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만난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엉거주춤하다(7쪽)'을 강조하면서 그 많은 글과 시대상, 개인사까지 어떻게 일목요연하게 표현하실 수 있을까. 많이 알고 있다면 무엇을 줄이고 어떤 것을 삭제하고 첨삭하는 데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컬럼의 매수에 맞춰 쓴 글이라 행간과 문단에 많은 부분이 함축되어 있는 거 같다. 지극한 무식때문에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간간히 있었다. 그런 부분은 살짝 건너뛰었다. 각 컬럼마다 공통된 부분은 저자가 머리말에 밝힌 듯이 '남을 칭찬하고 기리는 것'에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좋은 글이란 그 작품을 기리고 감동하고 그럼으로써 나와 남을 감동시키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쓴 컬럼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글들은 좋은 글이다. 다음 사전에서 비평은 (1)어떤 대상에 대하여 미추, 선악, 장단, 시비, 우열등을 평가하여 논함. (2)남의 결점을 드러내어 좋지 않게 말함.이다. 사전적인 의미와 유사하게 저자는 '남을 "깐다"'로 표현하고 있는데, 남을 까면서 쓴 글 중에는 좋은 글이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사실에 공감하고 동감한다. 김윤식선생님은 좋은 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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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걷다 - 김윤식이 만난 문학 이야기
김윤식 지음 / 그린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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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돌아선 다른 길이란 보통 사람의 길, 평범성이 주는 온갖 기쁨을 향한 은밀하고 애타는 그리움이 그것. 이렇게 성장해 가는 것이 운명이니까. 이렇게 성장해 감이 글쓰기의 정도니꺄. (34-35쪽)

아마도 작가란 자질의 문제. 타고난 것이기에 속수무책인 것.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집중력과 지속성뿐. 이 둘은, 이리 따져도 저리 비틀어도, 육체의 근력에서 오는 것. 이 둘은 결코 재능의 대용품일 수 없기에 어떻게든 견뎌 나갈 수밖에. 그럴라 치면 자신 속에 아주 깊숙이 잠들어 있는 비밀의 수맥과 우연히 마주치기도 하는 법. 이런 행운이란, 거듭 말해, 근력의 힘에서 온 것이 아닐 수 없소. (77쪽)

비평가란 당연히도 해박한 지식을 갖추어야 되거니와 동시에 공감도 그만큼 갖추어야 된다는 것. 문제는 이 `공감`에 있소. 그러한 공감이란, 마음에 없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일반적 무관심이 아니라 각양각색의 것에 대한 활기 있는 기쁨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것.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철학, 심리학, 자기 나라의 전통 등에 해박해야 하지만 각양각색의 것에 대한 활기 있는 기쁨도 있어야 한다고 했을 때, 내 머리를 스치는 것은 비평가란 요켠대 `위대한 인간이다`로 정리된다는 점이외다.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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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쓴 저자는 선조들이 남겨 준 책을 통해 그 이면에 있는 사람과 글의 맥락을 잘 포착했다. 저자들이 마음 깊은 것을 옮겨 놓은, 그 책을 읽는 이의 마음을 책의 관점으로, 그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이 적혀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공통된 것은 그들의 마음을 누군가가 알아줬다는 점이다. 그 사람이 왜 이 책을 읽으려 하고, 이 책에서 무엇을 위안받고, 위로받으며, 그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가.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전달되기까지. 나는 왜 이 책을 집어 든 거지, 일단 책과 사람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가 궁금해서. 그 사람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가 궁금해서. 책의 구조가 신기해서로 시작했지만 내용으로 들어가면 저자의 박학다식한 부분이 부러웠고, 겸손하게 적절하게 정돈된? 표현이 좋았다. 글을 읽는 이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고 있다.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글을 쓴다는 건, 블로그. 카톡. 밴드. 심지어 문자까지. 이 모든 행위는 누군가의 시선에서 출발되어진다. 누가 읽어 주지 않을 때는 무효하다. 읽힘을 당할 때는 이해받기를 바탕으로 한다. 글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굉장하다. 물론 이해를 많이 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가장 많게 된다. 그 많은 소통을 바탕으로 글쓰기가 자꾸만 빈번해지게 된다. 이해받지 못하는 글은 삭제되고 관계에 상처를 주게 된다. 그리고 이해는 관계맺는 이들과의 심리적인 거리와 이어져있다... 이번 주는 댓글때문에 고생했다. 덕분에 얻은 것도 있다. 그리고 연수가서 상담시연을 보면서 달랬다... 참고문헌의 책들을 읽어야겠다. 나름 책을 많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의 책들은 하나도 없다. 부끄럽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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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면 - 사람을 읽다, 책을 읽다
설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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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임진왜란 당시 자신의 분조에서 활동했던 이항복을 유배 보낸 것도 결국 광해군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정충신의 돌쇠 같은 의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 그 의리를 남구만은 이렇게 표현한다. "인간의 사악함과 정의, 세상인심의 부침, 무정한 세상인심, 사라지지 않는 공명정대한 논의, 죽어서는 영광, 살아서는 수치, 사람을 알아보는 지혜, 친구들이 인정해준 사실에 대한 보답 등이 모두 다 이 책에 구비되어 있다. 후대에 태어난 군자는 이 책을 보면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능히 알 수 있을 것이다." (141쪽)

