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이언 매큐언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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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참 많은 것을 앗아가지만, 또 새로운 사랑이 피어나기도 하는게 전쟁인것 같다. 전쟁 속에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데도, 일상생활은 계속 되고, 아이들 또한 계속 태어나는 걸 보면 사람의 삶이란 어쩔수 없는가란 생각이 든다. 수많은 로맨스 영화중 전쟁에서 피어난 사랑도 많았잖은가. 아마 전쟁이라 더 애틋했을 것이고 모든 마음을 바쳐, 목숨을 다해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왜 갑자기 전쟁 이야기를 하냐면, 이언 매큐언의 『이노센트』는 그의 다른 작품 『속죄』의 연작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후 냉전체제의 베를린에서 머문 한 청년의 이야기는 전쟁이 남긴 상흔의 베를린에서 첩보활동을 도운 영국인으로, 한 남자로서 한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남자가 하는 사랑은 마치 전쟁처럼 속절없이 빠져드는 사랑이기도 하다.

 

 

스물여섯 살의 영국인 레너드 마넘. 그는 체신국의 전신 기사다. 창고로 위장한 미군의 레이더기지에서 소련 육상통신선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돕게 된다. 일명 작전명 골드로 실제 영미 공조작전( CIA와 M16 합동작전)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허구를 가미해 탄생한 작품이다.

 

 

낮에는 지하 터널에서 일을 하고 밤에 베를린 시가지를 걷던 그는 밥 글래스를 따라간 무도회장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마리아를 깊이 사랑하게 된 레너드는 그녀의 집에서 머물며 마리아를 깊이 사랑하게 되고 낮에는 지하터널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누구와도 말을 터놓지 않았고 오직 글래스하고만 이야기를 했다. 순수한 청년이었던 그가 마리아를 사랑하면서 그녀가 전쟁에서 진 나라의 여자라는 사실에 갑자기 그녀를 강간하듯 원했고, 그녀는 그녀의 부모가 있는 곳으로 떠나버렸다. 상실감에 빠져있었던 그는 글래스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녀가 돌아왔다. 이제 마리아와 레너드는 더욱 사랑하게 될 일만 남은것 같다.

 

 

 

 

하지만 삶은 항상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나간다. 그와 마리아의 약혼식이 있던 날. 친한 몇몇의 사람을 초대해 약혼식을 치뤘고, 약혼식이 끝난후 마리아의 집에 돌아가 기다리고 있던 한 사람으로 인해 그녀와 레너드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한 손으로 들지도 못한 무거운 가방을 들고 레너드는 베를린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이제 곧 영국으로 소환되려고 하는 때에, 마리아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그 때에, 레너드는 가장 참혹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그와 마리아와 함께 하고자 했던 삶도 물거품처럼 되어버렸다. 레너드를 바라보면서 인간은 백퍼센트 순수함 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수로, 정당방위로 한 행동이라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고 악랄해 질수 있는지를 레너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사랑했던 여자에게서도 멀리 도망가버리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엿볼수 있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수한 청년의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하며, 인간의 본성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사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된다는 것도 알았다.

 

정치적인 상황, 1955년 여름 베를린의 상황을 파악하느라 초반엔 좀 더디게 읽힌 책이지만, 결말을 다 읽고 나서는 왜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좋아하는가, 그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게 된 작품이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은 이번 작품 『이노센트』까지 총 네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을때마다 반하게 되는 건 그의 문장 실력이다. 타고난 이야기꾼이기도 한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새 주인공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긴장을 하게 되며 읽게 되는게 그의 글의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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