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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 늘 긴가민가한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대릴 쳉 지음, 강경이 옮김 / 휴(休) / 2022년 6월
평점 :
고양이 집사에 이어 식물 집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오래전의 나라면 식물을 말려 죽이는 사람에 가까웠는데 최근에는 식물들을 제법 살리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수국 삽목과 꽃 피우기였다. 지금은 제라늄을 키우고 있다. 친구에게 분양받은 제라늄 물 주기와 삽목, 공중뿌리 화분 식재하기, 분갈이 등 날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색깔로 꽃피우는 제라늄이 예뻐 제법 분양받았고, 삽목 시도도 성공적으로 보인다. 지금 같으면 예전에 키우던 관엽 식물도 잘 키웠을 텐데 안타깝다.
식물집사가 되는 것도 다 때가 있나 보다. 식물에 관심을 두고 있으니 이 책도 읽게 되었다. 내가 키우는 방법이 과연 옳은가 그 진위를 알고 싶었다. 물을 싫어하는 식물에게 과도한 애정으로 과습의 원인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다양한 식물 키우기를 배워보고 싶었다.

대릴 챙이 좋아하는 식물은 우리 집에서 예전에 키웠던 관엽 식물이었다. 공기 정화 식물이라고 하여 집안 가득 2~30여 개의 화분이 있었다. 몇 년 전 미니멀 라이프를 생활화하려고 정리하여 텃밭에 심기도 하였다. 다육 종류 몇 개만 놔두고 있었는데, 다시 제라늄을 들이기 시작했다. 최근 제라늄에 빠진 친구 덕택이다.
대부분 (혹시 나뿐인가) 실내 공기 정화 식물은 빛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래서 일부러 빛이 들지 않은 곳에 화분을 두기도 했었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빛을 싫어하는 식물은 없다고 했다. 다만 적당량의 빛은 필요하다는 거. 식물에게 가장 좋은 자양분은 빛이라고 강조했다. 그다음이 물과 흙인 거다. 빛이 없을 경우, 밝은 간접광만 있어도 식물이 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최근에 토분과 유기농 상토, 녹소토, 세척 마사토 등 식물 기르기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하고 있다. 신랑이 하던 걸 구경만 하다가 직접 분갈이도 하고 있다. 조금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하고 꽃망울을 터트려 꽃을 피우는 걸 보면 이 또한 감동적이다. 사람에게 받을 수 없는 애정을 받는 거 같다. 사랑을 주니 그 사랑을 되돌려 받았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식물에게 가장 좋은 건 빛과 물, 토양 관리, 공기, 온도를 들 수 있겠다. 화원과 식물 전문점, 집안 온도와 습도가 다르기도 하겠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그에 따라 식물의 생태도 변하는 거 같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는데, 토양 통풍 방법이다. 오래도록 분갈이를 해주지 않았을 때 식물의 뿌리로 가득 찬 화분 속 흙은 하나의 덩어리로 되어 있다. 이럴 때 나무젓가락 등으로 줄기에서 조금 떨어진 흙의 표면을 부드럽게 찌르면 된다. 이 방법 반복 시 물을 줄 때도 옆으로 흐르지 않고 흙 속으로 스며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육 식물 중 염자(염좌)는 번식력이 강하다. 몇 개의 화분에 나눠 심었었는데 책에서처럼 목질화된 염자를 여러 개 심어 가지치기해도 상당히 예쁘다는 걸 발견했다. 당장 분갈이에 도전했다. 오래된 염자 화분 속을 들어 내보니 흙이 거의 없었다. 새로운 흙으로 바꿔주면서 가지치기를 해 정리했다. 제대로 살아줘야 할 텐데 조금 염려스럽다. 식물의 뿌리보다 큰 화분보다는 뿌리를 채울 정도의 비좁은 화분이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식물집사로서 가장 뿌듯함을 느낄 때는 식물이 자라고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다! (139페이지)
식물집사로서 중요한 것은 기다림일지도 모르겠다. 공중 뿌리가 생긴 제라늄을 물꽂이 해두면 뿌리가 난다는 말을 듣고 물꽂이를 하였으나 2주를 기다리지 못했다. 초록 잎은 싱싱하나 물속에 있는 식물이 곰팡이가 핀 것처럼 붙어 있어 포기하고 상토에 심었다.

저자는 식물의 관찰일기를 수록했다. 식물을 분양받아오고 돌보는 기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식물이 자랄 때마다 분갈이를 해주고 가지치기와 삽목하여 돌보는 작업을 사진과 함께 수록해 유익했다. 관엽 식물을 좀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식물에 따라 물꽂이를 위한 유리병의 종류, 다양한 색깔과 종류가 다른 화분들도 마음에 들었다.
반려식물이든 반려동물이든 돌보는 만큼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 왜 반려 식물이겠는가. 식물을 기르고 싶은 분이나 식물 키우기가 어렵다고 여기는 분에게 좋을 책이다.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분이라면 식물의 종류를 좀 더 늘리고 싶을 수도 있겠다. 건강한 식물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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