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파헤친 행복 성장의 조건
폴 돌런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는 자유쥬의의 패러다임이다. 자유와 행복의 척도로 삶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과언이 아닐 것이다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 다음은 아이슬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10점 만점에 5점으로 47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경제 순위가 10에서 15위에 머물고 있음에도 행복지수가 상당히 낮은 것은 경제 능력이 결코 행복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행복이 경제에 있지 않다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라는 추상적이고도 관념적인 개념의 정의는 어떤 감정에서 기인하는 걸까? 또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 모호하고도 관념적인 행복의 정의를 행복교수 폴 돌런은 "행복이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즐거움과 목적의식을 경험하는 것이다. " 라고 한다.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라는 자유주의 패러다임에는 '개인'이라는 함정이 숨겨있다. 수많은 개인의 전혀 다른 행복인 것이다. 따라서 저자의 행복정의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적확하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행복이 있고 전혀 다른 목적의식을 갖는 것."  

 

저자는 우선 행복해지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행복을 정의하라 주문한다.  그 다음으로 행복을 발견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저자는 행동과학의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하여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행복을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첨가하며 경제학과 심리학을 혼합한 행복의 생산과정개념을 소개한다.  이 개념을 통해서 행복을 생산해내는 방법에 대한 행동플랜을 짜면 된다.

 

우리가 행동하는 느끼는 모든 것에는 '즐거움과 목적의식(pleasure-purpose principle )' 이라는 감정이 있다. 행복의 조건으로 저자는 위의 PPP원칙을 제시하는데 이 원칙은 우리가 과거 경험으로부터 얻었던 행복의 전반적인 모습을 구상하게 해준다.  PPP원칙은 아주 다양한 감정들을 삶의 일상적인 경험들에 통합시켜 다른 여러 정의들을 걸러내어주는 거름망 역할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즐거움과 목적의식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집중하면, 직장 안팎에서의 과도한 욕구들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 -p154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로 시작된다. 이처럼 불행에는 행복하지 못하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최대한의 즐거움과 목적의식을 경험하는 데 방해되는 방식으로 주의를 할당하는 데에 있다. 인간의 뇌는 실질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주의를 기울이도록 진화 되어 있으며, 주의력을 소비할 시간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목적의식을 가져야만 하며 그에 따한 행동플랜으로 효율적인 시간분배와 관리하여 생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엉뚱한 곳에서 동기와 행복을 찾으며 잘못된 욕구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니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추상적인 행복의 개념을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통해 체계화 해주고 있다. 메르스의 확산으로 불행의 장막이 내려져 우울한 나날이다. 행복이 언제부터 장막 저 너머 아득한 곳으로 달아나버린걸까. 행복은 47위, 불행은 1위 부끄러운 보고서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다. 돌런의 행복 정의처럼 우리의 개개인의 경험에 의한 행복을 향해 목적의식을 재구성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그런 책을 만난다. 이렇게 멋진 책을 이제야 알다니 !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을. 나에게 <인생의 베일>은 그런 책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때 만났더라면 그래도 지금보다 더 근사한 길을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투정어린 상상을 하게 되는 책이다. 나는 예전부터 결혼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여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주체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였다. 하지만 인류 역사에서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인생의 베일>과 같이 1925년 작품인 김우진의 희곡 <이영녀>의 삶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삶이 얼마나 신산스러운 것인지를 떠올려보게 한다. 영녀는 결혼해서 남편과 세 아이를 두었지만 어느 날 남편이 가출하게 되자 매춘으로 생활을 근근히 이어간다. 매매춘 단속에 걸려 감옥에 들어갔다 출소후 공장에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공장장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거부하던 영녀는 결국 쫓겨난다. 이후 유씨와 재혼하지만 유씨의 지나친 성욕으로 인하여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매우 극적인 삶이지만 1920년대 여성의 삶은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할 뿐 더러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더욱 신산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같은 시기의 작품으로  <인생의 베일> 역시도 1920년대의 여성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서머싯 몸의 작품배경은 스페인, 영국, 독일, 러시아, 스코틀랜드, 프랑스, 홍콩등 국제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가 군의관이면서 영국의 첩보요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여성에게 결혼은 하나의 탈출구인 동시에 인생 제 2막이 열리는 중요한 관문이다. 이것을 너무도 뼈저리게 알았던 가스틴 부인은 딸 키티를 일찌감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삼류 변호사였던 남편을 판사 만들기보다 키티를 능력있는 남자에게 시집보내는 것이 쉽게 느껴질 정도로 키티는 무척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교계에 등장한 후 수많은 남자들의 청혼을 받지만 지위가 좋으면 수입이 변변찮았고 수입이 좋으면 지위가 낮았다.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남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자 결국 키티는 스물 다섯까지 미혼인 상태가 된다. 반면 키티보다 못생겼고 볼품 없었던 동생 도리스는 사교계에 등장하자마자 외과의사의 아들과 약혼한다. 동생보다 늦게 결혼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던 키티는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의사 월터의 청혼을 승낙한 후 홍콩으로 떠난다

