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고 더운 날씨다.
오늘은 사장이 오지 않아서 하루종일 느긋하게 책을 봤다. 직원중 한 명이 맹장염으로 입원해서 현장직원들은 저녁에 문병을 가기로 했고 나는 날씨가 좋아서 걸어서 퇴원했다. 일찍 자려했건만 한번 보기 시작하니 끊을수가 없어서 2시까지 미드를 보다가 잤다.
뇌 하권을 다 봤다. 굳이 따지자면 재미있는 쪽인데 아주 재미있지는 않은 그런 소설이다. 컴퓨터가 발전해서 인간을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얘기가 요즘 약간 식상하다. 게다가 나는 컴을 순전히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쇼핑정도에만 사용하기 때문에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는 면도 있다. 요즘들어 많은 부분에서 컴퓨터의 중요도가 크게 는것은 사실이다. 컴퓨터가 없으면 할 일이 없다는둥 핸드폰을 손에서 놓으면 불안하다는 둥. 난 한번도 그런적이 없는데다 컴퓨터가 그저 있으면 좋은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기 때문인지 컴퓨터가 발전해서 인간을 지배하는둥 하는 얘기를 들으면 살짝 오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드렁하기도 하다. 미래에는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 싶기도 하지만 내가 살아생전에야 그런일 없겠지 싶기도 하고. 쿠쿠~ 어쨋뜬 술술 읽히는 소설이기는 했지만 약간 시시하기도 했다. 이런 분야의 최고봉인 매트릭스가 있지 않은가. 그거랑은 비교도 안되지.
사고보니 정말 손바닥 사이즈의 작은 책이었다. 이걸 원한건 아닌데 중고라 그냥 한번 사볼까 싶어서 산거라 그냥 읽었다. 이번이 두번짼데 첫번째는 진짜 재미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하도 칭찬을 하길래 너무 어릴때 읽어서 그런가 싶어서 다시 한번 보려고 샀다. 허나 다시 읽어도 내 감상은 같았다. 도대체 왜 그는 이 작품을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까? 나로서는 한심한 사람들의 한심한 삶을 그린 한심한 작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자가 좋아하는 주인공과 남자가 좋아하는 주인공은 따로 있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과 래트는 딱 여자들이 좋아하는 타입이고 남자들은 싫어하는 타입이라더니 이 작품도 남자들만이 이해할수 있는 그런 로망이 있는 작품인가 싶은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나 이해불능이다. 내 아무리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아닌건 아닌법. 진짜 재미없는 작품이다.
솔직히 살 생각은 없었는데 중고로 나와서 산 작품이다. 이슬람이 무너져가는 시기. 서구열강들이 들어오고 환관이 드문 시기가 되어가는 시대를 사는 환관 야심의 얘기다. 트릭과 미스터리가 난무한 정통 추리소설이라기는 좀 부족하다.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아주 디테일하게 표현되어있는 그런 역사물도 아닌 약간 어중간한 작품이기는 하다. 배경도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시기이니 이슬람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시기라 화려한 맛이 좀 떨어지기도 하고. 그래도 추리소설답게 술술 넘어가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뇌랑 위대한 개츠비같은 책을 읽고나서 읽어서있지 좀 더 재미있게 느껴진 점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