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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얼마전에 읽은
제이슨 모트의 『더 리턴드』가 떠오른다. 사랑했던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온 일이 발생하여 생기는 일들, 감정들을 담은 이야기 였다. 책을 읽으며
돌아오지 않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나 보살피는 그런 감정들이 참 애틋해 보였었다. 우리에게『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으로 너무도 유명한 미치 앨봄의 책을 읽는데 자꾸 그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 그 그리움이 얼마나 깊으면 다시
살아돌아오길 바라고,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커다란 기쁨을 느낄까.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는 죽은 사람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두고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었다.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를 한 번만 들을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만약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 시간을 얼마나 기다릴까. 비록 전화가 걸려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무일도 할수 없는다 해도.
콜드워터라는 허구의
장소에서,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 사람이 생긴다. 믿을 수 없는 기적에 사람들은 놀라워하고, 걸려오는 전화를 기다린다. 죽은 아들에게서
걸려온 전화, 죽은 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 죽은 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 모두 그리운 사람들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아주 짧은 대화지만 그들은
대화를 했고, 아주 짧은 대화에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그리운 이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다는 것에, 천국의 평화로움에 대해 들은 이들은 다시
신을 찾게 되었다. 신은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걸려온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는 기적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이런 일들이
알려지자 방송국에서는 기적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을 취재하러 오고, 신의 기적을 믿고 싶은 이들의 방문자가 마을을 에워쌌다. 자신들도 사랑했던
그리운 이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그들에게 걸려 온 같은 모델의 휴대 전화 구매가 늘었고, 세계 모든 방송은 이 마을, 콜드워터에 시선을
집중했다.
천국에서 첫 번째
전화가 걸려온 날, 설리번이라는 남자는 죽은 아내의 재가 담긴 천사 모양의 유골함을 들고 아들 줄스와 함께 장례식장에서 나왔다. 사랑했던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때문에 괴로워한다. 천국에서 전화가 걸려온다는 내용을 본 어린 아들은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급기야 장난감 전화기를
애지중지 품고 다니며 엄마의 전화를 기다리는 아들을 보며 설리는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전화가 걸려오지 않나 하는 의문을 품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제 작은 마을이었던 콜드워터는 이제 신의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직접 방송에 내보내기 위하기도 하고, 신의 기적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들이 받는 전화가 거짓이라며
시위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들은 현재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쉽게 믿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우리곁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소홀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고서야 그가 머물렀던 공간이 얼마나 컸던 것인가를 느끼고, 함께 있을때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사랑한다고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늦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떠나고 없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사랑했던 사람을 꿈 속에서라도 한번 만나 보길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기적과도 같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기적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기고 귀를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라고 작가는 말했다. 때로 귀찮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전화 목소리도 훗날 한 번만이라도 듣고 싶은 목소리가 되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우리가 마음 먹기에 따라 천국은 언제나 우리곁에 존재한다는
걸 알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