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오아시스 1
나자혜 지음 / 가하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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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삶.

내 삶 속의 오아시스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사막을 건널때 오랫동안 물을 만나지 못해 죽을만큼 갈증이 심할때 만나는 오아시스처럼 우리 삶에서도 그런 오아시스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는 삶의 오아시스 같은 사람을 꿈꾼다. 그 사람이 내게 나타나기를. 그래서 내 삶이 핑크빛으로 빛날수 있기를. 그 사람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그러한 소설이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아주아주 잔잔하게 진행되며, 그들의 느린 사랑이 우리에게 설렘을 주는 내용이다.

 

 

재스민 향의 바람이 강하게 날리던 날 오만의 공항에서 한 남자, 한 여자가 만났다.

그들의 만남은 지금이 처음이 아닌 11년 전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서로가 너무 힘들었을때, 누군가의 위로가 너무도 절실했던 때, 한 사람은 다른 이에게서 안도를 했고, 한 사람은 안도를 한 이에게 아주 작은 선물을 주었다. 그게 서로에게 위로가 될 줄이야. 그것이 그들의 인연이 될 줄이야. 아주 좁은 엘리베이터에서의 만남이, 서로에게 조심스럽고,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그 11년 전에서부터 인연이었고, 서로에게 위로였던 것이다.

 

 

그녀, 이수민.

자기가 다리 두 개를 잃고 기어가는 해변의 게처럼 느껴졌던 이. 노을을 등지고 걷는 낙타같다고 생각했던 이. 그래서 그가 마음을 나누자고 했을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자신이 다칠까봐. 혹은 그가 실망할까봐. 더욱 움츠려들고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하지만 그에게로 가는 시선은 멈출수가 없다. 그와의 눈맞춤, 손맞춤, 마음맞춤이 너무도 설렌다. 그와의 마음 맞춤이 떨리기만 하다.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의 얼굴에서는 눈송이가 마구 터졌다. 폭죽처럼. 그와 있으면 늘 손에, 얼굴에 정전기가 일었다.

 

 

그, 민지완.

대추나무 같은 사람을 만났다. 자신은 아니라고 했지만 언제부턴가 그녀가 마음에 들어왔다. 그녀의 말 한 마디,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 작은 시선 한 자락에 떨림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지 못했다. 그냥 필요에 의해서, 적당하니까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고 생각했다. 좀처럼 자신의 진짜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그녀의 진심이 궁금하다. 그녀의 속마음을 말해 달라고 하자 그녀 수민은 따옴표 열고 자기 속말을 하고 따옴표를 닫는다. 그녀의 작은 몸짓 하나에 떨리는 마음을 감추느라 힘들기만 했다.

 

 

사는 것은 가진 시간을 조금씩 태우는 것. 가끔은 흔들리고 휘청거린다 할지라도,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미약하면 미약한대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짊어지는 것. 그 삶은 내가 나를 믿는 만큼 위대하고 내가 나를 의심하는 것만큼 초라한 이야기  (2권 290페이지 중에서)

 

영혼은 낙타의 속도처럼 걷는다는 아랍 속담이 있단다.

우리의 영혼을 너무 빨리 보내지는 않는지,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일이다. 서로에게 삶의 오아시스가 되는 이들. 서로에게 안녕이길 바랬던 이들의 느린 사랑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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