 

오로지 결혼상품으로만 키워졌던 키티는 부족함 없는 결혼생활에서 권태로움을 느끼게 되고, 무도회에서 우연히 만난 총독부 차관 찰스가 접근하자 둘은 급속도로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만능 스포츠맨이며 허영심 많았던 찰스는 단순하고 사치스러웠던 키티에게 매우 적합한 짝이었다. 그런 키티를 사랑한 월터는 어느 날 우연히 집에 들렸다가 키티와 찰스의 바람 피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의 사랑은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때때로 당신이 나로 인해 행복하거나 당신에게서 유쾌한 애정의 눈빛을 느꼈을 때 황홀했어. 나는 내 사랑으로 당신을 지루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어. 나는 그걸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신이 내 애정에 참을성을 잃기 시작하는 징조가 보이는지 언제나 조심했어. 대부분의 남편들이 권리로 여기는 걸 나는 호의로 받아들였어.“ 이 정도였다.

 

그의 모든 배려가 오히려 지겨웠던 키티는 월터의 고백을 듣자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남자의 잘못이라며 자신의 바람을 월터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은 찰스를 사랑한다고 외치기까지 한다. 

 

난 많이 배우지도 못했고 별로 똑똑하지도 않아요. 그저 너무나 평범한 젊은 여자일 뿐이죠. 난 평생을 함께 살아온 내 주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해요. 난 춤추고 테니스 치고 극장에 가는 게 좋고 게임을 즐기는 남자들이 좋아요. 당신과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이 늘 나를 지겹게 만들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그것들은 내게 아무 의미도 없고 그러기를 바라지도 않아요. 당신을 베네치아에서 그 숨 막히는 화랑들로 날 끌고 다녔어요, 샌드위치에서 골프나 더 쳤다면 좋았을 것을.“

  그런 키티에게  찰스가 자신의 부인과 이혼하고 키티와 산다고 한다면 이혼해 줄 것이며 반대로 찰스가 자신의 부인과 이혼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자원하게 된  메이탄푸로 떠나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당연히 찰스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키티는 찰스가 부인이 아닌 자신을 선택할 것을 믿었기에 월터의 제안을 승낙한다. 

 

그러나, 키티는 찰스의 여느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버림받는다. 이후 메이탄푸로 떠나는 마차 안에서 눈물로 나날을 보내며 월터의 차가운 눈빛을 견뎌내는 키티에게 찾아온 행정 부관 워딩턴은 유일한 벗이 되어준다.  이전까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워딩턴에게 옮겨져 새로운 사색의 장을 열어주는데 세상사에 무지했던 키티를 깨워주는 일종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다. 매일 죽음을 바라보며 남다른 통찰력을 지닌 워딩턴에게서 삶을 관조하는 방법과 사랑을 배우며 성숙해 간다. 수도원에서 일하던 수녀가 하나 둘 콜레라에 걸려 사망하게 되면서 일손이 딸리게 되자 키티는 봉사자로 자원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인생은 너무나 이상해요. 평생 오리 연못 근처에서 산 사람이 갑자기 바다를 구경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약간 숨이 차지만 사기가 충천해 있죠. 난 죽고 싶지 않아요. 살고 싶어요. 새로운 용기가 솟아나는 걸 느껴요. 미지의 바다를 향해 출항하는 늙은 선원이 된 것만 같아요. 내 영혼이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이 풍요로울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의미들, 사방에 깔린 죽음의 공포와 싸워가면서 깨닫게 되는 정신적 평화를 경험하게 된다. 죽음 앞에서 인간의 삶에 드리웠던 문제는 아주 사소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티의 불행은 자신이 그토록 보잘 것 없이 생각했던 월터의 외양이, 내면에 자리 잡은 깊은 지성과 인품의 뛰어남을 넘어서게 되는 시점과 맞물려 일어났다는 점이다. 마음 저편에서 월터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는 단 한마디만 남기고 콜레라로 사망한다. 

