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오가며 애거서크리스티 전집을 읽고 있다. 매일 한권씩 돌파? 중이다. 이유는 취미니까.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들은 멀리 있다. 일터를 옮기면서 지반이 흔들리는 걸까, 아님 애매모호한 느낌은 뭘까. 머리 속으로는 결정난 나의 결정을 애써 변명하고 갈무리하고 있다. 그만하게 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하는데, 자꾸 이전의 편안하고 안주했던 기억들이 스멀 올라오면서, 새로운 곳의 불편감을 자꾸 몰아온다. 결국, 욕구는 나의 이기와 편함을 지향하고 있는데, 자꾸 다른 것으로 포장하고 있다. 주어진 일을 그냥 하면 되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물렁하게 보일 수 있으니, 뭔가를 주장해야 할까... 결국 이러이러한 나를 알아봐 달라는 마음이 깔려 있는 거다. 정확한 감정을 잡아내고, 욕심을 걷어내려니, 이리 힘이 든다... 마플 할머니와 푸아로 탐정에게 부탁할 수 밖에... 그리고 잠깐 배운 타로를 가지고 이리저리 연습을 해보니, 웃음밖에 안나온다. 그래서 꿈보다 해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