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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키
존 윈덤 지음, 정소연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1/09/23/12/honeyssam_3744240024.JPG)
미래과학영화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먼 미래에 사람들이 바코드로 물건을 사고 파는 장면이었는데 바코드가 처음 출현했을때 악마의 숫자니 뭐니 하며 인간을 물질화시킨다는 등의 비난이나 부정의 의견이 많았는데 이제는 아주 익숙하게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버렸다. 먼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처음엔 그렇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미래란 측정하기 힘든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인 듯 하다. <초키>는 그런 미래과학소설장르 중의 하나인데 근래 발표된 소설이 아닌 1968년에 발표된 소설로 고전SF의 거장이라고 불리운다. 작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출간된 소설로, 이제 곧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로도 만나게 될 것 같다.
매튜가 열 두 살이 되던 해의 봄 ,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매튜를 보며 초키의 존재를 알아챈 데이비드, 매튜의 아버지인 데이비드가 이 책의 화자이다. 매튜의 동생 폴리가 어렸을 적 보이지 않는 친구 피프가 존재했었기에 아이들의 성장과정중의 한 부분이라고 치부하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매튜를 관찰하기 시작하는데 차라리 매튜 혼자 중얼거리는, 어린아이 수준의 대화라면 그냥 보기만 할 텐데 어린아이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대화수준에 깜짝 놀라고 만다. 데이비드와 메리부부는 매튜에게 이상이 생긴 것을 감지하지만 메리는 매튜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정신과 의사인 친구에게 상담했다가 귀신들린 것이라는 등의 말을 듣고 근심만 가득해진다. 아들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에 메리는 충격을 받고 데이비드는 매튜에게 초키에 대해서 조심스레 물어보는데 매튜의 방에서 특별한 느낌의 그림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그림은 평범한 매튜를 천재화가로 바꾸어 놓고 수영도 하지 못했던 매튜가 강물에 빠진 동생소년 폴리를 구하게 되자 소년영웅이 되어 신문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우주공학과 배운 적도 없는 이진법을 술술 말하니 놀란 수학선생은 매튜를 천재수학자로 보는데, 이어서 매튜의 평범하고 잔잔한 일상이 초키로 인하여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매튜가 실종이 되고....
문득 공상과학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ET가 떠올려지기도 하는데 독특한 것은 초키는 실체가 없다. 매튜의 몸에서 매튜의 눈으로 지구를 바라보는 것이다. 최근 지구외에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이 사실임이 밝혀진 것을 볼때 1968년에 초키가 탄생되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우주공학에 관한 초키의 의견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머지 않아 지구에 닥친 위기를 초키는 유한하지 않은 동력원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자원을 사용해야 하며 무한한 동력원으로 방사능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함축된 표현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가 고전SF의 거장이라는 말이 사뭇 이해가 된다.
뿐만 아니라 <초키>안에는 매튜와 외계인 초키의 특별한 우정이 감동스럽게 펼쳐지며 매튜가 비록 가슴으로 낳은 아이이지만 인내와 포옹으로 감싸주는 부모의 모습을 통하여 진정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가족소설인 동시에 성장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