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2
헤르만 헤세 지음, 한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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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춘기 시절은 어땠을까?

지금의 아이들이 느끼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었으리라.

 

 

생각해보면, 한스 기벤라트의 주변 인물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공부를 잘하면 잘한만큼 기대치가 커져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는 말들을 했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만 하면 다른 아이들보다는 앞에 서서 그애의 능력이 빛이 발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가 사춘기가 되고, 공부보다는 친구들이 더 좋을 나이가 되고 보니 그건 부모 마음으로 되지 않았다. 공부건, 그애의 삶이건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새삼 느끼고 있다. 공부 또한 그 아이가 하고자  했을때 성적도 나오는 것이지 부모의 욕심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나는 한스 기벤라트를 내 아이처럼, 한스의 주변 인물들, 그 아이에게 공부를 시켜주는 목사나 교장 들이 꼭 내 모습처럼 보였다.

 

 

마을에서 가장 재능이 많고 명민한 아이 한스 기벤라트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가 그랬다.

한스도 교사들, 교장, 이웃 사람들, 목사, 학교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잠잘 시간도 아껴가며 공부를 했다. 또한 자신이 좋아했던 산책도 줄였고, 키우던 토끼도, 좋아하던 낚시도 줄였다. 토끼 키우는 것도, 좋아하던 낚시를 줄이고 그리스어 공부와 히브리어 공부에 매진해 모두가 원하던 '주시험'에 합격을 하고 신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토록 원하던 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한스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춘기 소년들이 그러하듯 그곳에서 한스와는 전혀 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헤르만 하일너와 친해지면서 그가 했던 행동들을 같이 하게 된다. 모범생이었던 한스가 친구와 함께 어울려다니며 공부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자 교사들과 친구들은 그에게 차갑게 대하고 한스는 신경쇠약에 걸리고 만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된 한스는 숲속을 산책하며 마음을 달래고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독일 태생인 헤르만 헤세의 어린 시절을 보면 책 속의 주인공 한스와 닮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시대의 사춘기 소년들과 지금의 사춘기 소년들의 모습이 너무도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있으면 학교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특별반을 운영하고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하기를 기원하고, 주위에서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때의 상실감은 상당히 큰 것 같다. 깊은 상실에 빠져 있을때 자신 스스로 추스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산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아침 숲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기둥처럼 열을 지어 죽 늘어선 가문비나무들이 한없이 넓은 숲의 홀을 푸른빛이 도는 초록색의 둥근 지붕으로 덮고 있었다. 큰 나무 밑에 자라는 관목은 별로 없고 여기저기 블루베리 덤불만 있을 뿐이었다. 대신 모피처럼 부드러운 이끼 담요가 몇 시간이나 걸어도 끝이 나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져 있었고, 그 위를 키 작은 월귤나무와 에리카 꽃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슬은 벌써 말라 있었다. 아침 숲 특유의 후덥지근한 기운이 꼿꼿한 나무들 사이에 감돌았다. 햇볕의 따뜻한 온기, 증발한 이슬, 이끼 냄새와 송진과 전나무 잎과 버섯 냄새가 뒤섞인 그 기운이 몽롱하게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듯 휘감았다. (53페이지) 

 

 

헤르만 헤세의 책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는데 그의 책은 고민하는 십대들의 심정을 많이 대변하고 있었다. 위의 문장에서처럼 한스가 산책을 나갔을때 보는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그가 안내하는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요한 아침의 숲에서 이끼 위에 드러누워 파란 하늘을 보는 풍경,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눈부신 햇볕을 바라보는 일이 그렇다. 

 

 

 

 

그의 내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소년에서 청년이 되고, 영혼은 다른 세계로 옮겨간 것 같았다. 그 세계에서 그의 영혼은 낯설고 불안하게 날개를 파닥이며 아직 편히 쉴 곳을 못 찾고 헤맸다.  (112페이지)

 

 

지금의 십대 아이들도 수많은 고민으로 마음속에 격랑을 안고 있다.