*여기서 `이 책`은 [백사선생북천일록]

소년은 몸을 움직여 그림 왼쪽 상단에 적힌 구양수의 글을 읽어나갔다. "아, 초목은 감정이 없건만 때가 되니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도다. 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영혼이 있는 존재이다. 온갖 근심이 마음에 느껴지고 만사가 그 육체를 수고롭게 하니, 마음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반드시 그 정신이 흔들리게 된다. 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그 지혜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근심하게 되어서는, 홍안이 어느새 마른 나무같이 시들어 버리고 까맣던 머리가 백발로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금석 같은 바탕도 아니면서 어찌하여 초목과 더불어 번영을 다투려 하는가? 생각건대 누가 저들을 죽이고 해하는가? 또한 어찌 가을의 소리를 한탄하는가? 동자는 아무 대답 없이 머리를 숙이고 자고 있다. 사방 벽에서 벌레 우는 소리만 들리나니 마치 나의 탄식을 돕는 것만 같다." 구양수는 동자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아비는 소년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198-199쪽)

*여기서 그림은 김홍도가 그린 그림, 소년은 김홍도의 아들 김양기

바보도 썩고 수재도 썩지
흙은 아무개 아무개 아무개를 안 가리니까.
나의 책 몇 권은
내가 나를 천 년 후에 증명하는 것. (222쪽)

*이언진이 지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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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에 대하여 이광호 문학평론가가 뒷 부분에 한말을 일부 옮긴다. "삶에는 알 수 없는 시간과 지나간 시간, 돌아킬 수 없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물건들, 어떤 이미지들은 그것이 있었던 것만으로 삶의 비밀들을 둘러싼 '있음'의 근거가 된다. 그 시간 속에 등장했던 옷과 가방과 안경이라는 사소한 기호들이 가지는 의미는 해독될 수 없다. 그러면 그것들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기억하고 있다거나, 혹은 그것들에 대해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그 삶의 비밀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식. (220쪽)"

들다. 쓰다. 신다. 입다. 라는 주제로 소설을 쓴 7명의 소설가들의 옷장을 기웃댔다. 패션과 문학이 만나는 지점, 각각의 패션은 그때의 삶을 지니고 있다. 소설은 그때의 숨길 수 없는 삶을 글로 표현된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보잘 것 없고 의미없는 물건일지라도, 그 사람이 입고 신고 들고 착용하는 순간 그 어느거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의미가 된다. 그 순간, 그 장소에서 그 누구와 만났던 접점들이 그 사람의 삶이 된다. 그 부분을 쓴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패션은 그 사람의 삶이고, 그 삶을 표현하는 건 소설가의 몫이지만 다만 은유로 표현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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