 

월터가 유언으로 남긴 한 마디는

 

죽은 건 개였어.였다. (어떤 마을에 사는 남자가 잡종개를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어느 날 그 개가 남자를 물자 사람들이 미친 개에 물린 남자가 죽을 거라고 법석을 떨지만, 남자는 상처가 낫고 정작 개가 죽었다는 내용의 골드스미스의 시 미친 개의 죽음에 관한 애가에 나오는 대사이다.)

   

 대부분의 소설에서처럼 둘의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 월터는 키티를 용서하지 못했다콜레라가 창궐하는 도시 한복판으로 갈 정도로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였던 월터는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가 바람 핀 사실을 결코 용서하지 못한 것이다. 월터가 키티를 용서하지 못하고 죽는 장면 다음에 펼쳐지는 장례식에서 워딩턴의 대화는 서머싯 몸이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장면이다.

 

방금 전 그들이 월터를 관에 넣기 전에 씻길 때, 그를 봤어요. 그는 아주 젊어 보이더군요. 죽기엔 너무 젊은 나이죠. 당신이 나를 처음 산책에 대리고 나갔을 때 우리가 봤던 거지를 기억하세요? 내가 겁에 질렸던 건 그가 죽었기 때문에 아니라 그가 조금도 인간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는 그저 죽은 동물이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월터도 마찬가지로 멈춰 버린 기계와 너무나 흡사했죠. 그게 너무나 두려워요. 그것이 단지 기계일 뿐이라면, 그 모든 고통과 가슴의 상처와 불행은 얼마나 부질없을까요.”

 

이후 홍콩으로 돌아온 키티는 훌륭한 인품의 여인으로 칭송받게 되고 심지어 찰스의 부인은 이전에 키티를 경솔하고 천박한 여인으로 오해했던 것을 사과하기까지 한다. 미망인이 된 키티를 물심양면으로 보살펴주는 찰스의 부인을 보며 죄책감에 빠지지만 다시 재회한 찰스의 유혹에 너무도 쉽게 넘어간다. 

 

이렇게 작가는 다분히 속물적이며 위선으로 점철되어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한 실험을 소설속에서 끊임없이 시도한다. 깨달음을 얻어 새사람으로 거듭난 것처럼 보였던 키티가 자신의 욕망 앞에서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모습이라든지 많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로 비춰졌던 월터가 결국 키티를 용서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은 인간이 평생 짊어가야 할 십자가는 바로 자아와의 싸움이며 동시에 우리가 삶에서 결코 정답을 찾지 못하는 방황하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무척이나 희망적이다. 키티의 깨달음은 이런 인간의 모순적이고도 나약함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레라가 창궐하는 도시 한복판에서 맛보았던 생生의 소중한 충동은 앞으로 자신앞에 펼쳐지는 삶이 얼마나 험난하고 외로운 길인지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결혼상품으로 키워졌던 키티에게 삶은  '탄탄대로로 쭉 뻗은 듯 보였던 ' 환상의 길이었지만 결혼이후 맞딱드렸던 삶의 리얼리티는 '복잡한 미로와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길'이라는 것임을 알게 된 그녀는 이제 나약한 여성이 아니었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자각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던 1920년대에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반추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어쩌면 수동적인 여성성에서 능동적으로 변하게 되는 그 과도기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성에 의해 사회적 위치가 정해지는 그런 고전적 풍토에서 여성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을 쓸 수 있었던 서머싯 몸의 통찰이 대단하다. 하지만 사건 전개가 우연성에 의존하고 있고 여성의 삶을 지나치게 단면적으로 그리고 있어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여성으로서 이 작품을 이제야 만난 것이 후회될 정도로 아름다운 한편의 성장기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윗듀 2015-06-0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원작이네요! 저는 원작 소설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서머싯 몸의 작품이었다니- 모노로그님 리뷰를 읽어보니 원작에 비하면 영화는 매우 피상적이었네요;ㅁ; 저는 월터로 나오는 에드워드 노튼씨를 좋아해서 이 영화를 찾아봤던 기억이 나요

