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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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작가의 글은 다정하다. 글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사람도 다정할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작가의 글을 처음 읽은 게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이었다. 술 좀 마신다고 말하길 꺼렸는데, 작가의 글을 읽고는 생각을 바꿨다. 술 좋아하는 게 어때서, 라는 마음이 강해졌달까. 술에 관한 생각들을 읽고서는 술 마시는 즐거움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었다. 어디 가서 술 이야기를 해도 괜찮겠구나. 하는 것들. 작가의 작품을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후 구입한 첫 번째 책이다. 다정소감을 읽고 났더니 전작주의 형태로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점이 좋았다.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차별적 언어를 배제하는 것이었다. 차별적인 발언을 싫어하면서도 무심코 사용했던 것들에 대하여 반성했다.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부모가 없거나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의식해 학부모 등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 다정한 마음이 깃들지 않고서야 생각해낼 수 없다.




 


가식에 관하여 말하는 부분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겠다. 솔직하다는 미명 하에 여과 없이 말하는 사람과 적당한 가식을 섞어 말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나을까. 상처받더라도 솔직한 사람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선적으로 한 말에 상처가 곪아 터지기 직전이라면 차라리 적당한 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적당한 가식은 사람과의 관계를 친화적으로 만들 것이므로. 작가는 말한다. ‘솔직한 나를 사랑하더라도 그 솔직함이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말이다. 타인의 커다란 비극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눈치껏 슬퍼하는 척을 바라는 게 비단 작가만은 아닐 것이다. 적당한 위선과 가식을 필요로 하는 이유, 타인을 배려하는 일이기도 하다.

 


맞춤법이 틀린 사람을 참기 힘들다. 잘못 쓴 게 아닌 아예 잘못 알고 있는 단어를 말할 때의 틀린 사람 말이다. 단체 채팅방에 틀린 단어를 계속 쓰는 이에게 지적한 적이 있다. 결론은 뭐냐고? 알았다고 해놓고도 그대로 사용했다. 지적하는 게 기분 나쁘다는 뉘앙스를 발견해 조심하는 중이다. 자꾸 지적질하고 싶은 걸 참느라 애가 탄다. 작가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SNS를 보며 팬심이 자꾸 어긋나는 것을 느끼는 부분에서 마구마구 공감했다.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마음이 그럴 것이다. 비록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그가 함부로 살아오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저자는 다정할뿐더러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다. 루브르 박물관을 다녀온 후 같은 장소에 있었던 사람으로 보이는 여행 후기를 읽으며 생각에 잠기는 부분을 읽을 때다. 같은 사람을 바라보아도 생각은 천차만별이다. 중년, 단체, 패키지여행이 빚어내는 편견에 대한 글을 읽고 있노라니 우리 역시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아는 언니들과 서부해당화를 보러 갔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온 할머니들의 다양한 옷 색깔을 보며 불편함과 안쓰러움이 동시에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그 나이대만의 여행과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겠느냐는 거였다. 가까이에서 패키지여행을 온 단체여행객들의 말을 들었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연스럽게 합석해 맥주 한 잔을 마셨던 기억과 대조로 그들의 행태 묘사를 개탄했던 누군가의 여행 후기를 읽고 나서 쓴 글에 여러 생각이 들게 했다. 우리 또한 그러지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말이자 다정에 대한 소감, 혹은 다정에 대한 작은 감상,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이라고 밝혔다. 책에서 느꼈듯, 다정한 작가이듯,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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