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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지구마을 여행 - 꼭 한번은 떠나야 할 스물다섯, NGO 여행
이동원 지음 / 예담 / 2012년 5월
평점 :
세계일주를 꿈꾸었던 스물다섯 살의 청년이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인 유럽 등 선진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왔다. 우리가 마음속으로는 도움을 주어야지, 또는 TV에서 그들의 실상을 보면서 마음아파하곤 했던 곳으로의 여행.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까 생각하고 떠났던 NGO를 찾아 하게 된 여행이다. 책이나 영화속에서 보아왔던 인물들을 직접 만나고 싶고 조금 특별한 여행을 하고자 동남아에서 남미까지의 NGO에 수많은 이메일을 보냈고 답장을 받아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웠다. 남미 여행을 위해 스페인어를 배우기도 했다. 지구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접하고 싶어 떠난 여행기.
여행지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스무살 시절 곧잘 혼자서 여행을 떠났었다. 배낭을 꾸릴때 어느 여행가의 말처럼 쌓던 옷을 몇개 더 꺼내고 돈은 더 추가해서 떠났던 여행. 혼자서 계룡산을 찾았던 날, 나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던 여자분을 만났다. 내 나이보다 열 살 정도 더 많아 보이던 분. 나도 혼자, 그분도 혼자여서 우린 이야기를 나누며 산을 내려왔고 저녁이 되어 잠잘 곳이 필요해 같이 민박집을 이용하게 됐다. 같은 방에서 둘이 자는데 속으로는 내심 불안했다. 배낭속에 넣어둔 여행 경비 때문에 깊은 잠을 잘수가 없었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했지만 방을 비울 수가 없어 화장실 가고 싶었던 것도 참았다. 원래도 집 떠나면 잠을 잘 못자는 습관이 있지만 그 날은 돈 때문에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아침이 되어 둘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는 공주를 향해, 그 분은 다른 곳을 향해 헤어졌다. 공주 가는 버스는 계룡산을 타고 내려오던 길이었는데, 버스안에서 나는 조금씩 졸면서 그 여자분한테 얼마나 미안했던지 모른다. 괜한 사람 의심을 했던거다. 나이도 어린 내가 여행하는데 그분은 생각하고 나랑 같이 민박집에서 하룻밤 묵어준건데도 나는 내 돈을 훔치러 온 사람이 아닐까 의심만 했던 것이다. 이 책속의 청년처럼.
앙코르와트를 보겠다고 간 캄보디아 버스 안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 주겠다는 똘라 아저씨. 똘라 아저씨는 그가 찾는 숙소를 향해 공짜로 뚝뚝이를 태워다 주겠다해서 탔지만 자기 돈을 뺏어가지 않을까 의심하고 두려워하면서 타고 갔지만 그게 아니란 사실을 알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앞섰던 이야길 했다. 그는 이야기 한다.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 친구이자 가족이 되었다고.
휠체어를 제작해 캄보디아 전역에 '기부'형태로 보내는 소반 아저씨.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그 아저씨가 사실은 난민 캠프에서 배운 영어라고 했을때 놀랐다.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살기 위해 영어를 배웠던 소반 아저씨를 보며 자신의 열네 살과 비교하며 아저씨에 대한 희망을 응원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는데 대학 학자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소반 아저씨에게 청년 동원은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었다.
매년 두세 차례 항해를 통해 세계 전역을 여행하면서 평화, 인권, 반핵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NGO 피스보트 항해에 참여했다. 피스보트 크루즈 여행에서 평화를 꿈꾸는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아저씨를 만나기도 했고,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았던 이도 만난다. 그리고 남미여행에서의 멕시코 해변에서 거북이를 지키는 이들. 곰을 보호하려는 안드레스, 소년 광부들의 막장 인생을 접하며 청년 동원은 안타까워하고 울음을 삼킨다.
7개월 간의 여행을 하고 온 동원 청년,
그는 그 7개월간의 시간 동안 삶의 겸허한 자세를 배운 것 같다. 자신이 얼마나 편하게 살아왔는지, 그들을 위해 무얼하고 싶은지. 친절하게 대해준 그들에게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는 그. 마음의 빚더미를 벗고자 이 책이 많이 팔려 이자라고 갚을 수 있었으면 한다는 그의 바램. 나도 그러기를 바래 본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에게는 내 아이들이 동원 청년처럼 삶의 열정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것 같다. 동원 청년처럼 젊은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내가 지금 힘들다고 다가올 미래도 어둡지 않다는 것. 그의 열정을 보며 삶의 희망을 다질 것 같다. 우리들의 조그만 정성이 그들에게는 생명을 연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여행을 떠나서 우리는 한층 성숙해져온다. 이 청년을 보니 우리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처럼 열심히 사는 청년들이 있어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 이 책의 인세는 지구마을 여행을 함께한 NGO에 기부합니다. 라는 이 문구를 기억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