드림모노로그 2015-06-08 15:39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페인티드 베일에서 나오미 왓츠인가요? 주인공이 참 이뻤어요.
에드워드 노튼 멋지죠~~!!
영화보다 소설책이 더, 인간성에 대한 심도깊은 통찰이 담겨있는 듯 합니다
영화는 영상미가 워낙 뛰어나서 그런 철학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은 듯 하고요.
개인적으로 책이 더 재미있었어요 ^^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외롭고 슬프고 고단한 그대에게
류근 지음 / 곰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현대인에게 가장 커다란 문제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권태라고 누가 말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권태란 놈이 문제는 문제인 것 같다. 가끔씩 주변의 모든 것들이 견딜 수 없어지거나 군중 속에 홀로 남겨져 있는 고독감이 나를 덮치면 견딜수 없는 무력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와 나를 괴롭히곤 한다.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져 산에 오르는 일을 시작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 늘 내 언저리를 부유하는 존재,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권태이다. 생동하고 요동쳐도 모자를 판에 늘 똑같고 지루한 일을 쳇바퀴처럼 반복하는데 무슨 힘이 있어 이 권태란 놈을 물치 칠 수 있겠단 말인가. 매일같이 시지프스의 돌멩이를 이고 산을 오르는 것이 전부인 것이 삶의 맨얼굴이라면 너무도 허무하려나.

 

그런 무미건조한 일상이었다. 그 가운데 만난 류근의 시집은 소다같이 톡 쏘는 느낌이었다.

근데 이외수 선생님의 추천글을 보면서 쏟아지는 웃음, 류근 시인을 개 같은 시인이라 칭하는 이외수 선생님도 만만치 않지만 그것을 추천사임네 올린 출판사도 도찐개찐이긴 하다..큭큭..

 

아니, 이런 개 같은 시인이 아직도 이 척박한 땅에 살아남아 있었다니. 나 언제든 그를 만나 무박삼일 술을 마시며 먹을 치고 시를 읊고, 세상을 향해 우람한 뻑큐를 날리고 싶네.-이외수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이런 개같은 시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시인이 쓴 산문집이 문학적인 세련됨과 문법의 완벽함이 깃든 문장일 거라는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를 가르쳐 주려는 것처럼 작렬하는 시바, 조낸은 예사이며 맨날 술에 찌들어 사는 모습은 '시인 맞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그러다 가끔 수많은 행간 사이 한 줄기 빛나는 문장이 하나씩 눈에 띈다.

 

과거는 불행하고 미래는 불안하지만 오늘 창밖을 건너오는 햇빛은 어쩔 수 없이 봄의 예감을 업고 왔다.’

 

사람은 누구나 가장 혼자가 되었을 때 구원받는 것이다.’

 

게다가 니들이 문학을 알아 외치며 무게 잡던 시절을 떠올리며 조또 모르고 까불다간 결국 조낸 쪽팔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하지만 보인다. 그 행간에 숨겨진 외로움이 슬픔이 그리움이...

 

그러나 조낸 겸연쩍은 인생이여, 배가 고프면 왜 나는 밥보다 술 생각이 먼저 나는가. 사람이 그리운가. 아침부터 그리운가. 그러므로 아니 된다. 라든지

 

아무래도 나의 가장 큰 지병은, 술에서 풀려나고 나면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것, 어떠한 기다림도 내 것이 아니라는 것, 아침이 재앙이라는 것, 아침부터 치욕이라는 것....

