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그리고 목사직 - 목사가 목사에게 던지는 7가지 질문 믿음의 글들 369
이재철 지음 / 홍성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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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경제적 자립이란 흔히 오해하듯이, 자신이 욕구하는 만큼의 경제력을 획득하고 소유하는 능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경이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경제적 자립은, 주어진 경제적 상황에 자신을 맞추어 넣는 능력이다. (30쪽)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하거나 가르치지 않았다. 하나님의 말씀은 대부분 인간의 그릇된 삶을 꾸짖는 내용인 까닭이다. 그들은 대중을 손쉽게 끌어들이기 위해, 대중의 요구에 영합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 마치 떠돌이 행상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에 온갖 불순물을 섞어 ‘혼잡하게‘ 하였다. 요즈음 용어로 표현하면 소위 ‘출세 지상주의‘, ‘번영신학‘, ‘기복주의‘, ‘적극적 사고방식‘, ‘긍정의 힘‘과 같은 불순물이었다. 인간이 불순물을 섞은 하나님의 말씀은 단연코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77쪽)

세상 모든 사람의 시간이 중요하지만, 목사의 시간은 특히 중요하다. 목사가 자신의 시간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교인들의 영성의 깊이와 교회의 수준이 달라진다. 교인들의 눈과 귀를 막아 교인들을 기복주의의 노예로 만드는 것은 목사에게 가장 손쉬운 일이다. 그것은 특별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교인들의 욕망을 자극하면서 성경을 왜곡하여 그들에게 면죄부를 안겨 주기만 하면 된다. (116쪽)

이 세상은 언제나 암흑천지다. 목사는 그 흑암 속에서 대중의 박수갈채를 원하는 연예인이거나, 대중의 환심을 사려는 정치인, 혹은 입신양명을 목적 삼는 기업인처럼 살려 해서는 안 된다. 목사는 진리를 거부하는 흑암의 도전과 반발에 맞서 결박과 환난의 길도 마다하지 않는 소명인으로 살아야 한다. 누구나 마시고 싶어 하는 야망의 단잔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피하려는 십자가의 쓴잔을 온 삶으로 마셔야 한다는 말이다. (179쪽)

목사의 영성의 텃밭은 인간 연대가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과 독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을 격려하는 고독이다. 그 고독을 통해서만 목사의 영성은 그 폭과 깊이를 더해 간다. (197쪽)

세계의 역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하여 자기 영달을 꾀하던 예루살렘 엘리트들이 아니라, 자신의 ‘땅끝‘에서 주님의 증인으로 살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생명을 걸었던 갈릴리의 세리와 어부들에 의해 새로워졌다. 큰 교회를 목회해야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교회를 기업으로 곡해한 맘몬의 유혹일 뿐, 결코 주님의 방법이 아니다.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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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물에 실낱같이 연결된 것들, 굵기와 내용이 어찌됐던 버려야 하는 데 -기준이 모호하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정도로 기준을 정하지만- 버릴 수도 있고, 버리지 못하는 것도 있다. 외면하고 떠나고 잊고 죽음으로 사용기한이 끝났다 하여도 남겨져 있는 게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다 한꺼번에 내다 버릴 수도 있지만,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사람은 어쩌지 못한다. 아니, 기억 속에서는 떠나지 않는 게, 떠나 보낼 수 없는 게 많다. 오감으로 느끼던 그 시간의 경험은 어딘 가에 박혀 있다. 불편한 관계와 상황은 끊어 버리거나 삭제하지만, 받은 내용물은 새겨져 그런 장면에 처하면 재현되면서 생채기를 또 낸다. 오히려 윤색과 각색을 하게 된다.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은 애정의 정도에 따라 순서가 다르다. 누군가 쉽게 내뱉는 말도 어떤 이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단어일 수 있다. 그러기에 동일한 시선이 없다. 너무 빨리 버려서 뿌리 내리지 못한 목록들이 마음 속에 떠다니는 중이다... 


*파호 : 부모님이 남겨준 땅에 대해 남매들의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 일단은 한명이 농사짓는 거로...

