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가 있다면 돌런갱어 시리즈 3
V. C. 앤드루스 지음, 문은실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생각해본다. 우리 부모의 삶이 불행했다면 나는 그 불행을 이어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부모의 불행에서 피하고자 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을 것이다. 내가 만약 부모의 불행을 이어받았다면 내 아이들 또한 내 불행을 이어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든 행복한 삶을 살고 싶고, 부모의 불행을 멀리하고 싶을 테니까. 할수만 있다면 부모의 불행으로부터 멀리멀리 도망치고 싶을 테니까.

 

  이제 안정된 삶을 살것 같았다. 자신들을 다락방에 가두었고, 코리와 캐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던 비정한 엄마의 시대도 막을 내리고, 이제 캐시의 행복한 삶만 남았다. 줄리언과의 첫 결혼에서 얻은 첫 아이 조리, 둘째 아들 바트, 그리고 두번째 남편 폴과의 결혼 생활. 캐시의 모든 것이었던 폴과의 행복한 결혼생활도 끝이 났다. 이제 캐시의 머리칼에서는 흰머리칼이 보이고, 머잖아 캐시는 할머니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조리와 바트의 이야기. 조리와 바트가 장을 번갈아가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나 새아빠 크리스와 엄마 캐시와 함께 살고 있는 조리와 바트. 매년, 일 년에 한번씩 조리의 할머니를 만나고, 아빠 크리스의 어머니를 만나는 일들을 반복했다. 열네 살의 조리, 아홉 살의 바트는 오래전 크리스와 캐시가 다락방에 갇히게 되는 나이와 비슷했다. 삶은 반복되는 것 같다. 캐시와 크리스의 불행이 자식들인 조리와 바트에게로 옮겨간 것 같았으니까.

 

  친아빠를 닮아 아름다운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형 조리를 동경과 질투의 눈으로 바라보는 바트. 그들이 놀았었던 이웃집 저택에 누군가 이사오게 되고, 이웃집 저택에서 검은 옷을 입은 한 여인과 만나게 된다. 이웃집 저택에서 집사일을 보고 있는 노인으로부터 일기장을 건네받고, 바트는 일기장 속의 주인공인 맬컴 흉내를 내게 되며 점점 이상하게 변해간다. 그 와중에 조리는 부모의 과거를 기억해낸다.  

 

 

  점점 이상해져가는 바트를 바라보는 캐시와 크리스는 그가 변해가는 이유를 알수 없어 안타깝다. 바트가 변해가는게 이웃집의 검은 옷의 여인과 집사라는 걸 눈치채는 조리. 그동안 부모에게 비밀로 했었지만 더 두고 볼 수 없어 부모인 캐시와 크리스에게 알리고 그들은 알게 되었다. 이웃집 여인이 자신들의 엄마였음을. 어떻게 그녀가 다시 그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단 말인가. 그로 인해 점점 노인의 말투를 닮아가고 정신이 이상해지는 바트를 바라보는게 너무 아팠다. 또다른 복수를 위해 나타난 것인가.

 

  비운의 가족사가 그들의 아이들을 빗겨가길 바랬지만, 빗겨가 행복하게 살았다면 이 이야기는 계속되지 못했을테지. 계속되는 불운한 삶을 이어가기에 어떻게 될지 궁금함에 계속 읽게 되는게 또한 시리즈의 매력 아니던가. 계속될 것 같았던 캐시와 크리스의 이야기가 끝나가고 그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계속 될수 밖에 없었다. 다락방의 꽃들이었던 그들이 이제 늙어갔다. 그들이 부모를 바라보았다면 이제 자식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삶이 된 것이다. 삶은 그처럼 변해가고 또 어느 한편으로는 계속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처럼 변한 없는 삶을 살지도 모른다. 내 부모의 삶, 나의 삶, 내 아이들의 삶이 제발 같지 않길. 시간이 갈수록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래본다. 나 또한 어느새 내 부모의 삶을 바라보다 아이들의 눈에 비춰지는 부모의 삶을 살고 있다. 아이들의 눈에 내 삶이 행복해 보인다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부모의 상과 비슷하게 느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캐시와 크리스의 삶을 보며 내 삶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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