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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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늘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우리가 예상했던대로 삶이 이어진다면 그 삶은 너무 지루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뜻대로 되는게 좋지만 한편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김으로 인해 우리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삶을 살게 된다. 우리가 오솔길을 걷다가 두 갈래 길에 마주했을때 항상 가던 길을 갈 것인가,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갈 것인가. 어떤이는 가지 않는 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늘 다녔던 익숙한 길을 향해 갈것이고, 이 길이 어떤 길로 이어질까 호기심에 가지 않은 길, 낯선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물론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알수 없다. 두려움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고 말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도 그 길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킬 것인가. 어떤 길을 가더라도 모든 사람이 똑같은 삶을 살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대로, 주변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그 두려움의 길에서 헤어나오고 싶어도 도저히 안될 수도 있는 것. 그게 삶이 아닐까.

 

  어느 날 우연히 자신에게 들어온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한 소년이 있다. 시어도어 데커. 열세 살의 시오라고 불리우는 아이. 어느 날 엄마와 함께 '북유럽 황금기의 명작들' 이라는 주제를 가진 미술관 전시회를 가게 되었다. 엄마와 함께 그림을 보던 중 한 소녀를 발견했다. 미술관에서 어떤 하나의 그림을 보고 그림에 관련된 엄마의 설명을 듣고 소녀가 나가는 것을 보고 무언가를 사러간다는 핑계로 나가다가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미술관은 폭탄 테러를 당했고 소녀와 함께 있던 할아버지는 많이 다쳤다.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켰던 시오는 할아버지의 간절한 부탁대로 그림 한 점과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받았다. 그리고 소녀를 찾았고 엄마를 찾았다. 엄마가 처음 있던 곳을 둘러보고 집으로 가봐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폭탄 잔해속에 엄마의 시체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직 소년이었던 시오는 부자인 친구 앤디의 집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얼마동안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아빠는 오래전에 엄마와 시오를 버려두고 떠났고 연락처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나름 앤디와 앤디네 가족들과 적응되고 있을 무렵 아빠가 나타났다. 시오를 그가 머물고 있던 라스베이거스로 가게 되었다.

 

 

 

  전시회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부탁대로 초록색 초인종이 있는 곳으로 가 호비 아저씨에게 웰티 할아버지의 반지를 건네주고 미술관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소녀 피파이 다친 모습을 보았다. 낡은 골동품 가구를 체인질링하는 호비아저씨를 좋아했고 그에게 그림에 관해 말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비밀에 부쳤다. 아빠를 따라 라스베이거스로 향할때에도 그림을 꽁꽁 숨겼다. 그에게 들어온 그림이므로 그림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 두려웠다. 그림이 자신한테 있는 걸 안다면 감옥에 가고 말것 같은 생각에 두려웠다. 하지만 그림이 너무 보고 싶으면 아무도 없을때 몰래몰래 살펴보았다. 어디에서라도 위작이 나타나고 가려낼수 있을것 같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신의 삶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되는 친구 보리스를 만났다. 엄마가 없던 보리스, 술을 마실때면 폭력을 일삼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년이었다. 먹을 것을 훔치고 물건을 훔치며 정신을 잃도록 술을 마셨다. 외로운 라스베이거스의 생활에서 유일한 친구였다. 그리고 아빠가 죽었다.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시오는 숨겨두었던 그림을 챙겨 호비 아저씨가 있는 뉴욕으로 왔다. 그림을 숨기는 일이 어려웠지만 운이 좋았던지 들키지 않고 호비 아저씨가 있는 고가구 가게에까지 왔다. 호비아저씨를 만난 안도감에 울음을 터트린 시오. 시오는 먼길을 돌아 아버지의 품속 같은 호비 아저씨에게로 돌아왔던 것이다. 이제 그는 새 삶을 살게 될까.

 

  호비 아저씨와 함께 골동품 가게에서 함께 살게 된 시오는 아직도 호비 아저씨에게 그림에 대해 말을 하지 못했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앤디의 형 플랫을 만나게 되었다. 플랫에게서 앤디의 죽음을 들었다. 너무도 상심해 있다는 앤디의 엄마 바버 부인을 만나고 앤디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날, 집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스며들었다. 과거의 고통의 순간을 잊으려 약을 했던 시오. 그림에 대한 의혹과 행방을 알려고 하는 신문 기사들. 그림을 가지고 있는 시오의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 「황금방울새」

 

 

 

우리에게 혼잣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무엇이든 중요하다. 우리가 절망 속에서 스스로에게 노래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무엇이든 중요하다. 하지만 그림은 또한 우리가 시간을 초월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나는 당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나의 독자에게 아주 진지하고 다급하게 할 말이 있는 듯한 기분, 내가 당신과 같은 방에 있는 것처럼 급히 말을 해야 하는 기분이다. 삶은 - 그것이 무엇이든 - 짧다고 말이다. 운명은 잔인하지만 제멋대로는 아니라고. 자연(즉, 즉음)이 항상 이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굽실거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항상 기쁘지만은 않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삶에 몰두하는 것, 눈과 마음을 열고서 세상을, 이 개똥밭을 똑바로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2권, 480페이지)

 

  시오가 미술관에서 보았던 그림. 시오가 가지고 왔던 그림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황금방울새」라는 그림이었다. 사슬로 묶여 있는 황금방울새. 날아다니는 새가 아닌 애완용 새를 그렸던 것이었다. 사슬로 묶인 새처럼 이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시오는 아주 오랜시간 두려움의 시간을 보냈다.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그림이 내 것이라는 생각과 도난 물품으로 신고되어 감옥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공존했던 것. 그럼에도 시오는 그림을 내놓을 수 없었다. 그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곳. 엄마가 고통스럽게 죽었던 것과 연결되는 것처럼. 황금방울새가 사슬에 묶여 있듯, 시오 또한 그림이 자신의 삶에서 족쇄였다. 그는 황금방울새의 철사를 끊어주고 싶었던 자신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어떻게든 풀고 싶었으리라.

 

 

  그림을 가지고 있었던 기간 동안에도 그림에 대한 애정때문에 그는 행복했었다. 모든 절망의 모든 순간에도 그림때문에 버텼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을 간략하게 적으려고 했지만 책에 대한 여운이 아직도 마음속에서 널뛰기를 하는지 장황하게 쓰여졌다. 모쪼록 이해해주시기를. 작가 도나 타트의 전작 읽기가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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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0 15: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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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0 16: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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