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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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게 김기태 작가의 보편 교양이었다.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센세이셔널한 느낌이었달까. 내면으로 파고드는 작품 즉 심각하다 못해 내가 어떤 이야기를 읽었나 고민에 빠지는 게 아닌, 보통 사람들의 풍경들이 보였다. 심각한 상황보다는 유머와 위트가 있는 작품을 원할 때 적재적소에 나타난 거 같았다.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고팠던 것 같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위안 혹은 공감이랄까. 머릿속에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가 하나씩 꺼내주는 느낌이었다. 한 권의 작품을 읽었을 뿐인데, 더 출간된 작품이 없나 찾아보게 만드는 작가였다.



 

최근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 장르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순문학에서도 추구하는 주제가 달라졌다. 퀴어나 SF 등 이전에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주제의 작품이 나와 읽는 즐거움이 커 독자로서 만족한다.





 



전부터 소개팅 프로그램을 재미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나와 달리 주변 사람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SOLO> 출연자들이 인터넷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하던데, 아마도 이 프로그램에서 따온 듯한 롤링 선더 러브는 상당히 위트있는 작품이었다. ‘사랑이 좀 하고 싶다는 맹희가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 신청하며 일어나는 내용이다. 맹희가 자기를 가리켜 나 조맹희. ~.’로 시작하는 말은 왜 이리 웃기냐 말이다.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썼던 과거의 어떤 날들이 떠올랐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즐거움의 한순간을 롤링 선더 러브에서 즐겨보시라.

 



음악성과 대중성을 접목한 아이돌 가수의 등장은 많은 이들을 열광시킨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그가 만든 음악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고, 굿즈 뿐만 아니라 팬덤을 형성해 그들과 끈끈한 우정을 나눈다. 김기태의 소설에서는 아이돌 음악에 관련된 내용이 두 편 실려 있어 음악에 관심이 많은 작가인 거로 보였다. 로나, 우리의 별세상 모든 바다가 그렇다. 잠실에 모인 세모바의 팬 중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하쿠와 그날 만났던 영록과 나누었던 대화가 그를 해진으로 이끌었다.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는 순간과 바닷물의 차가움이 공존한 세상과 닮아있는 것 같다. 코로나를 거치며 TV 채널에서는 수많은 경연이 넘친다. 특히 한 장르의 음악 경연이 여기저기서 나오는데, 오래전에 발라드 가수였던 이들이 트로트로 전향해 애쓰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내 마음과는 달리 그들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한 권의 소설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무겁고 높은에서는 제2의 장미란 같은 역도를 꿈꾸는 소녀가 나온다. ‘오늘도 미래를 듭니다라고 외치는 송희다. 왜 하필 무거운 걸 들겠다고 하는지, 100킬로그램을 드는 자신을 상상하는 송희에게 좋은 소식을 기대해보지만, 세상은 냉정하다. 그 무거운 바벨을 번쩍 드는 순간을 수없이 상상했을 송희에게 또 다른 내일의 희망을 기대해본다.



 

, 팍스 아토미카의 주인공이 나라면 정말 힘들 거 같다. 현관문 앞에 선 남자, 자기가 직접 문을 닫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수없이 되뇌는 남자의 모습을 보라. 미칠 것 같은 느낌이 온전히 전해졌다.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이 소설에서도 음악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음악은 많은 이들을 아우르는 분야인 것도 같다.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진주와 니콜라이의 삶을 들여다본다. 특별한 삶이 아닌 보통의 삶을 사는 우리 주변 인물을 볼 수 없다. 가난이라는 이름을 밝히기보다는 그저 삶을 이야기한다. 따뜻한 밥 한 끼를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지난한 삶을 사는 인물들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라는 독일인의 시에서 유래한 기립하시오 당신도!’라는 밈이 압권이었다. 궁색한 사정을 안고 오늘을 사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조금 슬펐다.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 이들의 희망은 당장은 요원해 보이지만, 언젠가는 찾아오지 않을까.

 



김기태 작가의 이름을 알게 한 게 이 작품이었으니. 도대체 어떤 작품이기에 이렇듯 이름이 자꾸 오르내릴까.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중요한 소설집이다. 아홉 편의 작품들을 읽고 났더니 그의 장편은 어떤 느낌일까.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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