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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1 - Navie 272
진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우연히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책 한 권을 읽고 반해버린 작가.
그 뒤로 전작을 다 찾아 읽어보고, 신작이 나올때마다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작가.
그의 작품을 거의 챙겨놔야 마음이 편해지는 내가 애정하는 작가가 있다.
그녀의 신작이 나왔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신작.
꿈보다 먼저 절망을 배우고 세상의 아름다움 보다는 추함을 먼저 깨우친 소녀이되 소녀가 아니었던 송기제의 이야기. 마음이 아픈 송기제. 사랑보다는 성공을 꿈꾸었던 기제. 오로지 해우 하나 빼고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수 없었던 기제. 해우를 정리하고 자신이 얻고자 하는 길을 가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엔 해우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었다.
스무 살의 기제, 세상에 대한 적의로 가득차 있었던 그때 열여덟 살의 해우를 만났다.
빛처럼 반짝였던 그때, 모든 사람들에게 시니컬했던 기제는 이상하게 해우에게만 마음을 열었다. 그의 순수함. 자신을 향한 열정이 싫지 않았다. 처음 만났던 때부터 기제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해우. 그는 기제의 모든 것, 자신의 가족과도 연결된 것을 알고도 기제를 놓기 싫었다. 기제 아니면 그 어느 누구도 마음에 들여놓지 못했던 그. 반듯하고, 절대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 그런 해우였건만, 자신이 가진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그는 기제와 함께 하고 싶었다. 기제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팠다. 그녀의 마음을 알면서도 쉽게 다가가지를 못했다. 그녀가 행복하기만을 바랬던 것이다. 기제의 마음속 깊은 슬픔까지 사랑했던 해우.
요즈음의 사랑.
한낱 머물다 간 사랑쯤으로 여길 법도 한데 그들은 사랑을 목숨처럼 지니고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쿨한 사랑을 한다던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을 쿨하게 생각하고 이별하는 그들보다 해우와 기제는 십 년을 그렇게 마음속으로 서로를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픈 기제.
기제가 행복했으면 했다.
해우를 만나 밝은 삶을 살길 바랬지만 자신의 잘못도 아닌 과거의 일로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갔을때 차라리 난 안도했다. 기제가 자신의 마음을 애써 바라보지 않고 다른 삶을 살려고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슬픔을 바라보지 못하고 저 먼 곳만을 바라보려는 기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로맨스 소설이지만 보편적인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기제의 아픈 삶은 우리를 많이 속상하게 한다. 연애소설 속의 주인공들의 사랑을 보는 것처럼 많이 달달하지도 않다. 하지만 우리가 기제를 버릴 수 없는 점, 해우가 그녀를 한시도 잊지 못했듯, 그녀의 삶이 좀더 많이 웃기를 바랬다. 오로지 해우가 그녀의 삶에 웃음을 주었듯 그렇게.
해우야, 해우야, 해우야.
기제야, 기제야, 기제야.
그들이 서로를 그렇게 불렀던 것처럼, 나도 가만히 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