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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같이 드실래요? 1
박시인 글.그림 / 예담 / 2015년 9월
평점 :
최근 쿡방이 인기여서 여기저기 방송에서 음식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다. TV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평일에는 아예 없고 주말에 잠깐씩 보면 다 음식하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금요일 저녁 삼시세끼부터 본방사수하고 보기는 한다. 유일한 평일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음식은 누군가와 함께 먹어야 좋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다며 먹는 사람들을 보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것을 알수
있듯, 음식은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 참 달라지기도 한다. 음식을 함께 만들어 함께 먹는 시간이 소중한 것처럼. 함께 음식을 먹으며 친해지고
스스럼이 없어지게 된다.
이제 만화도 음식이 대세인가 보다. 순정만화속 인물들이 표지로 나와 '저녁 같이 드실래요?' 라고
묻는 제목이다. 함께 저녁먹을 사람도 없는 외로운 주말 저녁, 카툰 속의 주인공들에게도 저녁먹을 사람이 생겼다. 그렇다고 연인도 아니고 친구라
부르기도 애매한 사이. 그저 같이 저녁먹는 사람이다. 어느 날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 스테이크 하우스에 갔다가 커플 세트메뉴 할인이라는 말에
우연히 합석하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다. 8년간 사귀었던 남자친구랑 헤어진 도희, 여태 15명의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도화살이 있다는 말에
누군가와 진지하게 사귀는 걸 꺼리게 된 해경의 이야기이다.
둘은 주말 저녁 인터넷이나 하고 맥주나 한잔 하면서 영화보다가 자는 심심한 생활을 하고 있던 차
주말저녁에 만나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 그저 저녁을 함께 먹는 사이. 친구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약간은 어색한 사이였다. 둘은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매주 다른 음식, 추억이 깃든 음식을 먹으면서 말이다.
서로에게 인터넷의 익명의 게시판 같은 이들. 그래서 그럴까 스스럼없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함께 스테이크를
먹고 뷔페, 수제 돈가스, 우동 등을 함께 먹었다.
음식을 함께 먹은 시간만큼 이들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다양한 음식들을 먹는다. 음식을 함께
먹으며 이들도 서로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주말 저녁이 그들에게는 서로 기다리는 시간이 되는 건 당연지사. 이제 그들에게도 함께 이야기하고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할수 있게 된 것. 저녁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주
개인적인 내밀함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인가 보다.
주말 저녁을 함께 먹는 이들을 보며 누군가와 저녁을 혹은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건지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낯선 이들은 친근하게 해주고 이미 친했던 사이는 더
유대감을 갖게 해준다는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와 음식을 함께 먹는 일은 그처럼 사람들을 다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 이거 너무 재미있잖아. 1권 읽고 났더니 다음 2, 3권이 너무 궁금해지잖아. 이들이
풀어갈 그들의 이야기도 궁금하고, 어떤 음식들을 함께 하며 그들 만의 시간을 함께 나눌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