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지음, 김혜영 옮김, 가토 게이키 감수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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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와 영화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많다. 한국문화를 좋아하지만,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말하기를 꺼리는 분위기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일본의 역사와 정치를 비로소 알게 되며 책을 펴낸 젊은이들이 있다. 독일의 경우는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용서를 빌었던 반면, 일본은 역사수정주의를 자행했다. 근래에 일본 젊은 층들은 역사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일관계의 냉전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반일로 보았으며 한국을 여행한다는 이들에게 무섭지 않겠느냐며 우려를 표했다. 개인과 역사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에 온 일본인에게 해코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 일본인들도 나쁘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간간이 뉴스에서 나오는 것들은 혐한을 드러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 책은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대학생들이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되며 인식의 변화를 나타냈다. 한일관계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 중에서 위안부 문제와 강제 징용 피해자,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한일합방조약,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혐한 의식과 차별에 대하여 심도 있게 논의하고 파악했다.




 


위안부 문제는 정치 문제가 아닌 여성 인권과 전시 성폭력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평화의 소녀상을 반일 문제 혹은 걸림돌로 본다는 것은 피해자의 인권 회복과 한일관계 개선을 방해하는 걸림돌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군함도가 일본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한국은 식민지 시기에 한반도에서 강제 동원된 피해자가 존재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 등재에 반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에서는 이 부분도 다루며 군함도에 동원된 한국인을 포함해 중국인들이 본인 의사로 일하러 온 게 아니라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책이 일본인을 위해 쓴 글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짚어보며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정확히 짚어보는 게 중요하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에 의해 축소되었던 역사도 정확하게 전달해주었다는 사실이다. 극우주의와 혐한에 역사의 진실이 젊은층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건 안타깝다. 한국인조차도 역사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 혹은 책도 역사를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역사 인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독립운동을 했던 3.1절과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던 광복절을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한다. 한국에서 광복절을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말한다. 한국의 아이돌이 광복절을 기념하는 글을 썼던 것을 반일로 인식한다는 점도 밝혔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불평등조약도 결국은 일본 정부의 자작극이었음을 말했다.


 

일본은 식민지 지배의 책임은 지려하지 않으면서 역사까지 왜곡하려고 한다. 독도영유권 문제를 생각할 때도 이러한 사실을 먼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한다면 해결의 길이 보일 것이다. (94페이지)


 

일본 대학생들의 작은 움직임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제대로 된 역사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상적인 역사만 알아서는 안 된다.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차별과 인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피부색을 따져 차별하는 경우가 많다. 밝은색 피부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고 어두운색 피부를 가진 사람을 무시하는 경우다. 우리가 받은 차별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타인에게 주는 차별도 생각해봐야 한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이니 잊어버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는 내 가족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러한 이야기를 가진 개개인이 모여 이루어진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문제가 아니다.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일이다. 그것이 나는 누구인가를 가르쳐줄 것이다. (202페이지)

 


역사는 우리의 현재이며 미래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역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때에야 우리는 소리를 높일 수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한국의 관계도 조금씩 가까워져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도 더 이상의 역사 왜곡은 안 되며 제대로 사과하고 드러내야 할 것이다. 혐오와 차별, 가해의 역사를 외면하고 살아왔던 일본 대학생들의 고민과 분투의 결과가 일본인을 위한 글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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