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빗댄 언어로, 자아 형성 과정에서 ‘자신은 남과 다르다’ 혹은 ‘남보다 우월하다’ 등의 착각에 빠져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인터텟 속어를 중2병이라 한다. 라고 네이버 위키백과에 나와 있는 말. 나는 중학교 2학년의 아이들을 '움직이는 폭탄'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도대체 속을 모르겠어서이다. 큰 딸이 중학교 2학년때를 생각해보니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였던것 같다. 방문을 걸어잠그고 매일 나와 말다툼을 하며 나도 딸아이를 굉장히 미워했던 시기였고 걱정스러웠다. 현재 아들녀석이 중학교 2학년. 이 아이 역시 사춘기를 앓고 있는 아이다. 그나마 딸보다는 순하지만 남자아이들은 순간에 변할수도 있으니 역시 걱정스럽다. 별일없이 사춘기가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그나마 아들녀석은 축구며 농구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게 그나마 사춘기를 수월하게 보내고 있나 싶다.

 

 

아들녀석이 중학교 2학년이기때문에 역시 중학교 2학년인 여자 아이들을 많이 알고 있다. 또한 아이들의 엄마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그들의 고민을 자주 듣는다. 내가 바라보는 남자아이들의 사춘기는 일단 말수가 줄어든다. 어떤 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게 빠지는 애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누군가를 잠깐 사귀기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다니는 시기를 보내는 것 같다. 여자 아이들 같은 경우는 사춘기를 왕따를 당하느냐와 시키느냐로 갈라지는 것 같다. 어떤 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다가갈수 없을때 친구와 그 아이들을 왕따를 시키고 있다. 몇 명의 친한 친구들을 만들어 몰려 다니며 다른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아이에 대해서 나쁜 말을 퍼뜨린다. 친했던 아이와 싸우기라도 할라치면 부모에게 짜증을 부리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다. 친구들과의 유대관계가 유난히 좋은 여자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아픔을 겪는것 같다. 내 사춘기를 기억해보아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처럼 요즘의 아이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아이들을 둔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 걱정을 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며, 다른 아이들을 왕따 시키는 여자아이랑 아들 녀석이 사귄다고 했을때 나는 사귀는 걸 반대까지 했다. 이쁘기만 하면 뭐하냐며 친구들을 왕따시키는 아이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몇 일만에 헤어져 다행이란 생각까지 했으니 그 아이 엄마가 안다면 기겁을 했을 것이다.

  

 

 

내가 딸아이의 사춘기를 겪었고 현재는 아들녀석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요즘, '날 죽여주지 않을래?'라고 살인을 청부한 이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사춘기 시절, 지금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했다. 살인을 청부한 중학교 2학년 아이 고바야시 앤의 마음이 내 아이들, 내 친구들의 아이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니 읽는내내 가슴이 아파왔다. 아이들은 이렇게 고통을 겪는구나. 엄마가 '빨강머리 앤'을 좋아해 앤이라고 지어주는 이름조차 아이들은 버거워하고 힘들어한다는 사실 또한 부모와 아이들과의 괴리감이 상당히 크다는 걸 느꼈다. 앤이 도쿠가와에게 살인을 주문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죽을 것인지 둘이서 만나 이야기 하는 과정들이 나오는 걸 보고 문득 두려워졌다. 내가 건네는 말 한 마디에 아이는 상처를 받고,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행동들에도 아이들은 짜증이 난다는 것. 역시 가장 힘든 건 친구들과의 관계라는 것들이 그랬다.

 

 

불안한 아이들의 심리를 있는 그대로 표출한 츠지무라 미즈키 라는 작가의 이 책을 보며 곁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사실적인 묘사에 공감을 하며 읽었다.  사춘기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 앞으로 사춘기가 될 아이들을 둔 부모가 읽으면 더 좋겠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이렇게 극단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부모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녀석에게 이 책을 읽히고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물어보려고 한다. 또래 아이들이 느끼는 그 모든 고민과 감정들을 어떻게 느낄지 자못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