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서 틈틈이 알아봤는데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 군데 눈에 띄는 곳이 있어서 가입할까 하다가 도서 목록을 살펴보니 모두 자기 계발서였다. 아쉬운 마음에 직장 사람들과 해볼까, 지인들과 해볼까 하고 둘러봐도 마땅한 사람들이 없었다. 그러다 생각난 사람이 있어 전화를 했더니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바로, 교회에서 내가 맡고 있는 반의 고2 여학생. 나에게 늘 그 책 읽어보셨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샘 생각은 어때요? 라고 물어오던 아이였다. 책을 읽고 나누는 것에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싶은 마음에 조심스레 물었더니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아서 기뻤다. 우선 우리 둘을 주축으로 큰 툴을 정하고, 몇 몇은 강제적(?)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책은 우선 문학을 읽는 것으로 정했고, 기간과 형식은 이번 주일에 만나서 이야기 하기로 했는데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 거 같고, 나도 함께 읽고 아이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어른이 있을 수도 있고, 우리 아이의 학교 친구가 관심을 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우리 둘이어도 좋고.
우리 안의 깊은 생각까지 나눌 수 있는 모임이 되기를 바라지만, 우선은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가 보자. 이로써 독서모임 고민, 끄읕.
휴가를 내어 강원도에 간 B가 사진을 보내왔다. 속초에 62년 된 서점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고. 언젠가 속초에 가면 한번은 들러야지 했던 곳인데 사진으로 만나니 반가웠다. 말로만 듣던 동아서점을 이렇게 본다며 좋아했더니, 함께 못와서 아쉽단다.
그렇게 말해주는 것 만으로도 함께 간 것 같은 기분인 것을 그는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