 

 

그래서 당신의 시바, 조낸은 위로가 된다. 이 참을 수 없는 권태로운 세상에 견딜 수 있는 것은 상처와 고통을 오랫동안 익히고 삭혀 잘 익은 장맛을 내는 시인들의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 류근의 언어는 그런 삭힌 장맛이다. 세상언저리에서 방황하던 젊은 날의 한 페이지 같기도 하고 세상을 향해 원망을 날려 보내던 시절의 한 페이지 같기도 하고 가난과 궁핍으로 초췌해 가던 과거의 한 페이지 같기도 하다. 그 페이지들이 모여서 상처와 고통으로 점철된 아픈 시절을 노래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 삶은 원래 그런 거다. 모두 각자의 돌멩이를 얹고 저마다의 아픔을 그러안은 채 산을 올라가는 것이다.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결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 안에서 당신 이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 찬 목숨 안에서 당신 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버리고 싶은 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 대통령 리더십과 미국시대의 창조
조지프 나이 지음, 박광철.구용회 옮김 / 인간사랑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세계는 지금 미국과 중국,두 나라의 패권다툼 사이에서 변화의 귀추에 주목하고 있다.  쇠락하는 미국경제와는 달리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두고 '쇠락하는 서양, 떠오르는 동양'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학장을 역임하였고 석좌교수인 조지프 나이는 과거 미국이 패권주자로 군림하는 데에 가장 크게 기여한 8명의 대통령 리더십을 통해 미국 파워의 근원과 성격을 20여년간 연구해 왔다. 저자는 21세기 패권에 관한 스토리를 구현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문제제기를 위해서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미국이 시대 형성에 대통령의 리더십은 얼마나 중요했나?

미국은 20세기에 올바른 외교정책 리더십을 수행했나?

그리고 세력균형이론과는 반대로 흐르는 전례 없는 우위 상황을 만드는데 대통령의 리더십이 얼마나 작용했나? 대통령이 영행을 미쳤나?

만일 리더십이라는 변수를 제거한다면 미국이 국제정치에서 우위를 행사할 수 있었을까?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한 국가가 지구촌 거의 모든 곳에서 정치적, 경제적 및 안보 질서를 유리하게 이끌었으며, 수십 년간 그것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라며 저자는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의 지역을 통제한 사실을 '우위(primacy)' 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대통령이  '우위(primacy)' 창조에 기여하지 않았으며 저자는  미국의 우위가 확장된 주요 4단계 동안 직무를 수행했던 8명의 대통령들을 검토하고 있다. 리더십은 리더들, 지지자들, 그리고 그들이 행동하는 맥락이란 3가지 요소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을 말한다. 저자가 구분짓는 리더십은 두 가지가 있는데 변혁적 리더(transformational leaders)와 점진적 리더(transactional leaders)로 나누어 평가하며 이들 대통령들이 미국의 우위 조성에 중요했었는가가 주요 평가기준이 된다. 따라서 저자는 20세기를 발전시킨 미국의 우위창조가 3가지 요소중 어떤 것을 충족하며 미국이 발달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문제제기이다.  

 

 1. 글로벌 세력균형으로의 진입: T. 루즈벨트, 태프트, 윌슨
 2. 정상과 고립으로 복귀:하딩,쿨리지,후버
 3. 제2차 세계대전 참전 : F. 루즈벨트
 4. 견제와 해외 영구 주둔 : 트루먼, 아이젠하워
 5. 베트남과 지나친 확장 : 케네디,존슨
 6. 베트남 이후 조정기:닉슨, 포드
 7. 냉전 종식과 단극 제제 : 레이건, 조지 부시

 

 

2단계의 대통령 하딩과 쿨리지 후버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에서는 독일과 일본의 파워에서 국제관계에서 고립주의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볼 수 있다. 

 

3단계는 루즈벨트가 냉전 초기에 미군들이 해외에서 영구 주둔하는 안보전략과 견제정책으로 우위창조를 이끌어 내는 과정을 볼 수 있다. 

 

4단계에서는 변혁적 리더인 레이건과 냉전을 종식시키고 단극체제 세계 구축을 위해 거래적 스타일로 점진적 목표를 추구했던 리더 부시와의 역할을 비교한다.

