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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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이 "이 펜을 나에게 팔아 보시오(Sell me this pen)."라고 말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2013)의 대사다. 주가 조작 등으로 부자가 된 한 남자, 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扮))의 말이다. 얼핏 들으니, 미국 기업들이 신입 사원을 면접할 때, 자주 던지는 질문이라고 한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기에, 어렵다. 무엇을 판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마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답변자가 적성과 열의를 바탕으로 얼마나 독창성과 논리를 갖추어서 매력적인 설득력을 보여주는가. 그것이 이 질문을 한 사람이 보고자 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마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처럼, 마케팅의 본질을 말하는 한 사람이 있다. 세스 고딘이다.


 '마케팅은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다.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군가를 변화시키기 전에는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뿐더러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다. (……)

 바꾸고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일은 긴장을 창출하고 해소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 -가제본 13쪽.


 마케팅은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라고 말한다. 어떤 마케터들은 더 많이 팔고, 더 많이 알리기 위해 그저 속임수를 생각하고는 한다. 허위 광고, 과장 광고 등으로 속인다. 우리는 무언가를 사고 속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잘 속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만나는 우리들은 더 이상 속지 않게 됐다. 그런데, 긴장을 창출하고 해소함으로써 변화를 일으키는 마케팅을 한다면, 그런 속임수는 쓰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한다. 애써 팔지 않아도 스스로 살 것이므로.


 '당신의 제품은 거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적지만 당신의 세계관에 동조하고 열광하는 고객(최소유효청중), 애초에 당신이 섬기려고 했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가제본 63쪽.


 그런데, 마케터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을 것이다. 선택과 집중. 여기에도 필요하다. 마케터가 하는 이야기에, 세계관에 공감하는 이들. 그들에게 확실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 그것이 필요한 것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돈 중독을 이야기했다. 살짝 거리감을 두고 적나라하게. 마케터도 돈에 초점을 두기만 한다면, 그들도 돈에 중독되는 것은 아닐지. 그렇게 속물이 되는 것은 아닐지. 개미의 피를 마시는 늑대처럼.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을 잊지 않고, 거짓을 버리고 나아가야 할 것. 이것이 세스 고딘이 마케팅에 대한 대답이다. 마케팅에 꼼수를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그. 마케팅의 목적은 사람들을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그. 마케팅에 대한 총칙(總則) 같은 그의 이야기. 그의 통찰력에 나를 성찰하게 됐다. 그렇게 마케팅에 대한 나만의 대답을 이어가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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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무민 골짜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8
토베 얀손 지음, 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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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민'을 잘 몰랐다. 그저 '무민' 인형이 있다는 것만 알았다. 어쩌다 보니, 그 인형 하나가 침대에 있기는 하다. 인형을 좋아하는 조카 덕분에. 솔직히, '무민' 연작 소설이 있다는 건 이 책을 만나고서야 알았다. 연작 소설의 마지막, 제8권, '늦가을 무민 골짜기'를 만나고서야. 책을 보니, 무민에게는 가족이 있다. 또, 친구로서 찾아오는 이들도 있고.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무민 가족이 어딘가로 떠나 있다. 그 빈자리에 친구들이 찾아오고, 그리워한다.

 

(사진 출처: 작가정신 네이버 블로그)


 '언제나 그래 왔듯이 머무르는 이와 떠나는 이가 있게 마련이었다. 어떻게 할지는 누구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었고 포기할 방법은 없었다.' -12쪽.


 ''어딘가에 숨어 있는 무민 가족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기란 어렵지 않은 일인지도 몰라. 섬은 지도에 다 나와 있으니까. 거룻배는 물이 새지 않게 구멍을 막으면 되고. 하지만 왜? 그냥 내버려두자. 무민 가족들도 외따로 떨어져 있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132쪽.


