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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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아들이 내가 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면. 그래서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었다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먼저 왜 죽였는지 궁금할 것이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 묻고 싶을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경찰에 체포되지 않았으면 할 것이다. 부모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은 무력감일 것이다.



 

열여덟 살이 된 아들 토드가 자신의 집 앞에서 낯선 남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소설이 시작된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왜 살인자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경찰에 체포되어 경찰서에 찾아가지만 만나게 해주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젠이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사건이 일어나기 전, 즉 어제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랑하는 남편 켈리에게 어제로 돌아왔다는 사실과 함께 내일 아들 토드가 한 남자를 살해한다고 말하지만, 그걸 누가 믿겠나.





 

변호사로서 늘 바빠 아들 토드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젠은 과거의 시간에서 이유를 찾고자 한다. 죽은 남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그 첫 번째다. 젠은 과거의 시간으로 가며 토드를 살핀다. 토드의 차를 미행하고 그가 만나는 사람을 알고자 한다. 타임리프 소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대부분인 경우에 반해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은 점점 더 과거로 향한다. 토드에게 있었던 중요한 일들의 시간 속으로 가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침묵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꺼렸던 남편 켈리를 조금씩 의심하며 독자를 미스테리 속으로 이끈다. 즉 남편 켈리가 숨기는 것이 있었을 거로 짐작한다.



 

젠이 과거의 시간 속으로 향하는 도중 이제 막 신임 경찰관이 된 라이언 하일스의 상황이 전개된다. 긴급출동 업무는 지루했으나 리오의 권유로 조사하는 비밀 업무를 맡는 과정이 젠의 상황과 함께 반대로 진행되는 식이다. 젠은 과거 속으로, 라이언은 점점 현재로 향한다. 라이언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며 소설이 맞물리는 지점을 찾게 한다. 라이언이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를 밝혀내고자 조사하는 업무는 과거와 현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소설을 읽다 보면 정해진 게 있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변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과거에 누군가의 목숨을 구했다면 인과관계의 변화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젠이 과거로 향할수록 드러나는 진실에 숨을 쉴 수 없다. 누군가 속이고자 계획한다면 말려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젠이 알아낸 일과 과거의 기억이 맞물려 하나의 사건으로 향한다.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추리소설 형식임에도 가족의 관계란 어떤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모로서 자식을 양육한다는 것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 서로가 바라는 게 다르겠지만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짜 중요한 것임을 밝힌다.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어렸던 아이들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싶다. 반복되는 과거, 점점 어려지는 자녀와 젊은 남편, 젊은 나,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타임슬립과는 차별되는 작품이다. 과거로 갈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실과 마주치게 된다. 어쩌면 절대 의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진부하지만, 짜릿하고 소위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몰입감이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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