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돌런갱어 시리즈 2
V. C. 앤드루스 지음, 문은실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일주일 가량을 참았다. 『다락방의 꽃들』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읽기 위해서는 숨고르기가 필요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충격적인 내용이었고, 나는 보통의 생각을 하는 보통의 사람이므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일 뿐이므로. 실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버리는 일도,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엄마도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할지도 모른다. 세상은 너무 넓고, 세상은 아주 많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한다.

 

  오래전 우디 알렌 감독이 자신의 양녀 순이와 결혼했던 적도 있지 않았나. 이런 일이 정말 존재하기도 하는구나 놀랬었다. 미국의 흑인배우 하나도 자신의 손녀딸과의 문제가 있었고, 그는 여전히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걸 보고 놀랜 적도 있었다. 리뷰를 어떤 내용으로 시작을 할까 생각하던 중에 문득 우디 알렌 감독이 생각났던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언론에서 아주아주 시끄러웠겠지만 사생활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같다. 부디,

 

  부디 이 소설은 청소년이하의 학생들은 읽지 않았으면 더 좋겠다. 아무래도 충격적인 내용이고, 아직 미성숙된 자아의 시기에 자칫 혼란에 빠질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하게 성숙되었을때 읽으면 더 좋겠다. 적어도 스무살이 넘은 사람이라면 이것은 상상력의 산물인 소설일 뿐이라 생각할 수 있으므로. 척추 장애로 평생 휠체어 생활을 한 앤드루스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첬을 것이므로.

 

  드레스덴 네명의 인형들 중 하나인 코리를 잃고 캐시와 오빠 크리스, 캐리는 3년 4개월 16일만에 감옥인 다락방에서 탈출했다. 드디어. 악마의 씨라 여겼던 외조부모님댁에서 갇혀 지내다가 탈출했던 것이다. 시간 맞춰 기차를 탔고, 남쪽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을때 갑자기 캐리가 아프지만 않았다면 그대로 남쪽으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삶은 절대 예상했던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의식이 흐릿해져가는 캐리는 치료를 받아야 했다. 버스에 탔던 한 거대한 흑인 여성의 도움으로 자기가 아는 의사 아들에게로 데려갔다. 그의 이름은 폴 셰필드. 그는 의사였고 흑인 여성 헨리에타 비치는 의사의 가정부이자 요리사였다.

 

  폴의 도움으로 캐시와 크리스, 캐리는 폴의 저택에서 지내게 되었다. 안락한 집, 자신만의 방을 가졌고 마음껏 햇볕을 받아도 되었고, 헤니의 요리 솜씨로 점점 건강해졌다. 무엇보다 그들은 자유로웠다. 크리스는 자신의 꿈이었던 의학 공부를 할 수 있었고, 프리 마돈나가 꿈이었던 캐시는 드디어 다시 발레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발레학교에서 검은 고수머리의 잘생긴 줄리언 마르케는 캐시에게 구애를 하고 폴 셰필드 또한 아름다운 캐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 그들을 질투하는 크리스. 엄마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캐시.

 

 

 

  그들의 삶에도 봄이 찾아오는가 싶었다. 이대로 캐시가 엄마를 잊고 크리스처럼 엄마를 용서할 수 있었으면 했지만 어디 인생이란 게 예정대로 되던가.

 

  돌런갱어 시리즈의 첫번째 권인 『다락방의 꽃들』 이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사실, 금기의 사랑, 그럴수 밖에 없었을 것임에도 그 금기에 대한 것 때문에 이 책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가독성도 무척 좋았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계속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에서의 캐시는 엄마를 향한 복수의 일념으로 편집증 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한 방에서 기거했던 아이들 네명, 그 어느 누구 심지어 외할머니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었고, 엄마에게는 커다란 배신까지 당했다. 엄마의 애정을 갈구했지만, 도저히 할 수 없었던 행동을 했던 엄마에 대한 증오가 너무도 컸다. 의지할 데라곤 달랑 네명 뿐이었던 이들의 사랑은 왜곡될수 밖에 없었다한창 예민할 나이의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폭력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들이 자라온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한번 일깨워줬다.

 

  사실 불편한 감이 없잖았다. 엄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캐시가 계획했던 일이 무엇보다 불편했다. 증오와 복수를 향한 열망이 캐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아마 캐시도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로 나타나고 엄마에 대한 증오는 다른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기도 했다.

 

 

  그랬다. 아이들은 더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늘 다락방의 시절로 돌아갔고, 엄마에 대한 갈구가 무산되자 어느 순간 그때 시절에서 자라지 못했다. 한순간도. 더이상 자라지 못한 이들이 안타까웠다. 소설의 마지막은, 삶은 반복되는 것임을 나타냈다.

 

 

덧. 오늘 아침 신문에서 발견한 글인데, 이 소설의 내용과 무난하지 않을것 같아 발췌해본다.

대법은 가사소송법을 24년만에 개정했다. 내용은 학대받는 미성년자녀가 부모의 친권박탈하거나 상실시켜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학대받는 입양자는 스스로 파양신청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어제 뉴스에 나왔던 친엄마의 동거남에게 성폭행 당한뒤 아들을 낳은 십대의 딸에게 동거남을 석방시키려 딸과 혼인신고까지 시킨 비정한 엄마에게도 앞으로는 이 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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