 찬바람이 부는 늦가을인 11월, 무민 가족은 외딴 등대섬으로 떠났다. 그들이 있던 골짜기에,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여섯 명의 친구. 배가 있지만, 항해를 해본 적이 없는 헤물렌. 자신의 이름도 잊게 되는 그럼블 할아버지. 무민 가족에 입양된 동생 미이가 보고 싶은 밈블. 심한 결벽증으로 청소를 하는 필리용크. 무민 가족을 만난 적은 없지만, 무민마마를 이상적인 엄마로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훔퍼 토프트. 비 노래를 만들 노랫가락을 찾기 위해 남쪽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무민 골짜기로 온 스너프킨. 이 여섯 명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하나하나 찾아온다.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잃거나 잊어서 불안하고 불만인 그들. 무민 가족에게서 위로를 받고자 했다. 그런데, 없다. 비어 있다. 그래서 그들은 기다렸다. 그리고 이해하게 된다. 서로를. 무민 가족을.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멀리서 찾아주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 중에서.


 '세상은 나와 내가 아닌 것으로 이루워져 있다. 나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아닌 것을 향한 끊임없는 나아감. 그것으로 세상을 허물고 이룬다. 결핍은 내가 아닌 것으로 시작되어 나에게로 종결된다. 또한 나는 세상에 지문(指紋)과 족적(足跡)을 남긴다. 또, 내가 아닌 것도 지문과 족적을 남긴다. 내가 아닌 것, 그것은 주로 타인이다. 그들이 환기하는 결핍. 그것이 나의 현존이 된다.'1 그렇게 나와 내가 아닌 것은 서로 이해하고, 기대어 살아가며, 지문과 족적을 남긴다. 여기 무민 골짜기에 지문과 족적을 남긴 이들이 있다. 무민이 아니다. 그리고 무민의 가족은 아니지만, 벗이라 할 수 있다. 결핍이 있는 그들. 무민 가족에게서 채움을 받으려 했다. 그런데, 그들은 무민 가족을 그리워하며, 스스로의 결핍을 감지했고, 채움의 가능성으로 달릴 수 있었다. 존재하는 이와 부존재하는 이. 함께 할 수 있었다. 서로 이해하고, 기대어 살아가며, 지문과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 부존재하더라도 '벗이 멀리서 찾아주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할 수 있었다. 결핍을 채울 수 있기에.




 덧붙이는 말.

 

 하나. 토베 얀손은 56세에 발표한 이 작품을 끝으로 무민 시리즈를 더는 집필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로부터 7년 뒤인 1977년에는 그림책 '위험한 여행'을, 1980년에는 사진 그림책 '무민 가족의 집에 온 악당'을 출간했고, 지금까지도 무민은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둘. 토베 얀손은 작품이 출간된 1970년에 '늦가을 무민 골짜기'로 아동 청소년 문학상인 헤파클룸프(Heffaklump)상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과 공동 수상했다고 한다.

 셋. 마지막 무민 연작 소설 '늦가을 무민 골짜기'는 작가의 어머니 싱느 하마스텐-얀손(Signe Hammarsten-Jansson)이 세상을 떠난 직후 그 빈자리를 견딜 수 없어 쓴 작품이라고 한다.

 넷. 전작인 '무민파파와 바다'와 병렬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다섯. 원제는 ‘무민 골짜기의 11월’이라고 한다.  


 

  1. 김유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 '릿터' 17호, 199쪽. 글의 앞부분을 발췌, 변형하여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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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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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황성(城) 옛터'라는 노래를 들었었다. 폐허가 된 고려의 옛 궁터 만월대(滿月臺). 그곳을 찾았던 사람들의 쓸쓸한 감회(懷)를 그린 노래였다. 1928년에 나왔다는 이 노래. 일제강점기였던 그때, 조선 망국의 한(恨)도 스민 노래였다. 폐허, 슬픔과 아픔이 묻어 있는 곳이다. 나는 개성의 무너진 만월대를 걸은 적은 없지만, 재개발을 앞둔 마을을 걸은 적은 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뛰던 그 골목들. 재개발을 반대하는 절규들이 곳곳에 물들어 있던 곳. 설운 회포들이 담긴 곳. 나는 그런 잔해들을 순례하며, 우울을 만났다. 그리고 여기, 파멸의 잔해를 여행하는 이가 또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한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던 1992년 8월, 다소 방대한 작업을 끝낸 뒤 나는 내 안에 번져가던 공허감에서 벗어나고자 영국 동부의 써픽주(州)로 도보여행을 떠났다.'-20쪽.


