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방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
그냥 알고 싶은게 아니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우길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과는 다른 부모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내보이는 것을 싫어하고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한다. 아이들은 그냥 얘기해도 될것을 숨기려들고, 친구들과만 얘기하려는 것이다. 부모들도 아이들처럼 그런 적이 있으면서도 자신들도 한때는 반항아 였다는 걸 새까맣게 잊고 아이들만 나무라는 것이다. 왜 제멋대로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곧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아이들을 자신만의 아이려니 생각하고 보호하려고만 애를 쓴다.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이 있는데도 우리는 그 염려때문이라며 아이들을 엿보고자 한다.


실제로 내 친구중 하나는 아들녀석이 하도 문제를 일으켜 아들 몰래 녀석의 문자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치를 해 놓았다고 한다. 그 친구의 아들녀석이 현재 중학교 3학년인데 한때 가출의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문자를 주고 받았는지 궁금하기도 했을 것이다. 실제로 내 아들녀석도 아예 휴대폰을 들고 살고 문자며 메신저를 이용해 친구들과 이야기하길 좋아하는데 휴대폰을 보면 아예 처음부터 다 비밀번호 설정이 되어 있다. 때로는 아이들의 어떤 친구랑 무슨 문자를 주고 받는지 혹은 주로 누구랑 통화하는지 궁금해 보려고 해도 아예 차단이 되어 있는 것이다. 아이한테 왜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았느냐니까 '제 프라이버시 잖아요.' 이런 말을 했다. 그걸 알면서도 부모인 나는 궁금하긴 했다. 세상이 하도 무서우니까라는 변명으로. 


나도 아이들의 부모라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들의 친한 친구가 자살한 뒤로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는 아들 녀석을 보는 마음이 나도 내 아이를 보는 것처럼 그렇게 느껴졌던것이다.  아이를 믿고 싶지만 혹시라도 나쁜일이 생길까봐 종종거리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되었던터다.


책을 읽기 전 나는 이 책을 접하면서 자주 보고는 하는 피가 튀기고 범인을 잡기 위한 일반 스릴러물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뒤집은 책이랄까. 제목처럼 문제가 있어 보이는 아들의 방에 염려하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설치하고 아들을 찾아 헤매는 부모와 한 여자가 살해되고 또 다른 여자가 실종되어 그 사건을 해결하는 이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살인사건이 생긴 어처구니없는 이유까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일이 이 책에서는 주축이 되어 있지 않고 상처를 받은 아들과 다른 집의 자살한 아이의 부모, 또한 누군가의 한 마디의 말로 상처를 받아 아이들한테 따돌림을 받은 아이와 그 부모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가족이란 대체 무엇인지, 가족을 믿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 혼자서 해결하는게 그게 진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조심스럽게 알려준다.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다였다.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대하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해주면 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너무도 무작위적이어서 그보다 더한 것은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인생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다. (513페이지 중에서)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한마디 말이 상대방에게는 제대로 살아가기가 힘들 정도로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마디의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잖은가.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인격체로 나와는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를 위한 다짐이기도 하다. 내 아이이되 내 개인 소유물이 아니므로 아이들을 대할 때도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대하고 존중해줄 것. 아이들을 사랑할 것. 아이들을 학부모의 시선으로 보지 말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볼 것. 이런 것들을 생각해본다.


할런 코벤의 책은 두 번째인데 이 책은 가족에 대한 화두를 던져 준다. 상을 많이 받은게 책 읽는 사람한테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미스테리 부분 문학상을 3개나 석권했다는 이런 홍보글에 동조를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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