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물에 실낱같이 연결된 것들, 굵기와 내용이 어찌됐던 버려야 하는 데 -기준이 모호하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정도로 기준을 정하지만- 버릴 수도 있고, 버리지 못하는 것도 있다. 외면하고 떠나고 잊고 죽음으로 사용기한이 끝났다 하여도 남겨져 있는 게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다 한꺼번에 내다 버릴 수도 있지만,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사람은 어쩌지 못한다. 아니, 기억 속에서는 떠나지 않는 게, 떠나 보낼 수 없는 게 많다. 오감으로 느끼던 그 시간의 경험은 어딘 가에 박혀 있다. 불편한 관계와 상황은 끊어 버리거나 삭제하지만, 받은 내용물은 새겨져 그런 장면에 처하면 재현되면서 생채기를 또 낸다. 오히려 윤색과 각색을 하게 된다.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은 애정의 정도에 따라 순서가 다르다. 누군가 쉽게 내뱉는 말도 어떤 이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단어일 수 있다. 그러기에 동일한 시선이 없다. 너무 빨리 버려서 뿌리 내리지 못한 목록들이 마음 속에 떠다니는 중이다...
*파호 : 부모님이 남겨준 땅에 대해 남매들의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 일단은 한명이 농사짓는 거로...
*물어본다 : 엄마가 가진 내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대한 딸의 관찰.
*달빛 : 작은 엄마에 대한 안 좋은 기억, 그러나 아니었음.
*12번 출구 : 혼자 있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데 자식이 웬 말.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 : 도박에 빠진 남편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고 있는 그녀.
*하늘연못 속으로 : 아무리 참담한 일이 생겼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곁에 있어야 할까?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끊어도 결국에 남아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