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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외인구단 - 곧 죽어도 풀스윙, 힘 없어도 돌직구
류미 지음 / 생각학교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들에게나
부모들에게나 가장 힘든시기가 중학교 시절이 아닐까 한다.
우스개소리로
우리나라의 중학생 때문에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잖은가. 그만큼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쩔쩔맨다. 여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말싸움을 하거나 하기 때문에 아이의 반항을 어느 정도
짐작하는데, 남자아이들은 일단 말수가 적어져 버리기 때문에 더 힘들다.
그렇듯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이 아이가 사춘기가 맞나 할 정도로 지나가는 아이도 있는 것 같다. 둘째 아이가 그랬다. 원래 말수도
없었지만, 축구나 농구 등 운동을 좋아해서 주말이면 너댓시간을 운동하는데 시간을 보내서인가, 사춘기가 그냥 지나간 것 같다. 다른 무언가에
분출할 거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운동은 굉장히 좋은 요법인 것 같다. 땀을 흘리며 다른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운동하고 쓰러져 자는 경우가
많아 사춘기 시기를 무난히 넘긴것 같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도 운동을 하면 더 괜찮을거라고 이야기 하곤 했다.
어떤 아이들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폭력이나 기타 다른 이유 때문에 경찰서에 다니는 애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운동에 대한 즐거움을 주고자 만든 프로그램이
동대문 외인구단이다. 서울동대문경찰서에서 중학교 남자아이들을 상대로 야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야구 훈련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맡아주기로
했고, 학생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때로 상담도 해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것이다.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열렬한 야구팬인
저자가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상담자가 되어 쓴 글이다.
저자는 매월 두
번씩 동대문 외인구단의 연습 장면을 관찰하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아이들의 사기를 높여주려 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서서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프로그램이지만 아이들 스스로 하는 운동이기에 아이들에게 더 유익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아이들 스스로 야구 경기를 하며 이기려 했고, 프로 야구
선수들의 가르침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나에 대한 자랑스럽고 충만한 느낌인 자존감 말이다.
우울증이 생기는 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 것과 관련이 많다는 것이
알려졌다. 놀랄만한 사실은 몸을 쓰는 행동, 운동 그 자체가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사람에게 운동을 하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그 자체로 처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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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홉 명이 모여 함께 운동해야 하는 팀 훈련이다.
한 사람만 잘해서는
되지 않으며, 모두가 힘을 합해야 좋은 결과를 낼수 있고, 한마음 한 뜻으로 움직이며 화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동대문 외인구단을 이끌어가는
이들 중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아이들 연습이 있는 주말에도 경찰서 관계자들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열정이 있었고, 아이들 하나하나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가려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있었기에 이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둔것 같다. 해단식을 할때 모두가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야구라는 팀운동을 하며 아이들도 성큼 자란것 같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무언가를 할수 있게 만드는 이런 프로그램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경찰서 입장에서는 이처럼 오래도록
아이들에게 신경을 쓴다는 게 힘든 일인줄 알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각 지역마다 존재한다면 굉장히 좋은 영향을 주리라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