 내 마음 치유하기
김선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7월
구판절판


자화상은 화가의 의식적, 무의식적 요소들이 풍부하게 담긴 이미지의 총체다. 화가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보이기를 원하는지,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짓고 있는지, 자신의 성장과 삶을 어떻게 붙잡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다시 말해 자화상은 화가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기를 바라는지를 표현하는 창구다.-44쪽

안전한 관계를 맺는 것은 치유의 초석이고 자기가치감을 향상시키는 원천일 뿐만 아니라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해를 받기 때문이다.-68쪽

불안과 우울은 자기개념들 간의 내적 갈등에 의해 유발되는 대표적인 부정적 정서다. 불안과 우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정서로서 정상적인 감정적 반응이지만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부적절하게 유발되거나 그 강도, 빈도, 지속 기간이 순기능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과도한 양상을 나타내면 주적응적인 증상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우울과 불안은 많은 정신질환과 정신병리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즉 부적응적 증상으로서의 우울과 불안은 주된 정서적 반응뿐만 아니라 이런 정서와 관련된 이지적, 동기적, 행동적, 생리적 역기능 상태를 포함한다. -120쪽

개인이 고통스럽게 여기는 욕구는 의식상의 인격에 고통을 주기 때문에 억제된다. 억제된 욕구는 거의 위장된 채 상징적 형태로 의식에 나타난다. 따라서 개인은 상징의 의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이를 현실로 인식한다. 또한 원래의 대상은 어떤 면에서 금기의 성질을 띠고 있으며, 내세워지는 대상은 중립적인 또는 무난히 수용될 수 있는 면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상징은 무의식의 언어라고 볼 수 있다.-172쪽

자화상은 그 작가가 자신을 알기 위해 거울에 비춰보듯이 환경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모습을 돌아봄으로써 자신의 자아의식을 보여주는 매체다. 자신을 적나라하게 알기 위해서는 개인적 문제에서 출발해서 그 시대 모든 인간이 공유하고 고찰하는 이슈까지 문제시해야 한다.-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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