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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사투리 - 서울 사람들은 이거 어떻게 읽어요? ㅣ 아무튼 시리즈 70
다드래기 지음 / 위고 / 2024년 9월
평점 :
#아무튼사투리 #다드래기 #위고
아이들과 함께 부산에 다녀왔을 때의 일이다. 부산말이 신기해 아이들과 우리는 한동안 부산말로 대화했다. ‘밥, 뭇나?’나 ‘아이다’ 같은 말들. 내가 아는 부산말은 좀 더 애교가 있고, 대구말은 너무 빠르고 톤이 높아 알아들을 수 없다는 거다.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에서 사투리를 말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각 지역 특색이 담긴 사투리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인기 있었던 드라마에서 배우 김태리는 목포 사투리를 구성지게 구사했다. 광주와 달리 목포는 억양이 좀 더 세다. 거칠다고 표현할 수 있다.
만화가 다드래기는 부산에서 태어나 20년을 보냈고, 만화를 전공하기 위해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광주에서 20년 가까이 보냈다.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가 섞여 소위 화개 장터 언어를 구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광주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더 날 것의 언어를 구사하는 부산 출신 만화가의 언어유희에 웃음을 터트렸다. 버스에서 책을 읽다가도 소리를 내어 웃을 정도였다.
사투리는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보는 게 더 낯설다. 예를 들면, 작가가 콜센터 상담사로 일할 때 들었던 말을 보자. ‘고객님, 청구서 오른쪽 끄터리에 네모 칸 보이시죠이. 거기 쩨일 밑에 요금 만이천삼백 원 있습니다. 안 긍가요?’다. 나는 우리가 ‘안 그런가요?’라고 말하는 줄 알았다. 얼마나 웃기냔 말이다. 광주말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정확하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언어로 표현한 사투리는 생소했다. 날 것의 언어를 마주한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니,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사투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 부드러운 서울말로 대응하는 상담사만 만났을 뿐이었다. 이 책에서 보니 상담사는 표준말을 구사해야 한다고 한다. 사투리로 응대했을 경우 모니터링에서 감점을 받는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상담사가 고령의 고객과 상담 시 벽에 부딪혔을 때 저절로 사투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은 정말 웃겼다. 얼마나 답답했겠느냐 말이다.
작가는 이러한 경험으로 각 지방의 사투리가 살아있는 만화를 그릴 수 있었다. 한 사람의 경험은 다양한 작품으로 변주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다는 반응만큼이나 반가운 것은 독자가 있는 지역에 따라 반응하는 인물이 다를 때다. 내 만화를 통해 다른 지역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느낌이 좋다. (122페이지)
『안녕 커뮤니티』처럼 지방의 사투리가 섞여 있는 작품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 구수한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가 날 것 그대로 살아있는 작품은 사투리의 힘과 재미를 알게 한 작품이었다. 말의 힘을 느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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