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제시카 : 하루하루 신기하고 분주한 꼬마 아가씨의 반짝반짝 성장기 - 태어나서 다섯 살까지 여행작가 아빠 엄마가 담아낸 사랑스런 일상들
안영숙 글, 최갑수 사진 / 예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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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처음 만났을때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책을 만났다.

여행작가이자 사진작가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다섯 살이 될때까지의 일상들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집이다. 아이들이 내 손을 떠난 시점에서 어린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이뻐하는 그 심정을 알수 있을 정도다. 내 아이는 그렇게 이쁜줄 모르고 키우다가 조카여자아이가 태어났을때의 그 어여쁨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아이의 눈짓 하나, 몸짓 하나에 온 식구들이 웃고 즐거워한 것처럼 나도 조카아이를 보며 깨물어주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을 정도였다.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들이 더 이뻐 보이는게 사실이다. 티셔츠를 입더라도 남자아이들의 옷은 밋밋한데 비해 여자아이들의 옷은 색깔도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다. 앙증맞은 치마를 입을때면 얼마나 예쁜가. 앙증맞은 신발 하나, 어깨에 메고 다니는 조그만 가방 하나도 어여쁨 그 자체이다. 그래서일까. 다시 아이를 가진다면 여자아이를 더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를 키울 때의 즐거움과 기쁨이 더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 아이가 아닌 한 여행작가의 아이인데도 제시카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사진으로 만났을 뿐이었지만, 막 태어나서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까지의 그 모든 일상을 바라보는게 즐거움이었다. 제시카의 일상들이 담겨진 사진집을 바라보면서 나는 오래전 첫 아이, 딸을 키웠을 때의 그 시간속으로 들어갔다. 막 태어나 낮밤이 뒤바뀌어 직장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일, 욕실에서 출근준비하는 내가 불안한지 욕실문을 두들기던 일, 얌전한 아이가 아니라 말괄량이 기질이 있어 식탁 위에라도 올라가면 앞뒤 보지 않고 방바닥으로 쿵 떨어지던 일, 출근했다 돌아오니 거실 바닥 전체에 식용유를 발라놓아 주방세제로 거실 바닥을 오랜시간동안 닦아야 했던 일들이 말이다.

 

 

그때는 그 시간들이 너무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처럼 오래 시간이 지난 뒤에 생각해보면 그때 아이들을 키웠던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평생의 기쁨을 애기였던 4~5년에 걸쳐 다 준다고 누군가가 말했었다. 그 짧은 시절에 평생의 기쁨을 주고 나머지 기간에는 부모 애를 태운다는 말을 듣고는 무릎을 친적도 있었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남자아이들보다 여자아이들을 키우는 재미가 더 있다. 남자아이들도 물론 기쁨을 주지만 여자아이와는 약간 다르다. 남자아이들이 대부분 무뚝뚝한데 비해, 여자아이들은 애교스럽고 곰살맞다.

 

사진집에서 제시카의 표정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입을 삐죽이며 우는 모습, 면을 좋아해 맛있게 먹는 모습, 아이스크림을 얼굴에 다 발라가며 먹는 모습들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제시카는 엄마에게 아빠에게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이였을까. 우는 모습까지도 사랑스러운 아이에 대한 애정이 사진속에 그대로 배어 있었다.

 

 

 

사진집이라 사진이 주를 이루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을 담은 아빠의 사진과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는 짧은 글들 때문에 책 한 권이 금방 마지막 장이었다. 가장 사랑스럽고 어여쁠때의 모습을 담은 사진 때문에 또다시 여자아이를 키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라면, 또 하나 낳아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

 

 

주말에 동생집에서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아이를 낳는 그 시간들을 화면에 담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아이를 처음 맞이하는 부부의 모습을 화면속에서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새생명의 탄생은 언제나 가슴벅차는 순간인것 같다.

 

 

아이들의 어렸을 때 모습을 많이 사진으로 담아놓긴 했지만, 이처럼 사진집으로 나온 걸 보며 이렇게 해주지 못한게 내내 마음에 걸린다. 변변찮은 앨범하나 제대로 없는 둘째아이에게 더욱 미안해졌다. 얼마전에 오래된 사진을 들춰보다가 아이들의 어렸을 때 사진을 보고 그때의 시간들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다시금 아이들의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나 혼자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앨범을 만들고, '그땐 그랬었지' 하는 말들을 서로 나눠보고 싶다.

 

 

사랑스러운 아이, 제시카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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