 소설에서 말하는 이는 여행을 떠났다. 공허감에서 벗어나고자. 떠났다. 그런데, 결국 마비된 상태로 입원하게 된다. 노퍽 지방의 주도(州都)인 노리치의 병원에. 일 년 만에. 그리고 글을 쓴다.


 '폐허에 가까이 갈수록 망자들의 신비로운 섬에 와 있다는 생각은 점점 사라졌고, 그 대신 미래의 어떤 대재앙으로 파멸한 우리 자신의 문명의 잔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사회의 본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가 남겨놓은 금속과 기계의 쓰레기더미 사이를 돌아다니는 미래의 이방인처럼 나 또한 도대체 어떤 존재들이 여기서 살고 일했는지 (…) 이해할 수 없었다.' -278쪽.


 여행을 떠났던 그. 정처 없이 다닐다가, 미로에 길을 잃기도 한다. 파멸한 문명의 잔해를 만나는 그. 전쟁과 침략의 광기. 그 욕망의 광기. 그 광기가 그런 상처를 남겼다. 희생자들의 아픔을 뚜렷이 그린 그. 제국주의로 식민지를 경험한 우리는 그 대재앙의 깊은 아픔을 안다.


 '때때로 우리는 이 지구에서 사는 데 결코 적응할 수 없는 종류의 인간들이고, 삶이란 끝없이 진행되는,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실수라는 생각이 듭니다.'-259쪽.


 우울. 폐허에서 어두운 우울을 만나고 아파한다.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진다. 그 날카로움으로 난 상처가 아리다. 그래도 그 안에 무딤도 있다. 끝없이 진행되는 실수인 삶. 영원히 이어지는 실수의 삶. 그렇게 실수와 함께 소생하는 삶. 그 안에서 새롭게 탈바꿈하며, 우울을 벗어나야 한다. 파괴는 고통이다. 그리고, 고통을 넘어서 무너진 것을 다시 세워야 하리라. 힌두교의 신 시바가 파괴자인 동시에 변형과 재건까지도 책임지는 복합적인 존재인 것처럼.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모든 강은 하늘에서 내려왔으리라. 하늘에서 내린 빗방울이 모이고 모인 강. 그 강은 유연함으로 길을 이룬다. 강은 파멸하면서도 끝없이 재생한다. 부드러움과 힘참, 감미로운 빛과 은밀한 향. 우렁찬 함성과 소리 없는 노래. 그것이 함께 어우러진 강. 삶과 죽음이 소용돌이치는 강. 제발트의 소설 '토성의 고리'도 마치 강 같다. 사실과 허구가 모호하게 어울린다. 여러 사진으로 사실성을 부여하지만 결국은 허구인 소설이다. 꿈과 현실이 강처럼 그 경계에 있는 제발트의 낯선 소설이다. 소설에서 말하는 이도 제발트인지 아닌지 모호하기도 하고. 그리고 강처럼 하늘 같이 높은 사유가 모여 흐름이 된다. 그렇게 매우 독특하게 다가온다. 유연하게 의식의 길을 이룬다. 또 어렵게 다가온다. 그래도 설명할 수 없는 큰 위안을 받게 된다. 그저 계절의 바뀜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이는 말.


 하나. 소설 '토성의 고리'는 제발트가 남긴 네 소설 가운데 세 번째 소설이다.

 둘. 제발트 문학에 열광하는 독자들을 제발디언(Sebaldian)이라고 한다고 한다.

 셋. 토성의 고리는 토성의 달이었던 것이 행성에 너무 가까이 위치하여 그 기조력으로 파괴된 결과 남게 된 파편들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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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세 권을 만났어요.

'일단 내 마음부터 안아주세요'는 서평 도서예요.

'네메시스의 사자'는 중고 도서지요.

'화씨 451 리커버 특별판'은 새 책이고요.

이렇게 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네요~^^*

멀리서 찾아온 친구.

반갑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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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두 권을 만났어요.

'총몽 완전판 1, 2권 세트'예요.

새 책이지요.

쿠폰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좋은 책을 만났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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