자신이 목표한 일에 매진을 다 하지만, 부모의 과도한 욕심으로 엇나가기도 한다. 한스처럼 수레 바퀴 안에 깔린 아이들, 우리의 십대 시절도 그랬고, 지금의 십대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른이어도 수레바퀴 아래에 갇힌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목표를 세워두고 강력하게 추구해 나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는게 진정 행복한 일인지 살펴봐야 겠다. 더불어 부모인 우리를 뒤돌아보며 한스의 주변 인물들처럼 행동하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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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조선 프린스 - 조선왕실 적장자 수난기
이준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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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란 나라의 왕은 몇 명의 왕을 제외하고는 거의 적장자가 왕이 되었을거라 생각했다.

적장자 계승원칙에 따라 당연히 그렇게 되었을거라고 생각하고 이 글을 읽던 차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적장자 계승원칙을 따르려 했지만, 500년 조선 왕조 스물일곱 명의 왕 가운데 적자자로서 왕위를 계승한 임금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순종 등 일곱명에 지나지 않았다 한다.

 

 

장자의 왕위계승은 아버지가 되는 기쁨을 제일 먼저 안겨준 자식에게 애틋하고 각별한 정을 느끼기 마련이며, 그런 장자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싶었을것이고, 장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이 왕실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도 가장 무난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조선의 왕들은 자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부정했고, 어떻게든 다음 왕위를 주려는 세자의 부덕한 행실로 인해 폐세자가 되기도 했다. 또한 역할이 너무 커버린 세자를 견제하기 위해 왕이 될수 없었다.

 

 

저자는 조선 시대의 왕자들, 특히 비극적인 운명을 살다간 왕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총 5장에 걸쳐 비운의 왕자들을 소개하는데 첫번째 장이 정종 이방과의 아들인 불노와 지운이고, 두번째 장에서는 태종의 아들인 양녕대군이다. 세번째 장은 세조의 아들인 의경세자의 적장자인 월산대군 이정과 예종의 적장자 제안대군 이현이며, 네번째 장은 선조의 적장자 영창대군, 다섯번째 장은 인조의 적장자 소현세자가 그들이다.

 

 

저자가 말하는 왕자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양녕대군과 소현세자이다.

언젠가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대왕 세종'을 기억한다. 드라마에서는 양녕이 충녕에게 왕세자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미친척하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았다고 나왔었다.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고 어느 정도 설득력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야사처럼 일부러 왕세자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서 양녕이 미친척했기보다는 어렸을때부터 왕재 교육을 받으며 억압된 생활과 감시로 인해 방탕한 생활을 해 태종으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병자호란후 배반하지 않을 것에 대한 아비의 맹세로 볼모로 청나라고 간 소현 세자의 이야기를 그린 김인숙 작가의 『소현』을 읽은 적이 있었다. 아들이되 임금의 적이 될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세자를 그린 책이라 참으로 안타까워 했었다. 또한 긴 세월동안 볼모생활을 하던 청나라에서 조선으로 돌아왔을때도 이미 의심의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소현세자가 독살당했을수도 있었다는 것을 언급한 것도 다시금 마음이 아팠다.

 

 

보통 자식간에는 한없이 사랑으로 대할 관계도 정치적인 권력 관계에서는 숙적으로도 변할수도 있는 비정한 관계라는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그들도 궁궐 밖 평범한 일상들을 꿈꾸었을까? 아니면 진짜 권력을 탐하려고만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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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패밀리
고종석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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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은 모든 것을 수용할 것 같은 따뜻함이 있다.

