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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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소설에서 나는 인간들의 잔인성을 보았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 질수 있는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인간들을 죽이는 것쯤은 아주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들. 인간이 인간을 죽여야 하는 그런 잔혹성을 보았다. 사람을 죽여놓고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하물며 전쟁속의 적군이라도 내가 살자고 남을 죽이는 것. 보통사람이라면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일이다. 물론 사이코패스는 제외해야겠지. 그들이 전쟁을 벌이는 이유,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들이 진짜로 노리고 있는 것은 지하에 잠들어 있는 막대한 석유 자원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 책은 특정집단을 절멸시킬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대량 학살한다는 뜻을 가진 『제노사이드』라는 책이다. 표지에서부터 한 아이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과 함께 아이의 모습 안에는 해골들이 무수히 많다. 표지에서부터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수수께끼 같던 유언을 풀게되는 약학 대학원생 고가 겐토와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의 목숨을 위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피그미족을 말살해야하는 임무를 띄게 된 조너선 예거의 이야기가 주축으로 이루어진다. 작품에서는 전쟁을 좋아하는 미국의 대통령 번즈 정권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임무를 띄고 파견한 용병들의 목숨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가는 고가 겐토의 입을 빌어 일본이 저질러왔던 관동대지진이나 난징대학살에 대해서도 일본의 악랄함,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 책을 읽은 많은 일본인들을 불편하게 했다고도 한다. 또한 예전의 고 이수현을 연상시키는 말을 하며 신약을 개발하려는 고가 겐토를 도와주는 한국인 이정훈을 내세워 그의 한국사랑을 내보이기도 했다.

 

 

책에서는 아버지가 연구하던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 신약을 개발하는 겐토의 모습에서 다카노 가즈야키가 얼마나 치밀하게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알수 있었다. 마치 약학을 공부한 사람들처럼 전문가적인 내용에서도 막힘이 없었다. 또한 미국의 정책과 군사행위 등 실상를 보여주엇고  콩코 내전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자원을 약탈하기 위한 역사적인 아픔들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하이즈먼 리포트 같은 경우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간의 진화 때문에 궁극적인 지성을 가진 신인류의 탄생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까도. 초월적인 지성을 뜻하는 '누스(Nous)'는 체모가 없는 살갗, 짧은 손발의 인간의 유아와 비슷한 비대한 머리와 세살배기 어린애와 흡사한 모습을 가졌다. 그런 누스가 아프리카 탈출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 지켜보다보니 한 마디로 통쾌했다.

 

 

추리소설 기법으로 쓰여진 이 책은 인간의 잔학성과 그럼에도 인간을 살리고자 애쓰는 인간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의 위안을 받게 한 작품인것 같다. 아주 재미있는 작품을 만났다.

 

 

모든 생물 중에는 인간만 같은 종끼리 제노사이드를 행하는 유일만 동물이기 때문이네. 이것이 사람이라는 생물의 정의야. 인간성이란 잔학성이란 말일세. 일찍이 지구상에 있던 다른 종류의 인류, 원인이나 네안데르탈인도, 현생인류에 의해 멸망되었다고 나는 보고 있네. (472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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