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없이는 살 수 없다는 안 베르는 루게릭 병이 자신을 잡아먹는 시간들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풀어내고, 죽음을 스스로 선택했다. 

생의 마지막을 선택한 그녀의 마지막은 여름이었다.

그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미래를 도모할 수 없고 희망이 없다. 불능과 의존만이 있다. 

그녀의 시간은 정지되고, 손자들은 어른이 되고 계속 나이를 먹겠지만 자신은 영원히 쉰아홉 살로 남게 된다는 것, 현재형만 있다는 것, 언니가 눈 앞에 있지만 손이 아니라 시선으로만 꼼꼼히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촘촘한 바늘 땀으로 맺어진 인연을 풀어헤쳐야 한다는 것, 그래서 무시무시하고 늘임표가 찍힌 슬픔을 느낀다는 것, 그녀처럼 이렇게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는 이는 없을 거다. 

얄밉게도 나는 그녀의 글에서 깊은 안도와 위로를 받는다.

생각해 볼 것은, 죽음을 타인에 의함이 아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 그에 앞서 남이 나에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은 나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우리의 의무로 해야 된다로 확장하여 생각해 본다.   

번역도 참 잘하셨다.  

약속이 있어서 생각이 모이지 않는다.

[나의 마지막은, 여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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