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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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게 『연을 쫓는 아이』다. 그리고 다음에 읽었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잊을수 없다. 우리에겐 생소한 나라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되었던 책이기 때문이다. 그 책들 때문에 할레드 호세이니 라는 작가 이름을 머릿속 깊이 새겨 넣기도 했었던 이름이다. 그러한 작가의 신작이 이번에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작가에 대한 무조건 적인 신뢰가 이 작가에게도 적용시킬수 있겠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작가라 그런지 할레드 호세이니는 조국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들이었다. 『연을 쫓는 아이』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을 뒤로 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아프간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다루었다. 또한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의 힘든 이야기들을 담은 내용을 담았었다. 두 작품 모두 가슴 뭉클함으로 다가와 이번 작품 또한 굉장한 기대감으로 읽었다. 이 작품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프랑스 미국 등의 나라에 거주하는 이들의 이야기, 가족이야기를 담았다.

 

아프가니스탄의 샤드바그에서 살고 있는 아버지 사부르와 새어머니 파르와나, 남동생과 살고 있는 압둘라와 파리. 이들 가족에겐 아프가니스탄의 겨울이 혹독했다. 일자리를 찾지만 모든 가족이 살기에는 너무 가난했던 가족. 압둘라에게 여동생 파리는 아버지이자 친구였다. 파리를 낳자마자 죽은 어머니 때문에 파리를 어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키운건 압둘라였다. 어려운 형편에 사준 신발을 여동생 파리를 위해 새의 깃털과 바꿀 정도로 파리를 애지중지하는 오빠였다. 가난때문에 아버지는 파리를 나비 삼촌이 일하는 곳, 카불의 부잣집에 입양을 시킨다. 압둘라와 파리는 이 이별을 알지 못했고, 그들의 앞엔 새로운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너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느꼈다고 말하는데, 나는 부재만을 느꼈지. 근원도 모르는 모호한 고통이랄까.  (555페이지)

 

할레드 호세이니는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여러 화자들로 이야기를 이끈다.

화자들이 여러 명이라 몰입과 집중력이 약간 흐트러지는 면이 없잖아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내부에서, 외부에서의 그들의 상황들을 알수 있다. 압둘라와 파리의 상황들을 60년에 걸쳐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다른 화자들을 끌어들여 아프가니스탄 인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볼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나비 삼촌과 여주인인 닐라를 향한 마음, 술레이만의 나비 삼촌을 향한 마음을 알고 복잡한 심경을 뒤로 하고 파리와 함께 파리로 향하는 닐라는 파리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 파리의 마음속에 부재를 심어 주었다.

 

 

 

 

이 이야기의 주된 축은 압둘라와 파리 남매의 슬픔과 부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압둘라는 파리를 기억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마음때문에 슬픔을 느꼈고, 뜻모를 슬픔이 찾아오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슬픔때문에 마음속 부재로 인한 고통이 파리에게 남았다. 그들은 60년 세월의 먼 길을 돌아온다. 현재의 미국에서 생활하는 아프간인들도 결코 조국의 일들을 모른척 할 수만은 없을 테니 그 고통이 함께한다는 것도 알겠다.  

 

책 속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들을 만날 수 있다.

60년에 걸쳐 이야기하는 아프가니스탄의 가족에 관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가족을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만나볼 수 있게 한다. 난민으로 떠돌면서도 조국에 대한 생각을 잊지 않았고, 애써 동생에 관한 마음을 달랬지만, 기억을 잃고도 그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한 늙은 남자의 슬픔을 보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의 첫머리에 있었던, 아버지 사부르가 압둘라에게 들려주었던 동화의 내용이 떠오른다. 다섯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악마에게 한 아이를 내어줄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슬픔이, 이 책 전반에 흐르는 내용으로 어우러져 있었던 것 같다. 더 좋은 환경에서 잘 살아주기를 바랬던 한 아버지의 염원이, 아이들로 하여금 슬픔과 부재의 고통이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이 슬픔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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