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골동품 서점
올리버 다크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묘한골동품서점 #올리버다크셔 #RHK

 

런던의 새크빌스트리트에는 1761년에 문을 연 소서런 서점이 있다. 소서런은 중고 서적 및 인쇄물을 취급한다. 고서점의 수습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 올리버 다크셔의 책과 서점, 책 판매자로서 성장하는 에세이다. 일자리 면접을 위해 찾은 고서점의 문턱을 밟는 순간 책의 마력에 빠지고 만다. 그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현재에도 여전히 건재한 소서런 서점에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고서적을 바라보는 감정과 누군가 내어놓은 책을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모험은 책을 좋아하는 자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서점은 책을 구하는 사람에게 이윤을 남기고 팔아야 한다. 해서 값이 나갈 책을 사야 한다. 책에 깃든 사연을 듣다 보면 정작 값이 나가는 책이 없는데도 붙잡혀 있어야 한다. 서점에 찾아오는 사람, 일명 스핀들맨이 나타나면 직원들은 다 사라지고 저자가 그 앞에서 맞이하는 장면을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내의 권유로 책을 처분하기로 한 남자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가 생각난다. 자신만의 애정으로 책을 소장해 왔으나, 값이 나가느냐고 물었으면서도 저자가 다녀간 뒤 연락을 끊었던 남자에 대하여 공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값이 나가지 않아도 책에 얽힌 추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처분하기란 쉽지 않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책을 정리하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많은 책을 처분하지 못했던 나처럼 말이다. 책에 얽힌 추억까지 버리는 것 같던 그 기분을 알까.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이 가진 희귀 서적으로 누군가의 관심을 끌고 싶을 때 첫 번째로 넘어야 할 장애물은 드물어야한다는 것이다. 찾기 힘들어야 한다. 희귀 서적 판매자로서 말하면, 사람들은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물품에 돈을 지불하게 되어 있다. (99페이지)


 

각 장이 시작될 때 소서런에서 소장하고 있는 골동품 박, 성서 낭독대, 나무로 된 모자걸이, 외양간 올빼미, 존 밀턴의 흉상 사진을 게재했다. 책뿐만 아니라 골동품을 소장하여 희귀해지는 순간 좋은 가격으로 매매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물건이나 책을 구매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매하는 줄 알면서도 구하고 싶은 마음에 손을 내밀었던 걸 기억할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막을 방법은 없다. 책이 결국 필멸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다. 책을 금고에 넣어 단단히 잠그고 아무도 그 책을 감상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그 책은 조금씩 먼지가 되어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 (180페이지)


 

전부터 느낀 바지만, 집에 어떤 책이 있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책 목록 작성이다. 서적 판매인에게 목록을 작성하라고 하면 기꺼이, 즐겁게 작성하는 걸 보고 엑셀 파일을 만들었다. 일단 읽던 책 기묘한 골동품 서점이 첫 번째 목록에 자리했다. 안방에 있는 읽지 않은 책, 시리즈 몇 권을 입력하다 보니 금세 몇십 개의 목록이 나왔다. 시간 날 때마다 입력하면 언젠가는 다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희귀한 물품이 가득한 서점이 아직 존재한다는 게 놀랍다. 누군가는 고서적을 다루는 게 마음이 들어 일하고 있고, 귀한 작품을 찾아 헤매는 이들이 있어 가능하다. 이거야말로 고서점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책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희귀한 책들을 찾는 사람이 있기에 오늘도 고서점의 책 판매인들은 희귀한 책을 찾기 위해 애쓸 것이다.

 

 

#기묘한골동품서점 #올리버다크셔 #RHK ##책추천 #문학 #에세이 #에세이추천 #영미에세이 #영미문학 #소서런 #소서런서점 #Sotheran’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