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연애
진소라 지음 / 로크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사랑을 시작했다. 사랑이 무르익어 갈 즈음 밤에 더이상 헤어지고 싶지 않아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된다. 대부분의 연애 소설이 사랑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게 되며 소설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사랑이야기의 해피앤딩은 늘 결혼이었다. 사실 결혼은 새로운 시작인데 말이다. 연애와 결혼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너무 모르고 있었다. 연애가 환상이라면 결혼은 민낯을 보여준다. 서로가 적응해가는 시간이 필요하게 되고 서로에게 적응을 하지 못하면 결국 이혼으로 가는 발걸음도 딛게 된다. 그만큼 타인과 타인이 만나 생활을 같이 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서로 맞춰야 하고 맞춰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불협화음으로 혼란에 빠질수도 있다. 

 

 

  이미 결혼은 생활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혼 이전의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것도 같다.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을 내보이고 서로 확인해 가는 과정이 좋은 것이다. 이 책은 사랑의 시작이 있기 전 결혼부터 하고 사랑을 시작한다는 설정이다. 만약 서로에게 향하는 애틋함을 마음을 숨기고 있다가 결혼한게 아닌 진짜 말 그대로 선을 보고 결혼을 하게 된 커플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시놉시스를 보고 진짜 결혼하고 연애가 시작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특별히 못생기지 않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서 재미있는 연애 이야기가 되겠구나 했던 것이다. 처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오래도록 앞집에서 살았고 부모와도 서로 알았고 결정적으로 남자는 동창생의 형님이었다. 늘상 지나가면서 만나는 사이였고 누군가와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는 그 남자와 선을 보겠다고 했고 선 본지 한 달도 안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다.

 

  먼저 결혼하자고 했고 늘 웃고 밝은 모습이어서 이 여자와 함께라면 결혼 생활이라는 것도 할 수 있겠다 싶었던 결혼. 사랑이야기가 결혼 이후의 사랑을 무리없이 나아갔으면 좋으련만 이 사랑에 있어 지독한 훼방꾼이 나타났다. 바로 남자의 지독한 사랑이었던 여자였다. 그들의 결혼이후의 사랑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것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그렇지. 박정훈과 유지은의 사랑이 순조롭지만은 않겠지. 이들의 사랑이 무사하기를 바랐는데 김은수 같은 복병이 있을 줄이야. 아직도 박정훈을 포기하지 못했는지 유지은과 박정훈의 주변에서 맴도는 여자라니. 이런 캐릭터 정말 싫었다. 김은수가 어서 정신차리기를. 유지은은 박정훈의 사랑이라는 걸 어서 깨달았으면 했다.

 

  사랑이 없이 한 결혼은 역시 이처럼 문제를 만들게 되는구나도 싶었다. 우리의 실제 결혼생활도 많은 문제들과 맞닥뜨린다. 정작 문제에 맞닥뜨렸을때 이것에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속으로 삼키고 있기도 하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되어가는 단계에서 괜찮은 것처럼 웃고 있는 모습이 다가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유지은과 박정은의 결혼하고 1년가까이 되는 시간을 소설로 만나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게 현실일수도 있는데, 우리는 소설에서 우리가 겪지 않았으면 하는 판타지를 원하기 때문에 이들이 이런 아픔들을 피해가기를 바랐다. 결혼이라는 결정이 쉽지 않은 것처럼 이혼이라는 결정은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박정훈의 우유부단함이 참 마음에 안들었다. 모든 일이 괜찮은 것처럼 웃고 있는 유지은에게 저돌적인 행동을 할수 있는 박정훈을 기대했지만 이상하게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발 물러서는 그가 불만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도 실제로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우리가 꿈꾸는 사랑의 판타지대로 모든 것이 다 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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