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앙상블
시월야 지음 / 청어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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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를 즐겨 읽지만(최근에는 생각보다 많이 읽지는 못한다) 시대물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아니면 잘 읽게 되지 않는데, 이 책은 내가 모르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일단 책소개에 있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에 그것도 여인의 몸으로 남자에게 혼인을 청한다는 내용에 혹 했음이다.

 

여인의 몸으로 쉽지 않음에도 남자에게 혼인을 청해야 한다는 사실은 여자 주인공에게 어쩔수 없는 사연이 있을테니 말이다. 책 뒷 표지에 보면, '꼭 혼인을 하자는 확답을 받아와야 한다. 알겠느냐? 그 자리에서 옷고름을 푸는 한이 있더라도 꼭 확답을 받아야 이 집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야'라고 적혀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효진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효진의 처지, 어떠한 사연이 있길래 여자의 몸으로 혼담을 청해야 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로맨스 소설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캐릭터는 여자 주인공이 강한 캐릭터다.

남자의 말에 꼼짝을 못하는 청순가련형 보다는 자신의 일을 직접 헤쳐 나갈수 있는 강단이 있고, 명민한 여자주인공이 좋다. 책 속의 여자 주인공 효진이 그런 캐릭터여서 반가웠고, 효진을 만나게 되는 남자 주인공 준수 또한 효진의 그런 면에 호감을 갖는다. 물론 외모가 출중하니 반하는 건 당연지사고. 이에 맞서는 준수 또한 그 이름처럼 준수한 남자다.

 

그들이 사는 시대에서 사는 이들 김준수와 윤효진은 보통 가문의 사람들이 아니다.

양반 출신이되 조양상단을 이끄는 대행수 김준수는 도성에서 이름난 부자다. 그런 그를 사위로 삼아 자신의 출세길에 발판을 삼으려는 양부 윤정한에 의해 김준수와의 혼담을 진행해야 하는게 효진의 과제다.

 

 

둘의 첫 만남, 준수는 효진을 시험하기 위해, 또는 효진의 양부를 다스리기 위해 기루에서 만나자고 청한다. 아직 혼례를 올리지도 않았을뿐더라 처자에게 기루에 나오라는 처사는 옳지 못했지만, 기루에까지 나갈수 밖에 없었던 양부의 처지였다. 로맨스 소설의 공식 답게,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혼담이 오고 갔지만, 당차고 강단있는 성격과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그들은 서로를 많이 좋아한다. 그 둘 사이에는 그 흔한 삼각관계가 없는게 또 마음에 들었다. 둘을 향한 사랑과 둘의 사랑에 걸림돌이 될 사람들을 가볍게 정리하는 준수의 행동이 후련하기까지 하다.

 

사랑에 냉정할 것 같은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헤어나오지를 못한다더니 준수가 그 꼴이다.

뭐,, 준수가 효진의 치마폭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에 흐뭇하기까지 했으니까. 로맨스 소설은 역시 달달해야 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웃게 만드는게 진짜 좋은 것 같다. 기분이 우울해지지도 않고 읽으면서 즐거웠던 소설이었다. 시월야 라는 작가 처음이었고, 작품도 첫작품인것 같은데 생각보다 느낌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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