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 문학×커피 더 깊고 진한 일상의 맛
권영민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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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가진 문화를 사랑한다. 커피에 관련된 것은 커피의 역사에서부터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법, 바리스타가 되는 법까지 다양하게 책으로 접했다. 그러한 부류가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은 커피 한잔에 담긴 문학과 커피가 가진 문화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서양 문학이 아닌 우리나라 문학에 들어있는 커피 이야기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오게 된 시기는 일제 강점기로 보인다. 고종이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조선 시대에는 가비 혹은 가배로 불렸고 왕족 뿐 아니라 서민들도 커피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끽다점이라는 이름으로 커피점을 열어 가비차, 가배차로 불렸다. 시인 이상이 다방 제비를 금홍과 함께 열어 시를 썼다는 것은 유명하다. 시인 이상이 다방 제비를 열었을 때 소설가 박태원을 만났고,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과 교유하였다.


 


 

 

우리나라 근대 소설을 읽지 않아서 잘 몰랐다. 익숙한 제목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소설이 커피와 그 시절의 문화를 나타내었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매일 경성 시내를 배회하는 이야기로 그는 하루에 세 번이나 다방에 들른다는 사실이다. 김기림의 커피 잔을 들고에서 커피를 연인으로 그 달콤함을 슈크림으로 표현하는데,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그 시절 다방은 소설가들의 사랑방이었다. 지금의 다방과 비교된다. 퇴색한 이미지로 굳어있지 않은가.

 


저자는 커피문화의 시작을 우리나라 근대 문학에서 찾았다. 새로운 시도라 더 의미 있는 독서였다. 그 시절에도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 모였었고, 그 공간에서 작품을 쓰기도 하였으니 지금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근대 문학에서 드러난 커피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외국 생활에서 접한 다양한 카페를 말한다. 일본 긴자의 카페, 미국 버클리 대학 근처 카페, 저자가 대학 다닐 때 고향 마을에 생긴 다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학림다방과 문화유산신탁이 만든 제비 다방은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장소다. 이상이 살았던 큰아버지의 집으로 이상의 작품을 생각하며 들러봐도 좋을 거 같다.


 


 

 

최근 인터넷 서점에서 게이샤 커피를 한정 판매했다. 게이샤 커피를 마셔보지 않아 그 맛이 궁금했는데, 볶은 원두 뚜껑을 열 때부터 약간 신맛이 올라오는 거 같았다. 파나마와 콜롬비아산 원두를 핸드 드립 해 마시자 생각보다 부드러운 신맛이라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하와이에 있을 때 마셔본 커피 때문에 코나를 유달리 사랑하는 가 보다. 세계 3대 커피 중의 하나라 그 맛이 궁금했는데 나름대로 상상하며 그 부분을 읽었다.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잔>이라는 노래가 가진 사연에서 조금 울컥하고 말았다. 월남 파병을 앞둔 형과 헤어지던 날 다방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커피 한잔> 이었다. 형을 전송하고 나오며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렸다는 사연 때문이었다. 귓가에 울리는 노래 때문에 그 이별의 슬픔이 조금 옅어지지 않았을까. <커피 한잔>이라는 노랫말을 읽으며 저절로 따라불렀다. 추운 밤, 따뜻한 커피 한잔이 간절해지는 노래였다. 연인과의 이별이든, 가족 간의 이별이든 상관없다. 그저 커피 한잔이 유달리 생각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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