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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프로젝트
그레임 심시언 지음, 송경아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실제로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을 만나면 굉장히 힘들것 같다. 제대로 대화가 되지 않을 뿐더러 동문서답하고 있을게 뻔해 보이니까. 하지만 나에게 그런 사람이 다가왔을때 어떤 느낌일까. 더구나 속절없이 마음에 들어오면 어떻게 할까. 자꾸만 부딪히면서도 눈길이 향하게 되고 자주 만나고 싶어할까. 사회성은 결여되었지만 밉지 않은 남자,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남자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돈 틸먼이라고 39세이며, 유전학 교수이고 잘생기고 똑똑한 데다 요리 실력까지 뛰어난 남자다. 그런 그가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모든 준비를 끝내놓고, 결혼할 여자를 찾는다. 그는 아내 프로젝트 일환으로 열여섯 장으로 된 설문지를 돌리며 결혼 상대자를 찾고자 한다. 그가 싫어하는 여자는 약속 시간 늦는 여자와 담배 피우는 여자, 채식주의자 등등 이다. 그런데 그녀 로지는 이 모든 것에 해당되는게 많다.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채식주의자 일 뿐더러 담배도 피우는 여자다. 아내 프로젝트의 대상자에서 뺏지만 왠지 그녀가 싫지 않다.
그녀 로지 자먼, 29세이며 바메이드이다. 자신의 아버지인 필이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고자 한다. 엄마가 의대생일때 만난 남자가 생물학적 아버지 일것이라 생각하며 유전학 교수인 돈 틸먼을 찾아온다. 친아버지가 분명 엄마의 의대 동기 중의 한 명 일거라고 생각하고 아버지를 찾기 위한 아버지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다. 어머니와 사진을 찍었던 졸업생 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그들의 DNA를 채취하게 된다. 로지의 가족과 친구처럼 지냈던 의대 교수등을 만나며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일까 궁금하다. 사회성은 부족하지만, 로지의 아버지를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로지는 그를 달리 보게 된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을까.
『로지 프로젝트』는 그레임 심시언의 장편소설로 꽤 유쾌한 소설이었다. 또한 로맨틱한 소설이었으며 한 남자가 자신의 계획하에 삶을 살아가다가 어쩌면 무계획적으로 살고 있는 듯한 한 여자를 향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 주는 부분이 특히 감동적이었다. 자신의 진짜 모습,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보아주고, 사랑하는 일이다. 로지가 돈에게 마음을 열면서도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것이 돈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돈은 자신의 나름의 감정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조금쯤은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서게 된다. 나의 어떤 모습이 상대방이 싫어하는 거라면, 나의 말투가 그에게 거슬린다면 말투를 바꾸려고 하고, 상대방이 싫어할 행동을 삼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고, 사랑하는 상대방에 대한 조그만 배려이다.
추운 겨울과 어울리는 소설.
누군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가 점점 좋아진다면 읽어볼 소설. 또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