 

5단계부터 8단계까지는 는 미국이 우위에서 점차 하락하는 단계이다. 베트남전쟁으로 미국은 세계에서 하드파워와 스프트파워를 감소시키게 되었다. 긴 베트남 전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자율적으로 발전할 수 시간을 벌 수 있었던 반면에, 미국은 베트남전쟁이라는 난관으로부터 관심의 초점을 전환하기 위해 중국개방을 표방하게 되면서 역으로 우위 축소라는 현실의 조정을 가져왔다. 따라서 닉슨은 국제 경제 조치들은 우위에서 점차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저자는 21세기에는 2가지 주요 파워에 직면할 것이라 한다. 하나는 서양에서 동양으로서의 권력 이동이고, 또 하나는 동서양에 관계없이 정부에서 비정부로의 권력 확산이다.  위의 단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미국이 실질적으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부터이다. 다만, 그것이 표면화 된 것은 최근일 뿐이다. 리더십은 리더만이 잘해서가 아니라 지지자들과 행동규칙이라는 포괄적 의미의 파워십이다. 이 세가지가 상호작용하여 역사속에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살펴본다. 현재 미국에 당면한 과제인 ' 중국의 파워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인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나라는 없다라는 말도 있듯이 저자는 미국이 향후 패권에서 어떠한 정책을 시행해야 하며 오늘날의 상황에서 미국이 처신해야 할 국제 위상을 진단하기 위한 최고의 파워스토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f you want to be a poet

 

metaphor.(매타포)

 

고기잡이로 살아야 하는 칠레의 작은 섬에서 나고 자란 마리오에게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존재는 신적인 존재다.  파블로 네루다 앞으로 매일 같이 오는 몇 킬로그램의 편지들을 매고 배달을 하던 우체부가  꼽추가 되어 퇴직하게 되자,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로 취직하게 된 마리오는 네루다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매일 아침 휘파람을 불며 일어난다.  네루다의 전용 배달부이기에 다른 우체부의 절반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음에도 첫월급을 타자 마리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 <일상 송가>를 사는 것이었다.  두 번째 월급을 탔을 때에는 <신新 일상 송가>를 산다.  파블로의 사인을 받을 생각에 매일을 꿈처럼 보내지만  시인 앞에만 서면 존경과 경외심으로 입 한번 움짤거리지 못한다. 

 

노벨상 후보로 선정되었다는 편지를 네루다에게 전해 주던 어느 날, 드디어 마리오는 파블로 네루다에게 대화를 건넨다.  지나친 경외감을 가득 안고   '시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마리오를 보며 네루다는  메타포’를 생각하라 말한다.

 

 

뭐라고요?”

메타포라고!”

그게 뭐죠?”

대충 설명하자면 한 사물을 다른 사물과 비교하면서 말하는 방법이지.”

예를 하나만 들어주세요.”

좋아. 하늘이 울고 있다고 말하면 무슨 뜻일까?”

참 쉽군요. 비가 온다는 거잖아요.”

옳거니, 그게 메타포야.” 

 

해변에 가면 메타포를 얻을 수 있다는 네루다의 조언을 듣고 해변에 가지만, 한 개의 메타포도 떠올리지 못한 마리오는 좌절감을 가득 안은 채 해변가 주점에 들어가고 ,  그곳에서 두 치수는 작아 보이는 블라우스가 터질 듯한 젖가슴을 가진 소녀를 보고 수없이 많은 메타포를 쏟아낸다.

 

사랑에 빠진 마리오는 소녀에게 사랑의 시를 한 편 써달라고 조르지만  네루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시를 쓸 수 없다며 거절한다. 거절하는 네루다에게 간단한 시 한수 쓰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노벨상을 받을 수 있겠냐는 당돌한 말을 하는 마리오를 보며 펼친 전보에는 대통령 후보로 나가라는 당추천서가 쓰여있었다.  절망하는 네루다에게 하늘이 무너져도 선생님을 찍을 테니 후보로 나가라는 마리오를 이끌고  해변가 주점에 가는 두 사람.  두사람의 우정은 이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정치인이자 시인인 네루다가 해변가 주점에 우편배달부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러 나타나자, 마리오는 네루다의 벗이자 지지자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또한 네루다에게 시를 배우는 제자로 보여지기도 하였다.  좌파 대통령 후보로 이슬라 네그리를 떠난 네루다 대신 시인 마리오가 네루다의 든든한 후원자로 섬을 지킨다. 한 개의 메타포도 떠올리지 못하는 , 설 익은 과일처럼 떫고 서툴러 보였던 소년 마리오는 네루다의 빈자리를 지킬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따님에게 무슨 말을 했는데요?”