또한 모든 것을 품어줄 것 같은 엄마의 품속이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족간의 갈등이 없잖아 있는 걸 알 수 있다. 한 가족이 집안에 모여 있지만 어떨 때 보면 각자의 방에 들어앉아 자신만의 공간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한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속을 다 알 수는 없는 법이다. 모든 것을 다 말할 것 같은 가족도 한두 가지의 비밀을 간직하기도 하고, 마음 속엔 저마다의 생각들로 가득차 있다. 한 가족이되 가족의 속마음까지는 다 알수는 없는 법. 고종석 작가의 신작은 우리들에게 가족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를 각자의 독백 형식을 빌어 들려주고 있다. 

 

 

사회과학 서적과 외국어소설을 펴내는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있는 한민형이 첫번째로 말하는 인물이다. 그는 '책은 세상에서 나를 격리하는, 아니 보호해주는 벽이다. 책속의 추함이 현실의 추함을 따라잡는 법은 거의 없다. 책속의 비참함이 현실의 비참함을 넘어서는 법도 거의 없다. 책은 내 아편이다. 술만큼이나.'  (9페이지)  라고 자조를 하며 프랑수아즈 파리스의 『행복한 가족』이란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다. 그가 이 책을 읽는 이유, 과연 행복한 가족이란 존재하는 것인가를 묻는다. 행복해 보이는 부부지만 각자 마음속엔 다른 마음을 조금쯤 숨겨두고 있다는 걸. 민형이 만나는 사람들은 술친구들이다. 마음을 터놓는 이들도 술친구들 밖에 없다. 어머니를 보지 않은지는 오래고 아버지도 회사에서만 업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는 술로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 하지만 24시간 술을 마셔도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을 달랠 길이 없다.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그들은 서로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독백을 읽고 있다보면 그들은 민형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용서할 수 없었고, 잊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민희를 추억한다. 그러면서 각자의 생각에 골몰한다. 이어 독백하는 사람은 민형의 아버지와 민형의 어머니, 민형의 아내 순으로 이어진다. 또한 그 집에 입양되었던 민형의 또다른 동생 영미와 영미와 같은 나이인 민주, 또는 민형의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민형의 후배와 민형의 장모, 민형의 딸, 마지막엔 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민희가 남은 이야기를 마친다.

 

 

내 위선은 지혜로운 위선이다. 가족들 사이에 평화를 만들어내는 위선. 가족들 사이에 사랑을 만들어내는 위선. 비록 그 평화가 당장이라도 바스러질 듯 위태위태한 것이고, 그 사랑이 보기에만 아름다운 치장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82페이지)

 

 

하기야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을 어떻게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153페이지)

 

 

내 마음은 탈옥중이지만, 그 탈옥은 미완료 상태다. 아니 내 몸은 마음의 감옥에서 탈옥중이지만, 그 탈옥은 아직 진행중이다. 마음의 감옥은 완전히 허물어지지 않았다.  (155페이지)

 

 

제목이 제대로 찍혀있지 않는 책이 왔다. 왠지 일부러 그런것 같지 않는가.

 

 

책 속에서 그들이 말하는 독백은 자신의 이야기에서부터 마지막에는 늘 민형에게로 향하고 있다. 또한 민희에게로. 사람은 다 자신의 일이 먼저인 법이고, 모든 생각들도 자신의 위주로 이어진다. 책에서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나오고, 어쩌면 우리가 우려한 일들이 이어지기도 한다. 한 가족이어도 자신이 먼저인 가족,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때 그에 대처하는 법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때로는 위선으로 가족을 대하고, 또는 불편한 진심을 내비치기도 한다.

