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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라지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월
평점 :
지금까지 할런 코벤의 작품을 여러 권 읽어왔지만, 그의 작품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점은 그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다. 스릴러 소설임에도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 그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만든다. 스릴러 소설의 주인공이 형사이거나 프로파일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을 다룬다는 것. 그는 그런 사람을 내세워 피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 어느 누구든 가슴아픈 일임엔 틀림이 없다. 가해자의 가족은 가해자의 가족대로 상처를 입고 살아가고, 피해자의 가족 또한 피해자의 가족만이 느끼는 상실감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할런 코벤의『영원히 사라지다』에서는 피해자의 가족과 가해자의 가족을 이야기하며, 가해자일수 있는 가족의 동생의 시선으로 이 내용을 이끌어간다. 첫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윌 클라인은 자신의 첫사랑을 형이 죽였다는 굴레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머니가 숨을 거두게 되어 돌아온 집에서 윌은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산책을 하다 줄리의 집앞에서 멈추게 되고, 그 집을 바라보다가 나오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첫사랑 줄리를 살해하고 형이 사라져버렸다고 여태 알고 있었는데, 형이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릴때 자신이 의지했던 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어려운 일이 닥칠때마다가 형을 의지했고, 형도 자신을 많이 챙기고 사랑했다는 것을 기억했다. 첫사랑 줄리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이제 윌의 곁에는 사랑하는 실라가 있다.
실라에게 청혼하려고 했건만 실라는 짧은 메모만 남겨두고 사라져버렸다. 윌은 첫사랑을 잃었던 만큼의 고통으로 사랑하는 실라를 찾으려 애쓰고, 그가 알아왔던 실라에 대해 새로운 점들을 발견한다. 그의 곁에는 실라를 찾는데 도움을 주는 친구 스퀘어스가 있다. 스퀘어스와 함께 가출한 청소년들을 돕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윌의 안타까운 시선도 보여지고 있다. 그들은 가출한 아이들에게 따스한 쉼터를 제공하려 하지만 아이들은 그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피하는 등 그들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책에서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가출한 청소년들이 당하는 피해, 그들을 이용해 매춘을 강요하고 마약 중독이 되게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춘기때 만났던 친구들과의 얽힌 관계에서 드러나는 폭력성 또한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가 가족을 보는 시선은 내 가족이라는 시선 때문에 곱게 보는 경향이 있고, 좋은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반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내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만큼 따스하지 못하다. 결국에는 타인이기 마련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의 아주 큰 묘미는 반전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할런 코벤의 추리소설 또한 반전의 반전의 묘미가 있었다. 모든 일들이 해결되겠구나 싶으면 다른 모습이 있었고, 설마 하는 마음에 내용을 읽다보면 또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 마지막 장이 가까워 올때의 그 반전이란, 정말 기대하지 못했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랄까. 배신감이 들 정도로 큰 반전을 선사하고 있었다.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보여주는 할런 코벤식의 스릴러,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