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리스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37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최근 가을을 제대로 느끼면서 시집, 에세이집, 일반 순수문학 류의 책을 자주 읽었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추리소설이 몹시 읽고 싶어지는 감정을 갖게 된다. 추리소설에 대한 목마름이랄까. 같은 문학 종류 중에서도 골고루 읽기를 좋아하는데 추리소설이야말로 생활의 활력을 주기 때문인것 같다. 말랑말랑해진 마음을 단단히 쪼이게 만드는 역할 때문이겠다. 긴장으로 인해 온 신경이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제프리 디버의 소설에 가장 강한 매력을 느낀 작품이 캐트린 댄스 시리즈인 『잠자는 인형』이었다. 사람의 동작을 보고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는 동작학 전문가인 캐트린 댄스의 활약에 굉장히 좋아하게 되어서이다. 제프리 디버의 신작 소식에 캐트린 댄스 시리즈이길 바란 점도 그 때문이었다. 작가의 이번 신작은 링컨 라임 시리즈도 캐트린 댄스 시리즈도 아닌 별도의 작품이었다.

 

제목과 함께 노란 바탕에 권총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에서부터 굉장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살짝 짧은 책이었다. 내용 또한 역순으로 진행된다. 세라라는 딸을 유괴당한 가브리엘라가 자신을 보호하는 샘과 함께 몸을 숨기고 있다. 딸을 유괴하고 옥토버리스트와 함께 미화 50만달러를 내놓으라는 조셉이 찾아와 권총을 발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글의 순서를 볼까. 처음 시작한 부분이 순서의 맨 마지막이다. 내용이 전개될수록 뒷걸음치는 듯 뒤에서부터 앞부분으로 순서가 올라오고, 내용은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결과가 있고, 사건이 있던 날로 돌아가는 형식이다.

 

가브리엘라의 딸을 유괴한 조셉이 권총을 발사해 누가 죽었는지, 가브리엘라의 딸 세라는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가 알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이 역순으로 진행되면서 어떻게 가브리엘라가 경찰의 추적을 받고, 가브리엘라를 도우는 대니얼 리어든과 대니얼의 동료 앤드류나 샘의 정체는 과연 어떻게 된건지 책의 뒷장으로 갈수록 우리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책을 읽다보면, 가브리엘라의 정체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를 도우는 대니얼이나 그의 동료들의 정체도 수상하고,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지만, 경찰의 추적을 간단하게 해결해버리는 가브리엘라의 정체가 제일 궁금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잃은 엄마답지 않은 점이 수상했다. 아이를 잃은 엄마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없을텐데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책의 뒷부분, 즉 사건의 시작을 향해 갈수록 이들의 정체를 더 알수 없었다. 책의 뒷장으로 갈수록 반전의 반전이 전개되는 통에 머릿속으로 사건을 점검해보고, 메모지에 나의 의문점들을 적어가며 책을 읽게 되었다.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특성이 유괴범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긴장감을 주고, 왜 유괴를 저질렀는지, 왜 살인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게 일반적이다. 그에 반해 『옥토버리스트』는 왜 이런 사건이 생겼는지 사건의 처음으로 어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때문에 조바심이 생길 정도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메멘토」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 영화로 제작되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아, 책의 제1부 첫장에 가까워올수록 드러나는 가브리엘라의 정체라니. 새로운 시리즈 가브리엘라의 탄생일수도 있겠다. 책의 앞장에서부터 다 읽고나면, 거꾸로 된 순서 때문에라도 책의 뒷장에서부터 앞장으로 다시 읽어야만 한다. 그래야 사건의 진실이 제대로 드러나게 되므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런 식의 제프리 디버의 소설도 참 좋구나 하고 느꼈다. 자, 다시 책의 맨 뒷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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