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의 세상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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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폈을때, 책을 들어가기 전 '작가의 말'을 읽었을때, 작가가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꺼냈을때, '이 이야기 어쩐지 따스하겠구나' 그랬다.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작가의 책을 읽지도 않았을때, 작가의 느낌에 한 걸음 다가간 느낌이랄까. '작가의 말'부터가 마음에 들어왔다. 또한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달팠던 지난한 삶의 자리를 향해 할머니가 가고 싶어 했다'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어왔다.

 

 

가족이란 건 그런 존재인가.

가족때문에 울 일이 많고, 가슴 아픈일도 많지만, 결국엔 가족밖에 없을까.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는 친구를 응징하기 위해 잠입한 우빈과 그의 친구들, 타워팰리스의 어느 한 가정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엄마 지수가 있다. 빚 때문에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마트에서 일하지만, 비정규직에도 들지 못하는 딸 세영, 경호업체에서 한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었지만 하루 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은 아빠는 회사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고, 집에선 치매때문에 잠긴 문 안에 있어야하는 할아버지 최인보가 이들 가족이다. 다섯 명의 가족은 경제적 상황때문에 모두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들. 어느 날 갑자기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각자가 있는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살기 위해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애쓰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직장을 그만 두게 한 사람들을. 지나가는 한 소녀를. 움직이지 못한 환자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중, 그들은 서로 가족을 찾는다. 무심함으로, 미움으로 전화조차 제대로 나누지 않는 가족이었지만, 그들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을때, 그들은 가족의 휴대폰 번호를 눌러,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엄마, 울지 마, 내가 있잖아.

 

내가 있잖아.  (88페이지)

 

 

 

 

가족은 그런 것 같다.

위기에 처했을때, 서로에게 지긋지긋한 존재였지만, 가장 먼저 부르는 이름은 가족 뿐이다.

그들이 그 날만 되면 일 년에 한번씩 그곳에 모였듯이, 그들에게는 가야 할 곳이 있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지진이 일어난 곳에 있지만, 갑자기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그곳으로 가야만 했던 것이다. 치매로 인해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한 소녀를 살리고 그곳으로 가고자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가족애를 볼 수 있다.

 

 

우린 살아날 것이다. 모두 살아서 만날 것이다. 내일이 있기에.  (269페이지)

 

 

살아야겠다는 강한 열망, 가족을 향해 달려가고자 그들의 하나되는 마음들이 보였다.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어도, 가족을 만나야겠다는 강한 열망으로 인해 그들에게도 희망이 남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죽음의 고통속에 있었을때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이 보였다. 이들에게 안식을,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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