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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평점 :
『모스크바의 신사』와 『우아한 연인』의 작가 에이모 토울스의 세 번째 작품 『링컨 하이웨이』는 과실치사로 소년원에 수감되었던 소년 에밋 왓슨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조기 퇴소하여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에밋 왓슨의 어머니는 어릴 적에 집을 나갔고 아버지의 죽음 뒤 농장은 채권자에게 넘어갔다. 에밋 왓슨에게 남은 건 여덟 살 동생 빌리와 아르바이트로 산 연푸른색 스튜드베이커 랜드크루저 한 대뿐이다. 그는 빌리와 함께 텍사스로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에밋 왓슨이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면 재미가 없을 터, 소년원의 같은 호실을 썼던 다소 엉뚱한 더치스와 울리가 에밋 왓슨을 태우고 온 소년원 원장의 차 트렁크에 몰래 숨어들었다. 부자인 울리의 할아버지가 남긴 유산 15만 달러를 나눠 갖겠다는 더치스의 계략으로 이들의 여정이 순탄치 않을 거로 보인다. 텍사스로 가겠다는 에밋 왓슨과는 반대로 동생 빌리는 오래전에 엄마가 보낸 엽서를 가져와 엄마를 찾으러 가야 한다고 말한다. 링컨 하이웨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캘리포니아로 가자고 말이다.
삶은 예정대로 되지 않는다. 가고자 하는 길에 늘 장애물이 따르는 법이다. 더치스의 계략으로 차를 빼앗긴 에밋 왓슨은 무사히 캘리포니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부터 모험의 시작이다. 더치스와 울리의 유산을 찾기까지의 여정과 에밋과 빌리가 돈 한 푼 없이 뉴욕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이것이 관건이다. 에밋과 빌리 형제의 여정은 모험에 가깝다. 화물기차에 무인 승차하여 뉴욕까지 가기로 하는데, 뜻밖의 인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돈을 빼앗으려는 자와 도움을 주는 자는 나뉘기 마련, 이들의 모험에서도 이런 인물이 동시에 등장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에밋 왓슨의 행동이다. 그는 왜 여덟 살 빌리를 혼자 두고 그렇게 나가느냐다. 똑똑하지만, 빌리는 아직 어린 아이다. 어른의 교묘한 꾐에 빠질지도 모른다. 물론 위험한 상황에서 화차 안이 안전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빌리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에밋이 없었다는 게 문제다. 소설은 다양한 등장인물이 화자로 등장하여 소설을 이끌어간다. 에밋과 더치스, 울리와 샐리, 존 목사와 율리시스까지, 그들의 생각을 아낌없이 들려주는 식이다. 소설은 총 열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열흘간의 일정을 다룬다는 것을 말한다. 10장에서 9장, 마지막 1장으로 구성된 이유는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것과 비슷하다.
에밋 왓슨은 과실치사로 소년원에 들어갔지만, 더치스나 울리가 왜 소년원에 들어갔는지 그 이유는 여정의 중간 이후에 드러난다. 아버지를 찾는 더치스, 더치스를 버렸던 아버지의 행동, 왜 더치스로 불렸는가가 그 이유다. 남부러울 것 없는 부잣집 아들인 울리 또한 마찬가지다. 다소 욕심이 많은 세라 누나의 남편이 있긴 했지만 어떤 이유로 소년원에 들어갔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 마음이 아프다. 엉뚱하기는 하지만 착한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행동을 바로 이끌어줄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인물과 1인칭 시점의 화자가 다른데 그 이유 또한 작가의 의도가 드러난 부분이다. 소설의 주인공으로 여겼던 에밋 왓슨의 행동에 자꾸 의문이 들었는지 그 이유와 같다. 오래된 서적 <에버커스 애버네이스 교수의 영웅, 모험가 및 다른 용감한 여행자 개요서>를 스물다섯 번이나 읽으며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도록 잉여 군 배낭을 꾸린 빌리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목숨이 위험한 순간, 가진 것을 다 빼앗기는 순간에 재치를 발휘하여 해결하는 인물인 것이다. 열여덟 살의 소년 세 명보다 오히려 뛰어난 인물이라고 보면 되겠다. 자기가 생각한 바를 향해 돌진하는 저돌적인 힘을 발휘하며, 모든 이들을 친구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을 가졌다. 물론 존 목사만 빼고. 악의를 가진 자에게 대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빌리가 읽었던 책은 빌리의 삶 속에서도, 그들이 하는 모험 여행에서도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책 속의 인물을 비교하며 작가의 뜻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온 인물을 평할 때마다 책 속의 인물을 떠올리며 파악하고 미래의 일까지 예견할 수 있다. 천재적인 소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빌리는 배낭의 책을 소중히 여긴다. 카운트다운의 마지막 숫자에 다가갈수록 소설의 절정에 다다른다. 어린아이의 말이라고 하여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어른보다 나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존중할 줄 아는 어른을 바라본다. 우리 모두 에버커스 애버네이스 교수처럼, 자기가 다 쓰지 못했던 마지막 두 장을 위해 모험을 떠나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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