*물어본다 : 엄마가 가진 내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대한 딸의 관찰.

*달빛 : 작은 엄마에 대한 안 좋은 기억, 그러나 아니었음.

*12번 출구 : 혼자 있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데 자식이 웬 말.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 도박에 빠진 남편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고 있는 그녀.

*하늘연못 속으로 : 아무리 참담한 일이 생겼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곁에 있어야 할까?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끊어도 결국에 남아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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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작가, 도서관에 가다
이성아 외 지음 / 북스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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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어머니는 여섯 명의 자식을 키웠지만 어느 누구도 농부로 만들지 않았다. 자식들은 마당과 텃밭에 단지 눈사람만 만들다가 차례차례 집을 떠났을 뿐이었다. (22쪽)

인생은 막 살아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부러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 모르겠다. 그녀 심사가 괴롭고 힘든지는 잘 모르겠지만 괴롭지 않은 내 인생에 대해 왜 그녀가 사서 고춧가루를 뿌리는지. 그녀는 온전히 그녀 삶만을 관장했으면 좋겠다. 그게 내 소박한 바람이다. (58쪽)

할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아버지와 삼촌을 할머니는 가슴에 묻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싶었다. 엄마와 할머니는 서로를 그렇게 이해하고 쓰다듬으며 살았던 것일까. 할머니를 이해할 것 같았다. 작은엄마에게 모질게 대한 속뜻도 알 것도 같았다. (116쪽)

버릴 것과 버리지 말 것들, 거기에 무슨 기준이 있었나. 돌이켜보면 이사할 때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졌던 것 같다. 그전에 꽤 소중하게 거름망에 걸러졌던 것도 그다음 이사 때는 턱없이 헐거워진 거름만 구멍 때문에 가차 없이 쓰레기통 신세가 되기도 한다. 그것조차 일관성이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짐 싸기 막바지에 다다르면 누적된 피로감이 돌발 변수가 되기도 한다. (168쪽)

나는 죽음이 한 번뿐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녀처럼 거듭해서 죽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꿈속에서 나는 그녀의 무덤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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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과 제목으로 끌린 책이다. 소설의 내용은 모든 맞는 말이다. 시험도 아닌데, 정답을 적은 것 같다. 사람의 감정, 기억, 관계를 정확히 풀어냈다. 10꼭지의 소설이 좀 더 나아가 뭐라도 말을 해야 할 때쯤 멈췄다. 그럼 그 이후는 독자의 몫인가. 몫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 별마당 도서관을 다녀왔다. 스타필드를 별마당으로, 후훗. 그러고 보면 명사에 부여되는 단어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값이 달라진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말을 할 때도, 나름 고상하고 세련된? 단어를 사용하려 한다. 금방 드러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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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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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나 친절을 풀어놓는 순간 지속성을 요구한다. 계속하지 않으면 상대는 변했다고 생각하고 서운함을 느낀다. 자칫 예민한 상대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도덕적 노예가 되기 십상이었다. 따라서 내면을 힐링하기도 전에 자신과 상대를 킬링하게 될지도 몰랐다. (88쪽)

소설은 어차피 팔 할이 구라와 뻥이고 나머지 이 할은 자의식이 낳은 똥일 테니까. 그 말은 모든 소설이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는 말과 같다. 진실인 척하면서 이야기를 꾸밀 뿐이다. 왜 그렇까? 아무리 소설이 사람 사는 일을 다루고 있다 해도 작가 자신을 다루는 데는 서툰데다 완벽히 솔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87쪽)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갈 수 있어. 독사 스무 마리 쯤 길들이는 마음으로 견뎌내야 해. 즐기는 날보다 치욕을 견디는 날이 많은 이유가 뭐겠니. 갈망하는 관계는 오래 못 가. 누군가 말했잖아. 타인이야말로 진정한 감옥이라고. 가족이라고 예외일 수 있겠니? 사무침이 없으면 원망도 없잖아. 누가 뭐래도 그 말은 진리야.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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