메타포요.”

그런데요?”

네루다 씨, 메타포로 제 딸을 용광로보다 더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니까요!”

지금은 겨울입니다. 부인.”

불쌍한 베아트리스는 그 우체부 때문에 완전히 맛이 가고 있단 말입니다. 가진 것이라곤 알량한 무좀균뿐인 작자 때문에 말입니다. 발은 병균으로 득실거리는 주제에 주둥아리만 살아서 나불대죠. 주둥아리도 그냥 주둥아리가 아니라 칡넝쿨처럼 얽혀오죠. 가장 심각한 것은 뻔뻔스럽게도 제 딸을 꼬드기는 데 쓰는 메타포들이 당신 책에서 베낀 거라는 사실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동안 이슬라 네그리에서 날라 온 편지에는 자신의 딸을 농락하기 위해 네루다의 시를 베낀 마리오를 벌해달라는 분노가 쓰여있었고,  네루다는 마리오에게 아내를 위한 시를 소녀에게 쓰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 지적한다. 허나,  마리오는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 라는 말로 되려 네루다를 설득한다. 마리오의 정신적인 성장 부분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읽는 사람의 것' , 네루다의 시가 만인의 시라는 것을 인정함과 동시에 시를 읽는 사람의 애정까지 더한 마리오의 말은 네루다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네루다는 둘의 사랑을 연결해 주는 메신저가 되어  베아트리스 어머니를 설득하러 다시 또 해변가 주점으로 향한다.

 

이후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 후보에서 물러났으나, 주프랑스 대사가 되어 이슬라 네그리를 떠난 네루다는 건강이 좋지 않다며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갈매기 소리, 밤하늘의 침묵까지도 이슬라 네그리의 모든 소리들을 녹음하여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파도와 별, 벌꿀의 소리를 녹음하는 동안 마리오 2세가 태어나고 그해 네루다는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  네루다를 만나지 못해 애통하는 나날을 보내는 동안 칠레에는 내전이 일어난다. 아옌데 대통령이 피살되고 전립선암에 걸려 네그리 저택에 투병중이던 네루다 앞으로 망명령이 떨어진다.

 

중간중간의 재치있는 표현들과 해학이 넘치는 대화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다. 신분과 나이, 직업, 성별,  사회에서 규정짓고 있는 모든 규범을 초월하는 관계가 있다면, 마리오와 네루다의 관계가 아닐까. 까마득한 옛말같은 누군가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 누군가를 아낌없이 존경하고, 누군가를 아낌없이 기다려주는 이 아름다운 모습이 마치 우리네 삭막한 세상에서 그려내야 할 메타포라는 듯 작가는 유려하게 관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메타포(은유)가 될 때 , 시인이 될 수 있다는 네루다의 표현은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모든 문학의 정의였다.  모든 문학은 매타포이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파블로 네루다의 성품에 반해 소탈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시인 네루다 자체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가난한 우편배달부에게 시를 가르쳐주고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시인으로서 파블로 네루다는 문학의 메타포로 부활한다.

 마리오가 처음 메타포를 배우는 날의 대화는 그래서 잊혀지지 않는다. 메타포를 알려달라는 마리오에게 시를 들려주자 꿈을 꾸듯 마리오가 내뱉던 말들 '시를 낭송하셨을 때 단어들이 이리저리 움직였어요,' 라든지 ' 바다처럼 움직였어요!',' 선생님 말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 를 보았다는  마리오의 표현은  이제 막 껍질을 깨고 나온 아기새의 눈에 보인 문학의 메타포(은유)들이었다.  누군가를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는 순수와 시를 향한 열정,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타포(은유)’는 모든 문학의 정의라 할 수 있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는 칠레의 영원한 시인 네루다와 함께, 시인 마리오가 삶에서 건져 올리는 문학의 메타포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