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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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작가의 성별에 대해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저 어떤 작품이느냐에 따라 작가의 작품을 파고드는데, 어떠한 작품을 읽는 경우 여성 작가이기에 더욱 와닿게 되는 내용이 있다. 여성 작가만이 갖는 고유한 감정에 동감을 표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보면.

 

『여자의 독서』라는 제목을 보고는 그저그런 책소개 책이려니 했던 게 사실이다. 시중에 많은 책 소개 관련 책이 나와 있다. 어떤 책을 소개하나 싶은 마음에 궁금해 그런 책을 읽어보고 싶어하는 게 사실이다. 그저그런 책이라 여겼으면서도 자꾸 궁금함에 펼쳐보게 된다. 책을 읽고는 늘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기도 하는 나. 이번엔 저자가 읽고 소개한 많은 책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 메모하면서도 즐겁게 했던 것 같다. 일단 작가는 여성이 쓴 작품들을 소개했다. 여성이 쓴 책이 이토록 많았다니. 그리고 저자가 소개한 아주 많은 책들 중에서 함께 읽은 책이 많았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이었다.

 

일단 작가는 이십 대에 읽은 책의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인간의 조건』의 한나 아렌트, 『자기만의 방』의 버지니아 울프,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의 제인 제이콥스다. 저자는 이 작품들을 소개하며, '불멸의 존재이자 지속가능한 멘토, 시시때때로 영감을 주는 존재' 라고 표현했다. 박경리 작가의 책만 읽었을 뿐, 다른 작가의 책은 읽어보지 않아 이 작가들의 책을 읽어봐야되지 않나 하는 의무감이 들 정도였다. 우리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저자가 소개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읽고, 작품들 속에 더 파고들다 보면 미래의 삶에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다고 했다.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책은 총 8장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어떤 캐릭터로 살아갈까?'라는 주제를 가진 챕터가 가장 재미있었다. 성장 스토리를 다룬 책인데, 어렸을 때부터 읽어왔던 책들의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작은 아씨들』의 조, 『빨강머리 앤』의 앤, 『제인 에어』의 제인,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생의 한가운데』의 니나, 『토지』에서의 윤씨 부인, 마지막으로 『캔디 캔디』의 캔디 캐릭터다. 다양한 성격들을 가진 주인공들의 성장을 만날 수 있다. 내가 다 좋아하는 책이며, 캐릭터였을 것이다. 몇 번을 읽어도 늘 감동을 받는 책이다.

 

 

 

아마 성장 스토리를 다룬 부분때문에 김진애 작가의 글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자매들의 모임을 '디어 걸즈' 혹은 '십자매' 라고 했다. 삶의 한 부분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 함께 하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다.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하는데, 다 여자들로만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디어 걸즈' 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 더불어 독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들의 면면은 무척 다양하다.

 

책을 제대로 읽는 사람은 책을 안 읽은 사람보다 여러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말도 잘하게 되고 글도 잘 쓰게 된다. 훨씬 더 세련되고 수준이 깊어지고 또 높아진다. 논리적이 되고 전체를 조감하는 통찰력이 커진다. 사실을 포착하는 구조적 능력도 높아지고 윤리적 수준도 높아질 수 있다. 전후좌우를 살피고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비교 안목이 높아지니 균형 감각이 높아질 수 있다. 상상력이 높아짐은 물론 창조 역량도 높아진다. (325페이지) 

 

여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여성 작가들이 쓴 책들을 읽으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어렸을 때는 차별 받고 컸지만, 차별 받지 않고 살길 바라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책들의 홍수 속에서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나면 무척 기분좋은 일이다. 우리는 각 분야별 책 속에서 우리가 닮고 싶어하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여름 날,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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