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동양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9
일연 지음, 최호 옮김 / 홍신문화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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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신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언제나 우리 사회는 신적인 존재를 필요로 한다. 철학자들은 그 이유를 본능적인 욕구에 의해 우리가 부모를 통하여 태어나 부모에게 의지하여 자라면서 저절로 누군가를 갈망하는 욕구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인간의 모든 역사에는 신화와 설화가 존재한다. 그것은 무언가를 갈망하는 본능에 의거한 내면의 표출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가 같은 시대에 지어졌고 삼국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것에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항상 비교가 되었는데 삼국유사가 삼국사기보다 늦게 지어졌음에도 삼국사기보다 삼국유사를 더 가치를 두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욕구의 만족과 함께 자주적인 민족의식을 추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고전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는 것인 시대적 배경도 무척 중요한 이유이다. 삼국유사를 편찬한 배경을 살펴보면 중국에서는 송나라가 멸망하고 원나라가 성립되었던 시기였고 문신 차별에 반대하여 무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고려는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시국이었다. 중국의 세력변화와 지배층이 분열할 위기에서 일부 지식층들에 의해서 강한 민족적 의식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 것이다. 기존의 삼국사기는 유학적인 관점이라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기에는 부족한 면들이 많았고 유학사상에 맞지 않으면 삭제한 기록이 많았기에 보충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따라서 나라에 닥친 현실의 위기를 민족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것으로 타개하려 한 것이다.



시조를 삼국사기는 신라로 한 것과는 달리 삼국유사에서는 고조선을 시조로 하여 단군신화와 관련하여 고조선 이하 삼한, 부여, 고구려와 신라등 여러 고대국가의 흥망성쇠 및 신화 전설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를 통해 일본과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었는데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설화가 존재하는 것을 보아서는 일본과의 교류가 아주 오래전에 시작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그 시대에도 지금처럼 멀고도 가까운 나라였던 것 같다.일반 역사책에서도 삼국통일의 일등공신인 김유신의 활약이 단연 돋보이듯이 김유신을 삼국유사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중의 하나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에서 온 사신이 김춘추가 태종이라는 칭호를 사용하자 중국의 황제나 사용할 수 있는 거라며 노발대발하다가 김유신이 하늘에서 온 천신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타당하다라고 하자 중국의 사신들이 수긍하고 돌아갔다는 말에서 삼국유사의 모든 신화와 설화의 지어진 목적을 느낄 수 있다. 삼국유사에서 태어난 임금들은 모두 꿈이나 계시를 통해 이루어졌고 모든 것이 하늘에 뜻에 달렸다는 민간신앙에 근거한 설화들이다. 이것이 또한 일연이 삼국유사를 통하여 왕권 강화와 민심안정을 위한 것으로써 삼국유사를 통하여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 삼국사기가 지나치게 중국중심의 사상을 가지고 저술한 반면 삼국유사는 또 지나치게 불교적인 요소가 많다. 마지막 편인 피은과 효선에서는 승려들의 이야기들이 다수인데 모두가 다 나라를 위한 걱정과 나라에 위기가 닥쳐왔을 때 나라를 구한 이야기들이다. 나라의 위기를 구할 방법은 마치 불교를 숭상해야 한다는 뜻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그것은 황룡사 구층탑에서도 볼 수 있는데 고구려 왕이 신라의 세 보물중의 하나인 황룡사 구층탑을 두려워하여 신라를 두려워하였다고 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고대의 사람들은 자연을 두려워하여 토테미즘과 관련한 내용들이 많다. 일테면 착하게 살지 않으면 하늘이 노하여 벌을 내린다는 것과 같은 생각인데 삼국유사가 고전 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토테미즘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은 이유이다.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이런 신화와 설화들의 기본 바탕은 우리나라의 민족의 우수성을 말해주고자 함인데 위에서도 말하였듯이 신을 갈망하는 본능에 의거하여 신화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가 신빙성을 가지게 되어 사람들의 믿음으로 굳어져 버린 형태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신화를 근거한 민속 풍속이 아직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중간에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라는 이야기는 서양의 동화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이야기란 사실을 읽고 웃음이 났다. 가끔 우리는 진정한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산다. 삼국유사는 우리 민족의 진짜 이야기이며 우리나라 고유의 역사서이다. 그리스 신화가 아닌 진짜 우리나라의 신화를 읽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한 때인 것 같다.민족의 주체성을 위한 최고의 역사서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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