서로 다른 곳에 살면서 마음의 허무를 느껴도 결국엔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게 또한 가족이 아닐까 한다. 따로 또 같이 제각각 다른 삶을 사는 것 처럼 보이지만, 독백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져 있듯 그들의 마음은 조금씩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고종석 작가가 말한 특별한 단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한, 생소한 아름다운 단어들이 자주 사용되고 있었다. 그 단어들이 주는 생소함을 찾아보는 기쁨이 컸고, 새로운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색연필로 밑줄을 치고 있었다. 그만큼 문장과 함께 새로운 단어를 알수 있는 책 읽는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나는 다만 작가의 절필 선언이 안타까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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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크리스 임피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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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때부터라고 말하고 싶다. 엄마의 자궁속에서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을때 누군가 엉덩이를 세차게 때리는 순간 내가 세상에 나왔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구나 라고. 이것이 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막연하게 우주의 수 많은 별들 속의 지구가 생겨났을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거주하는 푸른 지구, 그 외에 수많은 별들이 생성되어진 우주의 기원과 진화에 관한 책을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 아니라 나는 과학 공부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얼마전에 읽은 이브 파칼레의 『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를 읽었는데 그 책에서도 우주의 기원, 생명의 철학을 다룬 책이었다. 과학이나 천문학에 대한 걸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다가 그 책을 읽고 과학도 이렇게 재미있을수 있구나 하고 느꼈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과학과 천문학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챕터별로 눈에 쏙 들어오는 내용도 있었고 읽으면서 이게 무슨 말인지 용어가 생소한 것들도 있었다.

 

 

저자 크리스 임피는 우주생물학자 및 천문학과 교수라 한다. 저자가 쓴 글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저자는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온 교수로  『우주 생명 오디세이』나 『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라는 저서를 썼다. 저자는 이 책을 가르켜 우주를 여행하는 시간여행자들의 안내서 라고 했다. 우주의 탄생은 지금부터 약 137억 년 전이라고 하는데 가까운 우주인 달에서부터 목성과 그 위성들을 지나고 오리온성운을 탐험하며 우리 은하 중심부를 지난다. 또한 각 챕터가 시작하는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여 사람과 우주가 가까이 다가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가 직접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별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있다. 숨겨진 곳에서 별의 핵들은 물질세계의 모든 원료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양은 단순한 구형이지만 별들은 새로운 원소를 창조해내는 능력에 있어서는 변화무쌍하다.  (119페이지)

 

 

우리는 별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별이 벌써 우리 속에 들어와 있으니까.  (125페이지)

 

 

은하들은 우리를 탐험의 왕국에서 역사의 왕국으로 이끈다. 그들은 너무나 멀리 있어서 여행이나 교신이 불가능하다. 오직 상상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빛의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은하를 관측하면 역사가 펼쳐지는 것이다.  (171페이지)

 

 

저자는 블랙홀이란 정확하게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블랙홀은 시공간에 난 구멍을 말한다고 한다. 물질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고, 정보의 장막이며, 시간과 공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다. 블랙홀의 공식적인 정의는 무한한 미래가 평범하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있는 시공간의 영역이라고 한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한다.

 

 

여덟개의 행성만 있는줄 알았던 우주 공간에 수많은 은하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과학은 여전히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마지막에 한 말도 '우리의 여행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고 했다. 얼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나로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다른 나라는 많이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자꾸 실패할까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곤 했었는데 이번에 성공적으로 되니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10년만에 나로호 위성 발사를 성공시켰듯 앞으로도 더 변화되는 과학과 우주의 모습을 보게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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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송아리
진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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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림에 관련된 책을 좋아하고 자주 찾아 읽기도 하는 편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책 속에서 화가라던가, 작가 라던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책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또 선호하는 내용들이 조선 정조시대의 일어났던 일들이다. 예인들을 사랑했고 신분을 따지지 않았던 정조의 생각, 이념들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그러한 이가 있는 책을 만났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귀천을 가리지 아니하고, 예인을 알아볼 줄 아는 눈을 지녔으며, 한 마리 학처럼 고고하고 수려한 모습에 꽃각시라 불리우는 한 남자, 해평군 이 서가 그다. 스물다섯 살의 서는 자꾸만 눈이 가는 아이에게서 시선을 거두려고 한다. 그 아이를 팔아넘기려하는 아비에게서 자신이 거둔 아이였다. 자신의 거처인 녹우당을 소제함에도 깔끔함이 이를데 없고, 그가 만들어 전해준 물건 하나에도 손끝이 야무졌다. 그 아이 연은 서가 정해준 아비 쇠놈을 따라 염방에서 염색하는 일을 좋아하는 아이. 그 아이한테 가는 마음을 붙잡을 수 없고, 서에게 와 봐야 천비인 그 아이는 첩실로밖에 올 수 없는 이유도 그랬고 그 아이에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줄 수 없어 마음을 애써 붙잡고 있었다. 그러한 연에게 그 아이의 부모는 짝을 맺어주고자 한다. 자신을 보듯 그 아이를 보고 있었던 터인데 이제 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사내에게 기어이 연을 내주어야 할까.

