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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심판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역사를 좋아하는 이로서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소설화 한 책을 꽤 좋아한다. 우리의 역사와 세계의 역사를 더불어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세계의 역사 중에서 중세
시대의 역사를 꽤 좋아하는터라 이번에 읽은 프레드 바르가스의 『죽은 자의 심판』을 읽는 일은 꽤 즐거운 일이었다. 중세 전공의 고고학자였던
작가의 경험을 살려 중세 시대 노르망디의 '유령부대'의 역사와 전설과 함께 추리 소설의 묘미가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파리의 강력계 형사 아담스베르그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소설의 첫 사건은 '빵조각 살인 사건'이었다. 50년을 함께 산 부부가 있었다.
결벽증이 심한 아내를 보다 못해 빵조각을 입안에 넣어 질식사시킨 사건이었다. 그리고 노르망디의 오르드벡에서 온 한 부인이 찾아왔다. 오르드벡의
'중세시대의 성난 군대'의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딸이 어떤 환영을 보았는데 성난 군대가 나타났고 환영속에서 네 사람이 그들에게 끌려가고
있었다고 했다. 그 첫 번째 사람인 남자가 지금 실종된 상태라고도 했다. 성난 군대의 환영을 본 리나는 산 사람과 군대를 이어주는 매개자였다.
중세 시대의 유령 기마 부대인 '성난 군대'의 표적이 된 사람들은 사기꾼이나 영혼이 썩은 사람, 착취자, 부패자 재판관, 살인자라는 것.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은 사람을 성난 군대의 엘르켕 두령이 찾아내 그들을 심판한다는 전설이 있었다. 표적이 된 사람들은 모두 3주안에 죽음을 면치
못했다. 부인의 딸인 리나가 본 환영으로 인해 자신의 자식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를 하러 왔던 것. 그곳 노르드벡에서는 성난 군대에 대한
믿음이 커 부인의 딸이 본 환영 속의 인물이 죽게 되면 결국 마을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자식들의 목숨까지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파리시내에서 방화사건이 있었다. 고급 승용차인 벤츠 속에는 대기업 클레르몽 가의 회장이 타고 있었다. 방화범의 용의자로 차량 열 대의
방화 전과가 있는 모모가 붙잡혀왔다. 모모는 꼼짝없이 클레르몽 회장을 죽인 살인범으로 몰렸고 그가 빠져 나올 방법은 없었다. 아담스베르그는 이
사건들을 어떻게 해결할까. 일단 그는 노르드벡으로 향했고 치안을 담당하는 헌병대 에므리 대위를 만나고, 성난 군대가 지나간다는 본느발 숲을
거닐다가 레오와 레오의 개 플렘을 만났다. 성난 군대의 환영을 본 리나와 리나 가족까지 만났고 아담스베르그 서장은 레오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노르드벡에 진짜 중세 시대의 성난군대가 다녀간 것인지 군대를 보는 사람인 리나가 본 환영 속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진짜 메르켈 대령이 출몰한건지, 누군가 리나의 환영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지 알 수 없었다. 책 읽는 나도 처음엔 진짜
성난 군대가 나타나 그들을 죽인 것일까 생각했었으니까. 그러나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추리소설이므로 역사와 현실을 넘나드는
작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담스베르그 서장과 그에게는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이 있었다. 늘 그의 옆에서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당글라르, 고대의
시를 읊는 베랑크, 커다란 덩치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르탕쿠르, 3시간마다 잠을 자야하는 수면과다증 마르카데, 동물학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부아즈네 등이었다. 이 모두가 한 팀이 되어 움직이는 강력반 덕분에 그들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조금 느리고 보고서도 잘 쓰지 못하는 아담스베르그가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지만 서장만의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이 있었다.
시각적 효과였다. 자신이 본 것을 그 장면 그대로 기억하며 그곳에서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추리소설 속의 다른
형사들에 비해 짜릿함을 주는 매력을 덜했지만 아담스베르그 만의 매력이 있었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활약이 돋보이는 책들을 좀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프레드 바르가스만의 매력이 넘치는 글,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