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결혼 - 정원

아찔한 결혼 - 어느 검사의 결혼 이야기
정원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2년 3월

왜 이러십니까, 이혜나 씨

삐쳤습니까, 이혜나 씨

누가 이런 말을 한다면 굉장히 딱딱한 말로 들릴 것이다.

소위 다,나,까 같은 군대용어 같잖아. 그런데 다른 사람이 아닌 나한테만 이런 말을 자주 한다면 특별한 말로 다가오는것도 같다. 냉정한 것 같은 그 말이 마음속에 깊이 들어오니 말이다. 무언가를 거부하는듯 하면서도 싫지 않는 그 말. 마음속에 많은 것을 담아 조심스럽게 건네는 듯한 그말이 이렇게 정겹게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다. 주인공이 저런 말을 할때마다 괜시리 피식거리며 미소가 지어지고 내 마음이 이혜나 씨 인듯 가슴이 두근거리더란 말이지.

진부한 주제를 담았다.

검사가 피해자로 보이는 고등학생과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집에 살고 있다.

피해자인 아버지는 국회의원 모씨와 그 하수인인 조폭들에게 살인 누명을 쓴듯하고, 그들에게 살인을 당했다고 믿는 검사였던 형의 복수를 다짐하는 검사, 서태윤과 이혜나의 사랑이야기. 아빠는 살인범이 아닌 누명을 쓴거라며 1인 시위를 했던 이혜나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보호자를 자청한 혼인신고. 그런데 보호하고만 싶었던 어린 그 아이를 언제부턴가 마음에 담았나 보다. 한 집에서 남남처럼 그렇게 살고 있었지만 이혜나 또한 서태윤이라는 남자가 점점 마음으로 다가온다.

일년 재수해 아버지의 무죄를 꼭 밝히겠다며 법대에 다니고 있는 혜나에게 파릇파릇한 건휘 녀석이 좋아하는 표정을 보인다. 그게 싫어 질투하는 서태윤 검사의 모습, 사랑이란건 역시 질투할 대상이 생기면 전전긍긍하게 되며 마음을 표현하고 만다.

이처럼 아주 진부한 주제를 담았지만 작가의 글을 풀어내는 게 참 마음에 들었다.

너무 앞서가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 작가 참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읽은 건데 괜찮더란 말이지.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역시 왜 이러십니까, 이혜나 씨. 이렇게 말할때다.

또 이혜나의 연적이었던 선영 언니의 남자친구 이수혁이라는 변호사가 마음에 들었다. 사랑앞에서 저돌적이며 질투의 화신이었던 남자. 이 남자를 주인공으로 해도 재미있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