 

연아,

너는, 너는 대체 나의 무엇일까?

 

네가 나의 무엇일까?

아니, 네가 나의 무엇일수 있을까?

 

내가, 너의 무엇이냐?

 

내가, 너의 사내이더냐?

 

 

자신을 거둬주었던 해평군은 연에게 상전이기에 앞서 자신에게 글을 가르쳐주었던 오라비였다. 서의 누이인 온경 대하듯 다정하게 대하는 이였다. 그런 그를 어느 틈엔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맑은 눈빛을 가졌던 소년에서 어느덧 사내로 자라 감히 쳐다볼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제 연은 서를 숨어서 쳐다본다. 다정하게 '연아' 라고 불러주던 오라비였던 그를 이젠 마주 대할 수가 없다. 자신은 천비, 서는 왕의 종친이기에 감히 그의 곁에 있을 수가 없다.

 

 

 

 

작가의 신작은 내가 좋아할 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시대적 배경이 예인을 아꼈던 조선의 정조 시대이며 주인공 해평군 이서는 왕의 종친이다. 작가의 주인공들답게 고고한 성정을 지녔다. 어린 나이에 혼인을 했고 일찍 상처를 했지만 기생이든 다른 이를 품지 아니한 품성을 가지고 있다. 권력을 탐하지도 않으며, 예술을 사랑하는 이다. 그는 호생관 최북의 그림을 아꼈다. 그림의 가치를 알고 서화를 진정으로 아끼는 이였다. 뭇 여인들의 마음을 홀려놓고도 그는 그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냉정함을 지녔지만 연을 대함에 있어서는 마음에 격랑이 이는 이다.

 

 

이 책은 해평군 서와 연의 사랑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네 사람의 삶과 사랑도 엿볼수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최북, 검무를 추던 기생 도혜와 서의 벗 윤겸의 삶과 생각들이 그러했다. 그들을 통해 조선시대의 시대적 상황을 알 수 있었으며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도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

금상인 정조와 대비의 정치적 대립, 대비에게 붙어 권력을 취하려는 자, 천주학으로 엮어 사람들을 옭아 매려는 자들이 있는 정치적 상황 뿐만 아니라 신분제도에 대해서도 알수 있었다.  

 

 

또한 작가는 연의 손을 빌어 염색하는 이의 마음을 알게 한다.

우리들 곁의 지천에 깔려있는 식물이나 꽃으로 몇번의 수고를 거친 뒤에 색을 입히는 염색을 하는 이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색으로 거듭나는 그 과정들을 겪으며 조선의 한낱 천비이지만 자신의 일에, 자신의 마음에 자존감으로 거듭나는 면모도 보여주고 있었다. 색색의 천들이 걸려 있는 정경들이 저절로 그려지고 있었다.

 

 

책을 읽는데 내가 아는 조선의 그림들이 머릿속으로 계속 떠다녔다.

한 폭의 그림을 상상하게 하는 책이었다. 호생관 최북이 서에게 그랬다.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다고. 흘러야 한다고. 어디로든 흘러야 사람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고.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고여있지 않고 물처럼 흘러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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