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고 라운드 - Navie 291
심윤서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집 근처에 공방이 있어 그 근처를 지나갈때마다 유리창 너머로 안을 들여다 보길 즐긴다.

손재주가 전혀 없지만 책 속에서나 영화에서 보는 공방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렇게 멋져보여 나도 그렇게 무엇하나라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다. 물론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밖에서는 그렇게 늘 서성거린다. 집 근처에 있는 공방은 그릇이나 화분 들을 만드는 공방이다. 진열되어진 투박한 물품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꼭 배워보리라 생각해본다.

 

 

최근에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축제가 열렸다. 귀찮아서 잘 가지 않는데 신랑이 근무라며 같이 따라가자고 해 가본 그곳 축제 장에서는 70~80년대의 물건들이 나왔고, 서울의 인사동 쯤되는 예술의 거리에서는 우리의 옛날 미술품이라든가 한국적인 물건들이 많았다. 지나가는 길에 만난 창호지를 붙여 만든 스탠드로 사용할 등을 보고는 손이 많이 가 비쌀지라도 꼭 그걸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을 했다. 급하게 가느라 구경도 제대로 못했지만, 한지 붙여진 그 등이 자꾸 눈에 어른거린다.

 

 

책속에서 이렇듯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좋다.

이 책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실연의 아픔을 뒤로 하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평소부터 하고 싶었던 목공예를 시작한다. 시대극에서 많이 볼수 있는 고가구 이를테면, 느티나무 단층 머릿장이나 소나무 반닫이 같은 고가구 말이다. 이런 고가구가 궁금해 찾아보니 아주 어렸을때 우리집에 있던 물건들이었다. 안방 창문이 한지를 붙인 문이라서 우리집 안방과도 가구가 잘 어울릴 것 같아 갖고 싶은거라 더 관심이 갔다.

 

 

 

 

책을 보신 분들 중에서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으신 분들이 꽤 많을 걸로 안다. 그 책에서는 잘못 보내진 이메일로 인해 어느새 사랑의 감정의 생긴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분들이 그 책을 읽으며 가슴이 콩닥거리는 걸 느꼈을 것이다. 『난다의 일기』의 심윤서 작가가 이번에 이메일로 이루어진 내용의 책을 새로 썼다. 자신만의 온전한 가족을 갖고 싶은 여자, 윤은홍과 말라비틀어진 북어처럼 건조한 남자, 이각모의 사랑이야기이다. 겉으로 보기엔 행복할 것만 같았던 이들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었다. 그 아픈 상처를 이겨내어 소중한 사람이 내 곁에 왔을때, 그 사람을 멀리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일도 조금씩 상처가 아물어져 가는 과정이었을 거라 생각된다. 자꾸 얼굴 빨개지는 은홍을 자기가 키웠던 고양이 오월이라 부르는 각모 씨의 서툰 애정 표현도 싫지 않았다.

 

 

이메일로 된 소설의 특성이 내가 상대방에게 표현한 감정 만을 알기 때문에 연애 당사자의 직접적인 마음을 알 수 없어 애타는 마음이 들고는 한다. 이제 그만 둘이 대화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기고. 하지만 연애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간접적으로만 알수 있기 때문에 둘의 사랑에 더 애틋해지는 것 같다. 또한 조심스럽게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 자신의 마음들을 형님에게, 형수에게, 이모에게,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털어놓는 편지 형식의 글에 내 마음이 저절로 설레였다. 사랑이란 무릇 설레임이란 걸 보여준 작품이었다.

 

 

심윤서 작가의 신작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내가 기대했던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우리 곁으로 다시 왔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반가운 마음과 이렇듯 설렘을 주는 내용의 책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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