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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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참 방황을 하던 십대때 만난 사람들이 평생의 삶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달라지기도 하는 걸 우리는 시간이 지난후에야 느낄 수 있었다. 그 사람을 만나서 진짜 다행이었음을. 그 사람을 만나서 내 삶이 이렇게 좋음을 느끼게 된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너무너무 고민이 될때 한 권이 책이 삶의 방향을 정해줄 수도 있는 일. 나에겐 책들이 그랬다. 수많은 고민들로 번민의 밤을 보낼 때 몇 권의 책들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내게 책이 그랬던 것처럼, 싱클레어에겐 데미안이 그랬다.

 

 

열살의 에밀 싱클레어가 막스 데미안을 처음 만나 스무살까지의 삶을 나타낸 글로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열살에 처음 만난 데미안. 싱클레어가 라틴어학교에 다닐 때 그보다 두살 정도 많아 보이는 데미안은 보통의 아이들보다 달랐다. 눈빛도 어른 같은 눈빛이었고, 행동도 어른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가 도둑질을 했다고 프란츠 크로머에게 거짓말을 했다가 진짜로 도둑질을 하게 돼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을때 그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학교에서 교사가 카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도 선생님의 말씀하신 것과 다른 견해를 알려주기도 한다. 

 

  

모든 사람의 삶은 제각기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의 시도이며 좁은 오솔길을 가리켜 보여주는 일이다. 그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건만,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9페이지)

 

 

또한 김나지움에 대한 학교에서 학교 다닐때 성적으로 고민할때 그에게 나타난 젊은 숙녀를 보며, 그는 베아트리체라 부르며 고민을 하며 그녀에 대한 마음이 꿈으로 나타난다. 꿈에서 그는 영리한 소년의 모습으로, 숙녀의 모습으로 보이고 그는 그런 마음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려 한다. 그가 그린 그림은 자신이 모습이기도 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데미안의 모습이기도 했다. 그는 왜 데미안을 잊고 있었던가 그가 그리워짐을 느꼈다. 그가 꿈속에서 보았던 그림을 그렸고 새매의 그림을 데미안에게 보내자 데미안은 '새는 힙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도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110페이지) 라는 쪽지를 써 싱클레어에게 보내준다.  

 

  

 

 

나는 때때로 그가 부담스러워서 주인처럼 쫓아버리곤 했지만, 그래도 그 또한 내게 보내졌음을, 내가 그에게 준 것이 그에게서 두 배가 되어 내게로 왔음을, 그도 역시 내게 길을 안내하는 사람, 또는 길 자체임을 느꼈다. 그가 내게 가져오는 정신 나간 책들과 문헌들, 거기서 그는 치유 책을 찾았는데, 그런 책들은 내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147페이지)

 

데미안이 전해준 쪽지에서  '아프락사스'란 말이 나오는데 나는 그게 궁금해 검색해 보았지만 자세히 알 수 없었다. 책의 뒷편에 실린 안인희 번역작가의 설명에서보니 '아프락사스'는 신이면서 동시에 악마의 신인 존재였다. 신을 받아들이고 악마가 자꾸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오려할때 그걸 견제할 수 있는 마음들을 다독이는 것.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나 진정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알수 있었다.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  

 

자신의 삶에 어떤 길을 갈까 알 수 없을때 누군가가 자신에게로 다가와 미래의 길을 열어주는 것. 수 많은 번민의 세월 속에서 데미안 한 사람으로 인해 그는 번민의 시간들 속에서 견딜 수 있었다. 데미안의 모습이 자신이고 자신의 모습이 곧 데미안이기도 했던. 자신의 길 안내자였던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운명처럼 엮여져 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한 사람쯤, 데미안 같은 사람이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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