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초 : 연인들 사랑의 기초
정이현 지음 / 톨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살아오면서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했다. 처음 하는 사랑의 이별에 너무도 가슴이 아파 죽을것만 같은 느낌을 갖기도 했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과의 자잘한 이별들. 가슴이 아플 정도로 이별이 힘들었지만 그동안 많은 이별을 연습했던건지 이제는 이별하는데도 그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다. 서운하고 아쉽지만 또 볼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의 많은 이별 연습에 이별의 아픔에도 어느 정도 무뎌진것도 같다. 그래도 이별은 역시 슬프긴 하다. 마음이 약한 나는 저절로 눈물이 흐르기도 하더라.

 

 

 

 

나는 러브 스토리를 좋아한다.

러브 스토리만큼 나를 기쁘게 하는 것도 없다. 러브 스토리를 읽으며 나는 사랑을 꿈꾸고, 그들의 사랑에 동조하며 주인공 들의 감정에 깊이 이입되어 보게 된다. 그러면서 나는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기대되는 러브스토리를 읽었다. 알랭 드 보통과 공동기획한 장편소설로 알랭 드 보통은 사랑에 대한 낭만주의자인 40대의 남자 벤이 말하는 부부 이야기를 담았다면 정이현은 이십대 남여의 가장 보통의 연애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에 대한 환상과 러스 스토리의 끝은 결혼이라는 해피앤딩을 다루지 않았다. 우리가 많이 겪어왔던 보통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첫만남.

민아와 준호는 그들의 첫만남을 각각의 방식으로 기억했다. 서른 살의 준호. 그의 기억은 셔츠에서부터 시작됐다. 예전 애인의 200일 기념으로 사준 셔츠를 기억했고, 몇 번의 연애에서 그녀들이 사준 셔츠를 외면하고 다른 셔츠를 입고 가기로 한 준호. 그는 입고 있는 셔츠의 얼룩으로 인해 진한 녹색의 카디건을 하나 사 그 얼룩을 가리고 두살 연하의 그녀를 만나러 나갔다. 그를 이해해 줄 것 같은 여자를 만났다.

 

 

 

 

스물여덟 살의 민아. 두분이 모두 공무원인 그녀의 부모는 정년 퇴임 전에 결혼시키려고 은근한 채근을 하고 있었던 차에 대학 동창으로부터 소개팅을 제안받는다. 소개팅 날 머리를 감으려고 샴푸를 하려하지만 샴푸를 사야한다는 걸 깜빡한 민아. 그녀는 미용실로 향한다. 개인적인 욕실을 갖고 싶은 그녀, 그녀가 좋아하는 바닐라 향이 나는 샴푸를 오로지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날을 꿈꾸는 게 그녀가 생각하는 결혼이었다. 소개팅에 나온 남자는 같은 동네에 살고 무언가 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결혼을 꿈꾸는 미혼남녀의 사랑. 이들은 운명적인 사랑을 꿈꾼다. 그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으로 사랑하고, 자신의 모든 이상을 꿈꾼다.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내가 감추고 싶은 것은 최대한 늦게까지 몰랐으면 하는 것. 언젠가는 말해야겠지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감추고 있다가 우연하게 다른 사람으로 알게 되면 느끼는 실망과 신뢰에의 부정때문에 사랑하는 이들은 때로 힘들어한다. 내가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지. 조금은 불안하다. 준호와 민아가 느끼는 점들을 각각 이야기한다. 그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어떠한 이유로 점점 시들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사람의 이별이란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막 사랑에 빠져 있을때 어느 누구의 말도, 어느 누구의 시선도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그 사랑이 무르익고 어느 정도 권태에 빠질 때쯤 아주 작은 사소한 것 하나에서 조차도 말다툼을 하고 자기 마음을 몰라 주는 것 같아 실망하곤 하는 것 같다.

 

 

 

 

핑크빛 로맨스 소설을 기대했던 내게 이들의 덤덤함은 좀 의외였다.

연애소설은 연애소설 다워야 하지 않느냐고 외쳐보고 싶지만, 이 또한 연애소설의 다른 모습이니 할 말이 없다. 이들의 덤덤함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다가와 우리 곁의 누군가를 보는 것 같았다. 많이들 이렇게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연애 한 번쯤 안해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니, 사랑을 한 번쯤 해 본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도 닮은 모습에 많은 공감을 할 것이다. 혹은 뜨끔할지도 모르지. 에필로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에필로그가 없었기 때문에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을 오래도록 남기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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