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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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와 이십대 시절은 두렵고 불안하다. 마른 몸매를 가졌든, 통통한 몸매를 가졌든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작용한다. 음식을 거부하는 등 섭식장애를 가지기도 하며, 때로는 너무 많이 먹어 후회하기도 한다. 삶과 사랑, 어느 하나에도 만족하지 못하던 때, 두려움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1992년생 작가 제시카 앤드루스의 젖니를 뽑다는 나다워지는 삶을 향한 한 여성의 분투기다. '당신'에 다가가는 마음과 달리 한발 물러서려는 그 마음이 이해되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나답게 살아가려는 마음 한구석에서 어렸을 적 기억이 공존한다. 엄마와 아빠, 친구들과 함께 거쳐왔던 십대의 기억들. 지하철에서 만난 어느 노인에 관한 나쁜 기억들을 떠올린다.




 

사랑하는 '당신'을 향한 욕망과 그것을 주저하는 그녀는 바쁘다는 그의 거절이 싫다. 상대방의 감정을 확신하지 못하고 그의 말 한마디에 감정이 휘둘린다. '당신'을 향한 확신이 없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서로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하는 관계는 종종 두렵고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는다.

 

내가 내 감정을 거의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겁이 난다.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고, 올바른 선택을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7페이지)

 

과거에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했던 것 같다. 싫어도 거절하지 못하고, 두려워도 아무 말 하지 못했다.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감정이 터트릴 준비를 해도 좀처럼 입 밖에 내지 못했던 것 같다.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감정을 다스릴 줄 몰랐던 때, 거절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때,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때의 모습과 같았다.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내 안에 있는 여자를 움찔하지 않고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그녀를 먹이고 보살피는 법, 그녀를 나로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316페이지)

 

누구에게도 눈에 띄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여자의 말이 떠오른다. 여자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의 시선이 불편했던 여자는 자기가 욕망하는 것들이 두려웠다. 내가 아닌 타인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당신을 사랑하면서도 주저하는 행동과 말을 했던 것과 같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감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이었다.

 

여성으로서 성적 대상이 되었던 것을 수치스러워하고, 사랑하면서도 당신에게 다가가지 못했던 지난한 과정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과거에 대한 화해, 나를 나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진정한 자아를 찾기 시작하며 성큼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나를 나로 바라보는 방법이야말로 삶에 대한 발돋움의 시작이다. 제목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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