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세트 - 전2권
박지영 지음 / 청어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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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에 본 영화가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보디가드」란 영화였다. 철저한 직업관을 가지고 있는 경호원이 인기 가수를 위해 경호를 하게 되고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몰랐던 인기 여가수는 그를 무시하지만 어느새 그를 의지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러브 스토리 이외에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곡들이 히트를 쳐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였다. 그런 이유로 경호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 생겼던듯도 하다. 그 뒤로 경호원에 대한 인식, 유명한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것. TV속에서 비춰지는 경호원들의 모습은 충분히 동경할 만한 직업이었다.

 

 

  여자인 우리가 남자 경호원을 동경했지만, 로맨스 소설의 특성상 이 소설에서는 여자 경호원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여자 경호원이 남성 피경호인을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로맨스 소설이지만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추리형식의 로맨스 소설인 것이다. 이처럼 요즘엔 로맨스 소설도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지는게 새롭다. 사람이 만나 일도 하면서 사랑해야 하고 또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여자 경호원인 지국희. 어느날 (주) 인성기업에서 비서경호로 일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마케팅기획실장의 수행비서이자 경호비서로 일해줄 것을 부탁받는다. 여자인줄 알았던 기획실장은 남자였고, 남자 경호원을 놔두고 왜 여자 경호원을 택했는지 의문을 가졌다. 출근하기로 마음을 먹고 회사로 갔다가 기획실장의 이름을 보고는 낯익은 느낌을 가진다. 그럴리가 없는데 하며 그를 만나고는 오래전 고등학교때 외국에서 살다가 전학온 편범안이라는 걸 기억한다. 편범안과는 한때 좋아하던 사이였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릴때까지는. 여전히 멋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편범안. 그를 피하고 싶었으나 어쩔수 없이 그를 근접해서 경호해야하는 수행비서로 일하게 되면서 오래전의 감정이 되살아 나는 것을 느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편범안. 그는 외국에서 예술사 학위를 따고 공부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친했던 형 기안이 갑작스럽게 죽고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회사에 입사한 터였다. 자살이라는 형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형이 살던 오피스텔에 기거하며 형의 죽음에 대한 나름대로 조사를 하고 있었다. 첫사랑 지국희를 찾아헤맸었지만 찾을수 없었고, 수행비서를 뽑는 과정에서 지국희 이름이 보이자 그녀를 선택했던 것이다. 지국희와 있을때는 한없이 좋은 사람으로, 느긋한 모습으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일에 몰두할 때는 진중하고도 냉철한 모습을 지닌 사람이었다.

 

 

  편기안 이사를 누가 죽였을까. 기안 형은 어떠한 비밀을 가졌기에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일까. 기안의 비서였던 안수인마져 사건이 있었던 때부터 사라졌다가 왜 차에 치여 죽은 것일까. 누구의 사주로 두 번이나 살인사건이 저질러졌던 것일까. 의심이 가는 사람은 경영권 승계를 앞둔 배영수와 배강수 형제인것 같은데, 정말 맞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갖게 하는 내용으로 소설은 전개되었다. 로맨스 소설의 특성상 편범안과 지국희의 사랑은 일도 하고 사랑도 하는 식.

 

 

  추리소설 좀 읽어 본 사람으로서 추리 소설로써의 『지극히 평범한』은 살짝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예상했던 인물이 배후자가 아니었다는 것.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었다는 것.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없잖아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별무리없이 읽혀졌고, 어떻게보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사랑하고 있는 지국희와 편범안을 보며, 그럼에도 사랑을 한다는 것. 그 흔한 삼각관계도 없이 순수한 사랑을 한다는 것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는 사랑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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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빠 2015-05-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서평을 이렇게 정성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